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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의 추억: "자존감이 높은 것 같은데, 비결이 있나요?”"상담 공부방/해결중심상담 교육 후기 2020. 4. 22. 11:44728x90반응형
1년 전 이맘 때, 존경하는 김영습 과장님의 초청을 받아서
밀양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 해결중심상담 교육을 진행했다.
사랑하는 대구팀 이후 두 번째 강의였고,
정식 사회복지기관에서 처음으로 하는 강의였다.
문자 그대로, "감개가 무량"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동료들 앞에서 해결중심상담을 강의하다니...
당일에는 울지 않았지만... 김영습 과장님 전화를 받고
"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 라고 소개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면서
혼자 펑펑 울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무슨 무슨 교수니,
무슨 무슨 학교를 나왔다느니,
무슨 무슨 자격증을 땄다느니,
무슨 학회 임원이라느니...
이런 거 하나도 언급하지 않고 (아무런 덧붙임 없이)
그냥 "사회사업가입니다" 라고 소개하고 싶었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나는
내가 사회사업가인 것이, 너무 자랑스럽고
내가 사회사업 공부한 것이, 평생에 제일 가는 자랑거리이다.
음... 나의 강의 실력은, 아마도 이때가 최악이었겠지만,
적어도 내가 뿜어내는 에너지는 사상 최고였을 것이다:
강철도 녹여 버릴 기세였다.
그날을 기억하면서, 1년 전 썼던 강의 소감을 다시 인용해 본다.
아, 나의 "자존감"에 관련된 질문이 인상적이다.
그런데, 자존감이 높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수년 동안 꿈만 꿔 오던 목표를 성취했으니 얼마나 기뻤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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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강의에 대한 소감 & 반성>
1. 매우 자발적이었던 대구팀과 달리, 다소 비자발적이었던 밀양팀이었다(직원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 그러나,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내가 열정과 진정성으로 이 부분을 상당히 극복한 것 같다. (기본적으로 교육생들의 수준이 높았다.) 근거는... 내가 느낀 교육생들의 긴장도가 시종일관 유지되었다는 사실이다. 피곤해서(?) 엎드린 사람도 일부 있었지만 쉬는 시간이었고, 적어도 강의 중에는 그런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피드백:
밀양복지관 사례관리 팀장님 질문: “이런 거 질문해도 되나 모르겠는데요, 선생님께서는 자존감이 높은 것 같은데, 뭐가 비결이 있나요?”
어느 주니어 사회사업가 왈: “내용도 생소해서 어려웠고, 선생님께서 말도 빠르시고, 발음도 별로였...는데요... 재미있어서 그냥 들을 수 있었어요. 선생님께서 강의하시는 게 무척 행복해 보였어요.”
예전에 교육학자, 파커 J. 파머가 쓴 책에 읽었던 구절에 “학생들은 선생의 열정에 따라간다”는 내용이 있었다. 파머는, 심지어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을 해도 선생이 열정으로 충분히 학생들의 마음을 설득하고 따라오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오늘 내가 비교적 성공적으로 강의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자신감에 근거한 열정”인 것 같다.
2. 역시, 제너럴리스트 사회사업가들이 현장에서 (부족하게나마) 적용해 볼 수 있는 교육이 필요히다. 특히, 사례관리에 적용할 수 있도록 이해시키고 연습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례관리” 관련하여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그 간극을 백업 해야겠다.
3. 사람들을 골고루 바라보면서 눈을 맞추면서 눈빛으로, 태도로 소통을 하려고 노력했다.
4. PPT를 사용하지 않았다. 왜? 사람들이 화면에 전시된 텍스트 말고 나를 보고 집중하게 하고 싶었기 때문에.
5. 김영습 선생님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밀양에 대해서, 그리고 사례관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영습 선생님은 참 부드럽고 예의 바르시면서도 끈기가 있고 생각이 뚜렷한 분 같았다.
6. 평소 사례관리에 대해서 적잖게 고민하면서 실천하고 있어서인지, 교육생들의 질문 수준이 대체로 높은 편이어서 좋았다.
7. 강의 중 두 어 번 정도, 울컥한 대목이 있었다. 특히, 내담자를 돕고자 하는 “강렬한 열망”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설명한 대목에서는 잘못하면 대성통곡을 할 뻔 했다.
8. 아직도... 사회사업가들 앞에서 해결중심에 대해 떠들어서 돈을 받는다는 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9. 벚꽃이 만개했는데, 즐길 새가 없어서 몹시 아쉬웠다.
10. 한 마디로, 오늘 밀양 교육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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