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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내가 아는 것은...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4. 29. 10:51728x90반응형
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분이 죄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내가 아는 것은 내가 앞못보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잘 보게 되었다는 것뿐입니다." (공동번역 성서 요한복음)
1980년, 38세의 영화감독 마틴 스콜세지는 “성난 황소”를 만들고 나서 엔딩 크레딧에 요한복음의 한 구절을 인용했다. 이 구절은 겉으로는 뉴욕 대학교 영화학과 시절의 은사였던 헤이그 마누기안 교수를 기념하는 것이었지만, 사실은 본인의 영화 만들기 실력에 대한 지대한 자신감의 표현이었다(영화 만들기에 눈을 뜨게 되었다는, 비유적 인용. 자기가 '걸작'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겸손하게 표현한 것이다). 실제로 마티는 무수한 걸작을 만들어 왔지만 성난 황소에서 보여준 가공할 만큼의 예술적 창조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당연히 오스카상도 그때 받았어야 했다.)
각설하고,
영화 만들기의 귀신, 이미 30대에 거장의 반열에 오른 마틴 스콜세지만큼은 '물론' 아니겠지만, 어제 내담자 가족과 상담을 하면서 내가 또 하나의 벽을 넘었다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내 퍼포먼스가 환상적이었다: (1) 단 한 순간도 내담자들의 감정선을 놓친 적이 없었다. (2) 내담자 가족원 각각의 감정 상태를 느낀 내 직감이 딱딱 맞았다. (3) 내 가장 큰 약점은 순발력 부족인데, 어제는 순발력도 쩔었다. (4) 무엇보다도, 내가 만든 질문 세트가, 우아했다(해결중심 하는 사람들에게는 '질문이 우아하다'는 수식어는 극찬 중에서도 극찬이다. 왜냐하면 김인수 선생님의 질문이 우아했기 때문이다). (5) 내담자 가족이 '희망이 보인다'는 말을 했다: 더 이상은 말이 필요 없다.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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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분: 똑똑하고 친절하면서도 우아하신 황신애 선배님(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 개인적으로는 외대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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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오프닝 시퀀스로 평가받는 '성난 황소'의 오프닝 시퀀스. (https://vo.la/lrsm)
숨이 막히도록 아름답고 처절하게 슬프다. 감상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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