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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 거인 이야기 (Re-Authoring 사례)
    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사진+동영상 2020. 6. 2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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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해결중심모델을 배우고 있는 학부생이, 이야기치료에 관한 설명을 듣고서 경험담을 들려 주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땅딸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친구들은 단지 내가 키가 작다는 이유 하나로 나를 땅딸보라고 부르며 장난치곤 했는데 사실 나는 그 별명을 매우 싫어했다. 물론 지금은 신경 쓰지 않지만 어릴 때는 키가 작은 것이 콤플렉스라 그 별명을 들으면 더 자존감이 낮아졌던 것 같다. 분명 나는 키가 작은 것 말고도 분명 다양한 특징들이 있는데 친구들은 눈에 가장 두드러져 보이는 ‘키’라는 특징으로 나를 판단하고 나를 키 작은 인간으로 정체성을 규정했다. (생략) 

     

    사람 개인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수없이 많다. 자신의 다양한 특징들이 연관성을 가지고 연결되면서 개인의 스토리가 구성되곤 하는데 그 특징들을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스토리의 장르가 결정된다. 수업에서 말한 사례처럼 ‘외로운 소년’ 이야기가 ‘언덕 위 작곡가 이야기’로 바뀔 수 있는 것처럼 나의 스토리도 다르지 않다.

     

    <나의 이야기1: 땅딸보 이야기>  

    작은 키 / 혼자 TV 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함 / 항상 다이어리를 씀 

     

    <나의 이야기2: 작은 거인 이야기>

    작지만 남들보다 체력이 좋아 달리기를 잘함 / 드라마를 분석하고, 그 내용을 글로 정리함 / 친구들과 단편 드라마를 제작해보고 싶음 

     

    (이야기) 1번에서는 나의 부정적인 특징을 나열했고 (이야기) 2번에서는 그 특징을, 관점을 바꿔서 긍정적으로 나열했다. 그랬더니 ‘혼자가 편한 작은 소녀’ 이야기가 ‘드라마 제작자를 꿈꾸는 작은 거인’ 이야기로 장르가 아예 바뀌었다. (나는) 이야기치료 기법을 접하면서 내담자의 부정적 대답에도 긍정적 요소를 찾아 강점으로 바꾸는 해결중심 상담과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해결중심 상담과 이야기치료의 가장 큰 공통점은 내담자에게 ~ 이렇게 변해야 합니다, 라고 말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의 내담자 특성을 활용해 관점을 바꾸려고 도움을 주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나(이재원)는 유치원 때부터 또래 친구들보다 키가 항상 컸다. 그래서 키 때문에 고민한 적이 단 한 번도 없고, 이 학생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키만 멀대같이 크고 실속이 없다" 혹은 "사내 새끼가 왜 그렇게 겁이 많냐"는 말을 지긋지긋하게(!) 많이 들었다. 맞다. 나도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규정한 정체성 때문에 고통받은 생존자(?)다. 

     

    헌데, 살아 보니 "실속 없고 겁이 많은 나"와는 또 다른 내가 존재했다. 나는 (비록 항상 그렇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은 실속도 있었고 매우 자주 용감했다. (나 자신을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보려고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진짜로 또 다른 내가(실속 있고 용감한 내가) 존재했다. 그러니 어찌 내가 이 작은 거인을 응원하지 않을 수가 있으랴! 

     

    내가 "(알고 보니) 실속 있고 용감한 사람"으로서, "드라마 제작을 꿈꾸는 작은 거인"을 응원한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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