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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가 혼자 몰래 울었어요...
    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8. 2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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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남원 지역을 휩쓸고 지나간 장마비 폭탄. 춘향이의 고향, 남원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란다. 예컨대, 어느날 갑자기 아파트 1층이 물에 잠겨서 2층으로 대피해야 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난 거다. 지역 사회에서 탄탄하게 맡은 바 역할을 다 해 오던 사회복지 기관에서도 난리가 났다. 보건복지부 장관상까지 수상하신 뛰어난 사회복지사, 강정아 누님(남원사회복지관 관장)의 한 말씀:

     

    "재원 샘, 요즘 제가 전화 잘 못 받고 바쁜척 해도 이해해 주세요~  죄송합니다." 

     

    강정아 관장님은 카카오톡 그룹콜로 해결중심모델을 배우고 계신 남원 팀의 일원이시다. 이번 주 수업을 취소/연기하려고 전화를 드렸더니 전화 통화는 아니되고 대신 카톡으로 말씀하시는데, "죄송하다"고 말씀하신다. (엥? 뭐가 죄송해요?) 스터디에 함께 해 주고 계신 다른 멤버 분께 전화를 드렸더니, 역시, 관장님은 여기저기 연락하시면서 자원 연계하고 지원하시느라, 잠시 정신이 출장 가 있다(여름 휴가도 반납한 채 일하고 계신다).   

     

    그런데 결국 눈물은 다른 곳에서 터졌다. 자활기관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다른 멤버께서 나를 울리셨다. 그동안 (겉으로) 열정적인 모습은 덜 보이셨지만 차분함과 성실함을 무기로 크고 작은 변화에 동참해 오신 K과장님. 우리는 공감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었다.


    K 과장님: "저희 참여 주민 선생님 세 분이 피해를 입으셨는데... 제가 어제 안부를 여쭸더니 글쎄 저한테 걱정하시게 해서 죄송하다고 말씀하셔서 제가 혼자 몰래 울었어요. 코로나에 물난리에, 희망을 어디서 발견할 지 몰라서 헤매는 마음이에요. 저는. 서류더미에 파묻힌 와중에. 이럴 때는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지 몰라서 무기력한 기분이 들어요."

     

    나: "위로를 할 수 없는, 위로를 하면 안되는 경우도 있죠. 공감은 테크닉이나 능력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의지 같기도 해요."

     

    K 과장님: "맞아요. 공감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들 분명히 있지만, 저는 공감은 의지 같다는 말씀에 더 많이 동의가 되네요."

     

    "제가 혼자 몰래 울었어요."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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