대마초를 피우면 어떤 점이 좋아요?

 

"대마초를 피우면 어떤 점이 좋아요?"

나의 내제자, 안혜연 선생님과 짧지 않은 전화 통화를 하다가 어느 순간, 또 울컥, 했다. 그는 내가 보여준 해결중심모델 교육 자료(동영상 클립)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 상담 동영상에서 치료자(약물을 남용하는 청소년을 해결중심모델로 돕는 최고 전문가인 앤 러츠 교수)는 대마초를 피워서 재활센터에 입소한 청소년에게 "대마초를 피우면 어떤 점이 좋아요?"라고 질문한다. 놀리거나 비꼬기 위한 질문이 전혀 아니다. 내담자 청소년의 대마초 흡연 경험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눌러 담은, 우아한 해결중심 질문이다. 진심으로 청소년 내담자의 약물 경험을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대마초 등 약물 남용으로 재활센터에 입소한 청소년에게, 어떤 질문을 할 수 있을까? 보통 사람이라면, "언제부터 그랬니?" "그렇게 몸에 안좋은 것을 왜 하니?" 이런 질문을 하지 않을까? 이런 질문의 이면에는 일단 "이해할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하지만, "대마초를 피우면 어떤 점이 좋아요?" 라는 질문은 어떠한가? 대마초 흡입을 그 자체로 좋다고 평가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지만," 나름대로 클라이언트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약물 문제로 늘 비난만 받아온 청소년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마음이 무너질 수 있다. 물론, 긍정적인 방향으로.

그리하여 느껴지는, 해. 방. 감. 해결중심모델을 배우면서 우리는 일종의 해방감을 느낀다. 해결중심모델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어쩌면 살면서 단 한 번도 자기 목소리를 가지지 못했던 사람들의 손에, 마이크를 쥐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마음을 나도 느끼고, 안혜연 선생님도 느끼고, 해결중심모델에 강렬한 매력을 느끼는 모든 이가 느낀다. 그리고 이 해방감은, 디즈니 애니매이션 속에 등장하는 사악한 마녀에게 목소리를 빼앗겼던 인어공주가 우여곡절 끝에 다시금 제 목소리를 되찾고 고운 소리로 노래를 부를 때 느껴지는 해방감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다.

 

 

"다 주거써, 나 말리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