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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는 되게 서툰 사람입니다
    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6. 10.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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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되게 서툰 사람입니다. 

     

    제가 존경하는 정현경 누님께서는 나에게 "너는 어떻게 그런 것까지 아니? 넌 역시 괴물이야" 라고 종종 말씀하시지만, 그리고 저도 어느 정도는 누님의 말씀을 인정하는 바이지만(예컨대, 저는 2차 세계대전 광이거든요. 어릴 때 집에 있는 백과사전 중에서도 서양사 파트, 특히 2차 세계대전 역사에 빠져서 수백번씩 읽곤 했답니다. 당시 국제적인 역학관계까지 포함해서 강의를 할 수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저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과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영화애호가입니다. 히치콕 감독은 평생 64편의 장편 극영화를 찍었는데요, 저는 그 중에서 35편 정도를 보았습니다. 지금은 잊었지만 그가 만든 영화 리스트를 줄줄줄 외우고 다녔지요. 그리고 브라이언 드 팔마 영화를 좋아해서, 드레스드 투 킬 이라는 걸작 공포영화는 50번이 넘게 봤을 정도입니다: 뭘 좋아하면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에 이렇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깜짝 놀랄 정도로 서툰" 사람입니다. 하하. 

     

    아주 오랫동안, "나는 왜 이럴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저인 것을 수용하는데 40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삶의 어떤 영역에서는 "깜짝 놀랄 정도로 서툰" 점이 때로는 치명적인 약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제가 최근 5년 동안 산 송장처럼 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바로 "깜짝 놀랄 정도로 서툴렀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습이 저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깜짝 놀랄 정도로 서툴러서" 거의 삶을 포기할 고민을 할 정도였지만, 이게 저입니다. 때로는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뛰어난 성과"를 올리고 있는 저입니다. 

     

    그래서 이젠 저를 수용합니다.

    그리고 심지어 사랑합니다. 

     

    서툴다는 것은 순진하다는 뜻입니다. 

    예전에는 저에게나 남에게나 민폐를 끼치는 순진함이었지만,

    이제는 저에게나 남에게나 즐거움을 주고 긴장을 풀어주는 빈틈으로 느껴집니다. 

     

    서툴다는 것은 순수하다는 뜻입니다. 

    어떤 주제를 끝도 없이 파고드는 맹렬함이 바로 순수함에서 나옵니다. 

    제가 제 분야에서 독보적인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이유가 바로 제 순수함 덕분입니다. 

     

    저는 되게 서툰 사람입니다.

    이런 저를 수용합니다.

     

    사랑합니다. 


    "다 주거써, 나 말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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