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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 실수
    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6. 9.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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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가르치고 있는 어떤 학생과 전화 통화를 길게 했다. 20대 중반의 학생이다. 어떤 꿈이 있다고 했다. 그 꿈을 향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했다. 처음에는 너무 흥미롭게 들었다. 그런데 듣고 보니 내가 전혀 동의할 수도 없고, 따라서 지지할 수도 없는 꿈이다. 그런데 내가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자체가 그에게 잘못된 시그널: "나는 당신의 꿈을 지지합니다"로 비칠 수 있겠다는 두려움이 마음 속에서 느껴졌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를 중단시켰다. 그리고 말했다: "저는 당신의 존재는 지지하고 응원하지만, 방금 말한 그 길은 제가 동의할 수 없고, 따라서 지지할 수도 응원할 수도 없습니다." 

     

    그게 며칠 전 밤이었다. 그런데 다음날 새벽까지 마음이 이유 없이 괴로웠다. 마음이 무거웠다. 1:1 내제자인 안혜연 선생님과 전화 통화를 하다가 그의 이야기를 꺼냈다. 내가 힘들었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안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그 학생은 어쩌면 처음으로 의미 있는 꿈을 가지게 된 것일 수도 있어요. 그렇다면 그 꿈의 현실성보다는 뭔가 원하는 것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선생님이 그 학생에게 품고 있는 애정은 충분히 느껴져요. 당연히 걱정되니까 그렇게 말씀 하셨겠죠. 하지만 그 학생은 아직 어리고 앞으로 스스로 현실에 부딪혀서 깨달을 가능성도 높아요." 

     

    무릎을 탁, 하고 쳤다. 

     

    내가 큰 실수를 한 것 같다. 안혜연 선생님의 말씀이 맞다. 그에게는 무엇인가 간절하게 하고 싶은 일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리고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 정말로 그가 자신의 꿈을 이루면 - 물론 나는 그가 그 꿈을 이루어서 내 예상을 보기 좋게 좌절시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어쩔 텐가.) 따라서 지나치게 그의 말을 듣고 지나치게 비판적으로, 현실적으로 논평한 내가 잘못한 것이다. 그렇게 비관적으로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고 그 학생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앞으로 좋은 기회를 봐서 그 학생에게 정중하게 사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덧붙임: 따뜻하고 지혜로운 말씀으로 이 어리석은 선생을 깨우쳐 주신 내제자, 안혜연 선생님께 감사 드립니다. 


    "다 주거써. 나 말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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