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 주거써 나 말리지 마"가 뜻하는 바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5. 28. 08:35728x90반응형
내가 나 자신을 소개할 때 즐겨 쓰는 소개 문장은: 듣보잡 해결중심 검객, "다 주거써. 나 말리지 마" 이다. 이 문장에는 여러 가지 뜻이 담겨 있다: (1) 전문가로서 느끼는 자신감 (2) 그러나 한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겸손함 (3) 영혼 깊은 곳에서부터 솟구치는 맹렬한 인정 욕구.
어제 내 개인 상담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 "그러니까... 재원씨가 진짜 원하시는 게 무엇인 것 같으세요?"
나: "(오랜 침묵) 엄... 그러니까... 자, 잘 모르겠네요. 뭔가 있는 것 같긴 한데 말을 못하겠네."
상담 선생님: "이런 말 아닐까요: 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세요. 괜찮다고 말해 주세요."
나: "(혼잣말로) 그런가? 그게 그건가?"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에서 선생님 말씀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세요. 제가 저여도 괜찮다고 말해 주세요." 이게 내가 원하는 바이다. 꿈속에서도 생시에서도 원하는 단 한 가지 명제다. 늘 타인에게 이 말을 듣고 싶었던 나, 이제는 나 스스로 말할 때가 되었다.
내가 주도하는 삶. 내가 계획하고 내가 실천하고 내가 거두는 삶. 내가 내 입과 몸과 마음과 행동을 책임지는 삶.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물론 때로는 의지해야 하지만) 오롯이 나를 책임지는 삶.
나를 긍정하는 삶. 내가 나인 것을 나 자신이 인정하고 수용하는 삶. 잘나고 멋진 부분 뿐만 아니라, 부족하고 부끄럽고 창피한 부분마저도 수용하는 삶. 그 누구보다도 나 자신이 "괜찮다"고 말하는 삶.
요즘 나는, 가르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학생들을 만나서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내가 경험한 내용을 가르치고 나누는 일이 매우 즐겁고 보람차고... 한 마디로, 행복하다. 학생들이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말로 다 표현 못할 희열을 느끼고, 내가 썩 괜찮은 선생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르쳐 보니, 내 안에 있는 것들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대승불교 교리는: "내가 부처가 되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당신만은 부처로 만드는 것을 돕겠다"는 보살행이 핵심이다. 나는 평생 제 자신이 해결중심모델의 대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대가, 따라오려고 하다가 커다란 좌절감을 느끼게 만드는 독보적인 존재가 되고 싶었지만, 이제 보니 학생들이 그렇게 되도록 만드는 것을 정말로 원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왜 가르치는 일을 이리도 좋아하는가? 누구에게나 배움은 신성한 일이다. 배우는 사람은 자존감이 높아진다. 배우는 사람은 반성하고 돌아보게 된다. 배우는 사람은 성장하게 마련이다. 배우는 행위는 나를 수용하고 더 나은 나를 만드는 행위이다.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로 나아가는 길이다.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을 간절하게 원하기 때문에, 학생들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했으면 좋겠고, 가르치는 일은 그 과정을 돕는 것이므로 내가 큰 만족감을 느끼면서 좋아하는 것 같다. 또 다른 내가 자신을 인정하고 수용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일은, 내가 그렇게 되는 것만큼, 아니 오히려 더 크게 기쁘고 보람되고 행복한 일이다.
"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세요. 괜찮다고 말해 주세요."
앞으로, 이 말의 의미를 더 깊이, 더 넓게 탐색하고 발견하고 오롯이 느끼고 이해해야겠다. 나를 안아줘야겠다.
"다 주거써. 나 말리지 마."
'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 > Personal Stor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코칭 (0) 2020.05.28 합리적 비판과 자존감 (0) 2020.05.28 조금 미친 짓을 하고 있다?! (6) 2020.05.26 비타 500과 나 (10) 2020.05.23 맞지 (2) 2020.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