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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절한 한국화가 필요하다 : 조직적 자기-관리(self-care)
    지식 공유하기(기타)/사회복지사를 위한 Self-care(한사협) 2023. 1. 27.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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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절한 한국화가 필요하다 : 조직적 자기-관리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서구에서 정립된 원조전문가를 위한 자기-돌봄(self-care) 개념은 ‘개인적(personal)’ 자기-돌봄과 ‘전문적(professional)’ 자기-돌봄으로 구성된다. 여기에서 ‘개인적’이라는 개념은 ‘직업’과는 전혀 상관없이, 퇴근 후에 사적으로 영위하는 생활과 관련된다. 예컨대, 개인 건강과 관련된 영역이나 정서적 상태와 관련된 영역을 포함한다. 한편, ‘전문적’이라는 개념은 직업과 직접 관련된다.

    예컨대, 업무상 시간 관리나 업무에서 느끼는 책임감 등과 관련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약간 착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서구에서는 ‘개인적 자기-돌봄’이나 ‘전문적 자기-돌봄’이나 모두 개인이 스스로 신경 쓰고 책임지는 사적인 영역이라는 뉘앙스가 강하다. 한 개인이 업무와 관련해서 자기를 돌보는 활동을 하면 ‘전문적 자기-돌봄’이 되고, 업무와 상관없이 완전히 사적인 삶에서 자기를 돌보는 활동을 하면 ‘개인적 자기-돌봄’이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국에서처럼 원조전문가가 수직적인 조직 속에서, 조직을 활용해서 일하는 문화에서는 이 ‘조직’을 떼어 놓고선 자기-돌봄을 생각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보자. 복지관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 A는 현재 생활 속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그런데 A는 개인적으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신앙 생활도 열심히 하는 등 개인적 자기-돌봄 활동을 열심히 실행하고 있다. 아울러, 전문적으로도 업무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클라이언트를 만날 때 느끼는 부담감을 상쇄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A는 날마다 퇴사하고 싶다는 생각에 시달리고 있고, 진단을 받을 수준에 이르도록 심각한 우울감을 느끼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A는 같은 팀에 속한 선배 B와 업무적으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사회사업 철학도 잘 안 맞고, 일하는 스타일도 안 맞는다. 서로 업무적으로 상극에 가깝다보니, 결과적으로는 인간적으로도 싫어져버린 상태. 이런 문제는 어디에 속할까? ‘개인적’ 자기-돌봄 영역인가? 아니면 ‘전문적’ 자기-돌봄 영역인가? ‘자기-돌봄’을 대단히 개인주의적으로 바라보는 개념으로 본다면, 이해하기도 쉽지 않고, 해결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서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집단이나 관계를 중시하고, 일할 때도 대부분 ‘조직’ 안에서 일하는 한국적 문화를 고려해서, ‘개인적 자기-돌봄’ 영역이나 ‘전문적 자기-돌봄’ 영역 이외에 ‘조직적 자기-돌봄’ 개념/영역을 추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혹은, 공식적 개념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조직’을 상수로 인정해야 한다. 자기-돌봄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니 각 개인에게 맡겨두고 각자 알아서 챙기라고 놔둬선 안 된다.

    물론, 자기-돌봄 활동이 지나치게 조직화되어서도 안 된다. 예컨대, 복지관 관장님께서 ‘자, 이제부터는 우리 조직이 여러분의 ‘자기-돌봄’을 관리합니다’ 라고 선언해선 안 된다. 서구적 개념을 한국적으로 소화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한국화한다면 원래 취지가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잘못하면 ‘자기-돌봄’ 활동이 새로운 업무처럼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은 각 개인의 자율에 맡겨야 할 영역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직적으로) 지원하되, (과도하게) 간섭하지 않는다’는 문화 지원 정책 원리를 따를 수 있겠다. 문화는 본질적으로 자유 위에서 꽃 피는 특성을 가진다.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자율적으로 돌아가도록 놔 둬야 한다. 하지만 취약한 영역(예컨대, 헐리우드에 대항해서 독립성을 유지하려는 영화계)에 대해서는 구조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그러나 지원해 준다고 해서 세세하게 간섭을 한다면 문화는 생명력을 잃고 망가질 수도 있다.

    매우 드물지만 좋은 사례가 이미 우리에게도 있다. 남원사회복지관(관장: 강정아)에서는 지난 해 ‘자기-돌봄’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서 전문적인 문헌을 함께 읽으면서 모임에 참석한 구성원이 각자 자신에게 적절한 자기-돌봄 활동을 시도해 본 후에, 생각과 느낌을 나누는 시도를 했다. 이 모임에는 관장님께서 참여하셨지만 모든 직원들에게 의무적으로 참여토록 강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문화적 특성상, 기관장이 관심을 기울이는 의제는 자연스럽게(간접적으로) 조직 구성원에게 중요하게 인식될 수 있었다.


    <참고>

     

    본 원고는 제주특별자치도 복지이음마루 아카이브(지식플러스)에 정식으로 게재되었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를 클릭하셔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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