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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학생, 박도연입니다상담 공부방/해결중심상담 교육 후기 2021. 7. 20. 08:39728x90반응형
해결중심상담 기본반 제 1기, 박도연입니다. (5개월 간 공부하신 후, 수료식을 기념하며 쓰신 글)
해결중심상담 기본반 수업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는 저에게 꼭 필요할 거라는 생각이 안들었습니다. 마음에 딱히 와 닿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제가 무척 존경하는 멘토 선생님께서 추천하시면서 꼭 들어보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시작해 보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막상 공부를 시작해 보니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이게 과연 나한테 필요할까?", "내가 직접적으로 상담을 직업으로 하고 있지는 않는데, 이걸 배워서 적용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함께 공부하는 동료 학생들의 말씀을 들어보니, 열정 면에서나 마인드 면에서 저와는 차원이 다르게 느껴져서, 그러니까 완전히 시작점 자체가 다른 분들 같이 느껴져서 부담감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강의가 시작된 지 겨우 2주차에 큰 위기가 왔습니다. 계속 마음이 정리가 안되어서 삐그덕거리던 마음이 계속 요동쳤고, 마음이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이재원 선생님께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더 이상 못할 것 같습니다' 라고 선포를 해 버렸습니다. 하지만 이재원 선생님과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리고 저를 이 수업으로 이끌어 주신 멘토 선생님과 대화하면서 마음을 다시 잡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 당장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희망하는 청소년 상담을 위해서는) 미래에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정도로 마음을 정리했습니다. 그때를 위해서 지금 미리 준비를 한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굳게 먹고 다시 수업에 전념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수업이 계속 진행되면서 완전히 새로운 흥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해결중심상담 공부가 남을 위해서 상담하기 위한 도구라기보다는, 저에게 적용할 수 있는, 저 자신을 위한 공부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해결중심상담에서는 끊임없이 '당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가요?'를 묻기 때문이었습니다.<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배우는 원조전문가의 태도>
공부가 깊어지고 실제로 해결중심 질문을 연습하면서부터는 이런 생각이 더욱 짙어졌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사회복지를 전공한 사람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 사회복지를 공부하기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제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부터 아이들 마음을 이해할 수 없어서, 잘 키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떨어져서, 아이들과 소통을 하고 싶어서 청소년 상담을 공부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만큼 저는 저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제 삶에 여유가 별로 없었거든요). 그런데 해결중심 질문을 연습하면서 다른 사람의 삶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짊어진 삶의 무게를 함께 나누어 지고 싶어졌습니다.
가장 먼저, 남편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묻고 묻고 또 묻고, 자꾸만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원래 필요한 이야기만 딱 하고 마는 성격이라서 '쓸 데 없는 말(?)'을 하는 사람들을 싫어하고, 그런 '쓸 데 없는 말'은 듣지 않았습니다. 살아가면서 필요한 말만 하면 되지,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해결중심 질문을 연습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궁금해지더라구요. 사람이 궁금하고,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해지더라구요. 너무 궁금해서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된거야? 무엇을 하고 싶어? 그걸 하면 어떨 것 같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연습하다 보니, 타인과 좀 더 세세하게 소통을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사람을 이해하는 폭도 넓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이건 무슨 상담 공부라기보다는 제 삶을 성찰하는 과정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분명히 저는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생략)
그리고 우리의 희망, 이재원 선생님! 처음에는 이렇게 느꼈습니다: '말이 참 많으시구나', '왜 이렇게 과하게 칭찬을 하시지?'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재원 선생님이 품고 계신 순수한 열정에 박수와 찬사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 주고 싶으셔서 끝없이 말씀을 하시고, 학생이 성장하는 모습이 진심으로 기뻐서 순수하게 칭찬하시는 선생님. 이재원 선생님 덕분에 제 관점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사람들 문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강점을 찾아보고, 그가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자원을 활용해서 도움을 주자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선생님 덕분에 상담을 좀 더 공부하고 싶어졌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정말 감사 드립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2021년 7월 19일, 박도연 올림.
학생들과 함께 해결중심모델을 배우다 보면, 이 공부가 '남을 돕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공부'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종종 깨닫는다. 학생이 먼저 이런 이야기를 한다: "처음에는 업무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지만,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가요?' 질문을 계속 던지면서 저 자신에게도 이 질문이 젖어들었어요. 저도 제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거든요. 엄마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누구의 무엇'이라는 칭호 속에서만 살아왔는데, 해결중심모델을 배우면서 제가 제 자신으로서 존재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실 속 나는 여전히 엄마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온갖 역할을 감당하면서 살아가겠지만,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물어보면서, 제가 나아가야 할 목표가 보였거든요."
박도연 선생님께서도 처음에는 (청소년) 상담 공부 자체를, 자신을 위해서, 자신이 힘들었던 때를 생각하면서 시작했다고 말씀하셨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동기로 상담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나도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청소년기에 힘들었던 순간을 떠올리면서, 내가 가족 안에서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회상하면서 상담 공부에 발을 디딘 것 같다. 하지만 박도연 선생님께서는 그 한계를 넘어서서 점차 타인을 향한 관심으로 마당을 넓히셨다. 중년에 접어든 분도 배우겠다는 뜻을 세우고, 어쩌면 스스로 쌓아온 벽을 허물면서 더 큰 사람으로 성장하시는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 과정을 직접 목도한 나로서는 참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 앞으로도 선생으로서, 아니 인간으로서 배움을 갈망하는 학생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을 다지게 된다.
<박도연 선생님 자기 소개>
안녕하세요? **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서 행정원으로 일하고있는 박도연입니다. 제가 많이 존경하는 선생님의 추천으로 이재원 선생님에게 해결중심모델을 배우고 있는데, 업무상 상담을 직접 하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사람 관계에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남편과 대화를 하면서도 많이 적용하게 되고 나를 성찰(?), 성장시키는 도구가 되고 있습니다. 더욱 더 해결중심모델 매력에 빠져 보고 싶네요. 그리고 저도 상담 공부를 더 해서 청소년들을 만나 보고, 그들이 잘 성장해 가는데 작은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자꾸 생깁니다.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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