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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사회복지사의 마음을 어떻게 이렇게 잘 아시나요?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고급 테크닉 2022. 4. 17. 10:12728x90반응형
"와~ 선생님, 현장 사회복지사의 마음을 어떻게 이렇게 잘 아시나요? '문제중심' 상담기법은 사용하면 안 될 것 같고, '해결중심' 상담기법은 어색하고... 그런 상황입니다. 당사자와 상담할 때 해결중심 기법만 활용하려다가 매우 이상한 상담이 되기도 하여 '이게 맞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답니다. 선생님 말씀을 듣고 보니 그래서 우리가 더 힘들었구나 싶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나에게 해결중심모델 2시간 강의를 요청하신 사회복지사 동료께서 대화 중에 말씀하신 내용이다. 2시간이라고? 보통 나는 2시간 강의는 수용하지 않으려고 한다. 현실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당연히 가리지 않고 제안을 수락해야 하지만, 나만 뭔가를 얻고 학생들은 얻는 것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2시간 동안 상담에 관해서 무엇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내가 무엇을 가르쳐야 하겠는가?" 그러나 결국 나는 그의 제안을 수용했다. 뭔가 대단한 내용을 가르칠 생각을 잠시 접고, 목표를 대단히 작게 잡아서 그분들께서 앞으로 해결중심모델을 더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 수만 있다면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을 했다:
"애초에 해결중심모델을 배울 때 (1) 실습 위주로 배우지 않아서, 혹은 (2) 지나치게 이분법적으로 접근해서(해결중심 vs 문제중심) 새롭게 배운 걸 써 먹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예전 방식도 무서워서 못 쓰게 되지 않았는가, 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음... 해결중심모델은 이해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사용하기는 어렵거든요. 그런데 희한하게도 다들 해결중심모델은 그냥 수업만 듣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이해도 안 되고, 연습도 안 된 상태에서 적용하려니까 당연히 못 하는 겁니다. 특히, 잘못된 이분법(해결중심 vs 문제중심)만 배워서 이전에 잘 쓰던 방법도 이상하게 꺼려지게 된다는 거죠.
학생들 탓이 아닙니다. (굳이 말하자면) 너무 지나치게 해결중심 vs 문제중심 나누어서 가르치는 해결중심모델 전문가들이 문제입니다! 사례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사회복지사는 가족치료자가 아닌데, 해결중심 전문가들이 질문하는 법만 무리하게 가르쳐 왔거든요. (암묵적으로) 질문만 제대로 던지면 사례관리 과정 속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가르치고, 질문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실무자들 마음 힘들게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해결중심 기술을 그냥 '마음 편히 대화할 수 있는 기술' 정도로 생각하시면 좋겠어요. 아울러, 전통적인 방법도 효과가 있고, 내담자에게 크게 위해가 가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살려서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절충적으로요."이 지점에서 최근에 정기 스터디를 시작한 영등포구가족센터 선생님들과 나눈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다:
아울러, 영등포구가족센터에서 일하고 계시는 L 선생님의 사례를 소개한다:
"청소년 아이랑 상담을 할 때, 그 아이가 MBTI에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너의) MBTI는 뭐니? 물었더니, INFP래요. INFP가 가진 장점이 뭐냐고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막~ 이야기를 하는데 점점 하다 보니까 자기 이야기를 계속 하게 되잖아요? 그게 자기에 대한 칭찬, 강화로 이어지면서 자기가 친구 관계가 어떻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제가 아이에게 대답을 할 때 나도 (너 같이 좋은) 그런 친구 있으면 좋겠다, 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이런 게 조금 간접적인 칭찬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L 선생님께서는 세상에 많이 알려져 있는, 예컨대 기적질문 같이 대표적인 해결중심 질문을 구사하지는 않으셨다. 하지만 (1) 청소년 내담자가 관심을 보이는 화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다가 (2) 장점을 물어볼 수 있는 지점을 찾아서 툭, 하고 가볍게 들어가셨다. 그리고 청소년이 계속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장단을 맞추다가, 칭찬할 만한 영역이 등장하자 '나도 (너 같이 좋은) 그런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말로써 간접적으로 칭찬하셨다. 시종일관 너무나도 마음 편히 대화를 나누셨지만, 결과적으로는 해결중심적인 대화를 나누신 셈이 되었다. (당시 대화 분위기가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느껴진다.)
고급 해결중심 질문을 대단히 테크니컬하게 구사하면 제일 좋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그 수준까지 가는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되므로, (장기적으로 공부하고 연습을 지속한다는 전제 하에) (1) 우선은 최대한 마음 편하게 내담자와 대화를 나누는 방향을 지향하되, (2) 상대적으로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근거가 나타나면, 그 근거를 놓치지 말고 붙잡고 들어가서 긍정적인 대화를 시도해 보는 수준을 지향한다면, 초심자들도 얼마든지 시도해 보고 효용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이런 부분이다. 특정 상담 기술을 언제, 어떻게, 왜 쓰는지에 관해서 세심하게 교육받고, 구체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코칭을 받을 수 있다면 가장 좋겠다.)
어쨌든, 여러분 마음이 편안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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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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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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