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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코고는 소리마저 사랑스러운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이재원의 여행기 모음 2020. 5. 5. 06:43
https://vo.la/2Yq7 나의 까미노. 5. 코고는 소리마저 사랑스러운. 한밤 중의 알베르게에서는 거의 언제나 코고는 소리가 들린다. 통상적으로, 작은 알베르게는, 한 방에 4~6명이 잘 수 있도록 여러 개의 작은 방들이 마련되어 있는 곳이 많고 이렇게 작은 규모로 자게 되면 코고는 소리를 듣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룹에 속한 사람들의 특성(?)을 알기 때문에 안심하고 잘 수가 있다. 하지만 보통 무니시팔(공립 알베르게)에서는 대규모(최대 약 100명)로 자게 될 가능성이 높고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코고는 사람이 없을 리가 없다. 그냥 코고는 게 아니다. 알베르게가 떠내려갈 정도로 소리가 크다. 사실, 코고는 소리도 코고는 소리지만 스페인 사람들이나 이탈리아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도 장난이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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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저 흉부외과 가겠습니다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0. 5. 1. 23:11
[과거 회상] 흉부외과 교수: 엄청 세게 뛰지? 장난 아니지? 김준완: 자두만한 심장이, 이렇게 힘차게 뛸 줄은 몰랐습니다. 멈추었던 아기 심장을, 교수님이 다시 뛰게 하셨어요. (잠시 침묵) 교수님, 저 흉부외과 가겠습니다. [현재 시점] 홍도(실습생): (준완을 벅차게 바라보며) 교수님, 저 흉부외과 하겠습니다. 윤복(실습생): 저두요. 저도 흉부외과 지원하겠습니다. "자, 가즈아!" 우리는 수퍼바이저를 따라 복지관 정문을 나섰다. 평일 오전 10시에 우리가 발길을 옮긴 곳은 해장국집.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수퍼바이저는 해장국을 먹는 둥 마는 둥, 후루룩 쩝쩝, 강제로 넘겨 버린 후, 해장국집에 널부러졌다. 조용히 말간 해장국 국물을 떠 먹던 우리는 당황해서 서로 쳐다 보았다. 그는 내 첫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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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타(1990)지식 공유하기(기타)/시네마 떼라피: 위안을 주는 영화 2020. 5. 1. 20:06
이탈리아 베니스 한복판에 위치한 고급 호텔. 이제 막 결혼을 약속한 프랑스 커플이 투숙한다. 들뜬 여행 분위기에 취한 여자, 침대에서 연인과 정신없이 뒹굴다가 룸 서비스 안내 전화를 받는데... 사실, 그 전화는 암살 지령 전화. 사적인 여행인 줄로만 알았던 그녀에게 드디어 실제 임무가 떨어진 상황. 여자는 태연하게 전화를 끊고 욕실 안으로 들어가 전화속 목소리가 말했던 저격용 소총을 비밀 캐비닛에서 찾아낸다. 꽃무늬 속옷만 입은 상태에서 급속하게 소총을 조립하고 저격 자세를 취하는 그녀. 문 밖에서는 남자친구가 뭐 하냐며 묻고, 귓 속에서는 좀 전에 들었던 비밀 지령이 맴돌고, 심장은 벌렁대며 쿵쾅쿵쾅 뛰는데... ===== 어디에서 많이 본 듯한 장면과 설정 아닌가? 이제는 닳고 닳은, 늘씬한 미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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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하고 머리 좋은 사람보단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0. 5. 1. 06:27
석형: "민하야, 나는 똑똑하고 머리 좋은 사람보단 책임감 있는 사람이 좋아. 넌 좋은 의사가 될 거야. 책임감 있게, 도망 안가고, 최선을 다했어. 너, 오늘 너무 잘했어." 부부치료자로서 생각해 보건대, 이혼은 이를테면 죽음을 경험하는 일이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 우리는 우리 정체성의 일부를 우리가 관계를 맺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다. 그 관계의 총체가 내 정체성을 이루는 것이다. 따라서 그 중 어느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은, 내 정체성의 일부가 죽는 것과 같다. 더구나 배우자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 결국, 이혼이란 내 반쪽이 죽어가는 일이다. 만약 상호간에 언어적, 신체적 폭력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부부 사이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쌍방과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혼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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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내가 아는 것은...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4. 29. 10:51
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분이 죄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내가 아는 것은 내가 앞못보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잘 보게 되었다는 것뿐입니다." (공동번역 성서 요한복음) 1980년, 38세의 영화감독 마틴 스콜세지는 “성난 황소”를 만들고 나서 엔딩 크레딧에 요한복음의 한 구절을 인용했다. 이 구절은 겉으로는 뉴욕 대학교 영화학과 시절의 은사였던 헤이그 마누기안 교수를 기념하는 것이었지만, 사실은 본인의 영화 만들기 실력에 대한 지대한 자신감의 표현이었다(영화 만들기에 눈을 뜨게 되었다는, 비유적 인용. 자기가 '걸작'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겸손하게 표현한 것이다). 실제로 마티는 무수한 걸작을 만들어 왔지만 성난 황소에서 보여준 가공할 만큼의 예술적 창조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당연히 오스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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퐈퐈퐈~ 퐈퐈~ 퐈퐈퐈퐈퐈~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4. 29. 10:24
퇴근해서 늘 들리게 되는 서울역 버스 정류장입니다. 밝은 불빛이 낮처럼 내리 쬐지만 빛나는 사람들의 어깨는 무척 외로워 보입니다. 문득 외로웠어요. 나도 저 사람들 중 하나구나 싶어서요. 어깨를 부딪혀도 아무 말없이 지나가는 사람들 중 한 사람. 그런데 문득 음악 소리가 들렸습니다. 퐈퐈퐈~ 퐈퐈~ 퐈퐈퐈퐈퐈~ 버스 정류장 뒷편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 어디 쯤에서 나는 소리 같았지요. 귀를 기울이며 어딘지 찾다가, 바로 이 택시에서 나는 소리라는 걸 발견했습니다. 눈이 부시도록 밝지만 싸늘한 도시의 불빛, 택시 앞문 유리창에 비친 유혹하는 광고 속 여성의 눈빛과 악보를 보며 퐈퐈퐈~ 색소폰을 부는 택시 기사 아저씨의 눈빛... 여러 가지 빛이 교차하며 도시의 밤을 밝히는 순간이었습니다. 2008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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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루터 킹의 우울증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고급 테크닉 2020. 4. 27. 11:57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의 우울증 번역: 이재원 / 2012년 1월 17일 원문: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일하고 있는 어느 임상사회사업가의 블로그 마틴 루터 킹 목사에 관한 글을 왜 이 블로그에 써서 올리는가? 조금 의외이겠지만, 그는 두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고 우리는 그 이야기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타임지는 ‘올해의 인물’ 특집에서 Nassir Ghaemi의 책 “A First-Rate Madness”에서 한 부분을 인용하여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자살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었다. (Ghaemi의 책은 최근 2세기 동안 등장한 위대한 리더십을 가진 전세계의 뛰어난 지도자들 중 상당수가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전쟁 같은 풍전등화의 위기에서는 이러한 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