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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금 미친 짓을 하고 있다?!
    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5. 2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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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봄학기에 내가 모교(성공회대학교) 학부 과정에서 가르치고 있는 학생 수는 약 25명이다. 학기가 시작되기 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후배들을 처음으로 가르치는 내 모습을 생각하면, 교단에 서서 입을 떼는 순간 울컥해서 눈물이 앞을 가릴 것 같았다. (너무 감격스러워서) 통곡을 하느라 한 마디로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럴 기회는 오지 않았다. 급작스럽게 발생하고 확대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때문에, 나는 학생들을 직접적으로 대면해서 만날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한 두 주면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답답한 현실이 계속 이어졌다. 아니, 기다리고 기다리던 후배들을 모교 교실에서 만났는데, 녹음된 음성으로만 만나다니.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전화 걸기다. 매주 강의 동영상을 업로드 한 후에, 학생들에게 간단한 강의 리뷰(배운 점, 느낀 점, 실천할 점, 질문)를 제출하는 과제를 준다. 그리고 학생들이 제출한 질문에 답을 하는데, 바로 이때 학생들에게 전화를 개별적으로(한 명도 빠짐 없이 일일이) 전화를 걸어서 개별적으로 설명을 해 준다. 

     

    목소리라도 듣고 싶었다. 학생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질문을 가깝게 듣고 싶었다. 그들이 해결중심모델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것은 두 번째 목표이고, 함께 가깝게 호흡하면서 공부한다는 느낌을 가지고 싶었다. 특별히, 내가 학생 처지에서 생각했던 바, 만약 내가 이걸 모교에서 가르치면 꼭 하고 싶었던  방식을 실행했다. 

     

    후배들이 피 끓는 이 선배의 마음을 알까?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기대는 하지 않는다. 기대하면 음으로 양으로 학생들에게 전달될 것이고, 그렇게 전달된 기대는 학생들에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담스러움을 느끼는 선생에게 무엇을 배울 수 있겠는가? 자고로 배움에는 자유로움이 필수 조건이다.

     

    모든 후배들이 무척 사랑스럽다.

    그리고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이 기특하다. 

     

    후배들을 향한 나의 애정을 꾹꾹 눌러 담아서, 

    몇 주 안남은 마지막 강의 때까지, 개별화된 전화 설명 서비스를 하련다. 

     

    *사진: 오늘 오후, 후배들에게 전화 통화한 기록. 


    "다 주거써. 나 말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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