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사회복지사, '병밍아웃'하다
    지식 공유하기(기타)/사회복지사를 위한 Self-care(한사협) 2023. 11. 22. 07:23
    728x90
    반응형

    사회복지사, '병밍아웃'하다

    "나는 마음에 감기가 걸린 사회복지사다. 주변을 돌아보니 정신과 상담을 받는 사회복지사가 많았다. 그러나 그 누구도 아프다 말하지 못한다. 자신이 무너지면 자신을 믿고 의지하는 분들까지 힘들어질까 조용히, 그리고 아주 은밀하게 아픔을 삭힌다. 하지만 사회복지사도 연약한 사람이다. 그래서 병에 걸리면 아프다. 아플 수 있다. 아니, 아파도 된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가족에게도 말 못한 내 우울증과 불안증을 커밍아웃 하려한다.
     
    나는 아프다. 그러나 이겨낼 수 있다."

    글쓴이: 배수경 사회복지사, 청학장애인공동생활가정.
    (전문을 읽으시려면: https://empowering.tistory.com/1257)



    최근에 나에게 글쓰기를 배우는 사회복지사께서 '병밍아웃(자신이 병을 앓는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는 행동)'하셨다. '작은 복지관'으로 불릴 만큼 엄청나게 일이 많은 그룹홈(공동생활가정)에서 혼자서 일하시는 분. 겉모습은 무척 차분해 보이시지만, 쓰신 글을 읽어 보면 마음 속에 클라이언트를 제대로 돕겠다는 열정을 뜨겁게 품으셨다.

    생각해 보니, 글쓰기 수업에 오실 때 가끔씩 특별히 힘들어 보이셨다. 그래도 씩씩하게 말씀하시고 잘 이겨내시는 듯하여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런데 꽤 오랫동안 신경정신과에 다니시면서, 가족에게도 병(우울증, 불안증)을 숨기고 외롭게 견디셨다니... 적잖게 놀랐고, 너무 죄송했다. 때때로 표정 사이로 스치던 그림자를 간파했어야 했는데.

    그런데 더욱 놀라운/마음 아픈 일이 생겼다. 배수경 선생님 글을 주변 동료들에게 공유하니, 그중 다수가 '병밍아웃'하셨다.



    P 사회복지사: 배수경 선생님 '병밍아웃'에 저도 용기내어 봅니다. 퇴근길에 버스 안에서 선생님 글을 읽었습니다. 눈물 터질까봐 참느라 목이 많이 메였어요. 비슷한 경험을 해서인지 제 일이 떠올라서 더 울컥했나 봐요. 지난 여름 심리상담을 처음 받아봤어요. 이전 직장인 OO상담센터를 그렇게 홍보하고 다녔는데, 정작 제 일로 상담기관 찾는 일은 꺼려졌나봐요. 사람들에게 혼자 끙끙 앓지 마시라고, 마음에도 빨간약을 발라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제 발로 상담기관 걸어들어가기까지 몇 년 걸렸으니, 참 부끄럽더라구요.

    상담이 끝나고, 또 몇 달 지나 일상을 보내다보니 다시 마음에 상처도 생기고, 또 가라앉기도 해요. 저는 아직 저에게 맞는 빨간약을 찾진 못했어요. 그래도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는 ‘인정’하려고 해요. 내 마음이 가라앉고 있구나, 알아차리려고 노력해요. 그렇게 알아차린 내 마음을 더 들여다보면서 글로 남기려고 해요. 가끔은 위로가 되는 좋은 책도 찾아 읽고요.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도 찾으며 지내요. 저는 이 중에서 글쓰기가 특히나 효과 좋은 빨간약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K 사회복지사: 저는 "많이 힘드셨지요?"에서 눈물이 핑도네요. 예전 직장에서 제가 수년 동안 정말로 노력한 결과를 전혀 인정받지 못해서 심하게 마음 고생하고 사직한 일이 생각났어요. 지금은 많이 가벼워졌지만, 아직 완전히 괜찮지는 않구나 하던 차에 보내주신 글을 보았네요. 저는 아침에 일어나긴 벌떡벌떡 잘 일어나고 음식도 잘 먹으니 다행이지만, 마음 돌보는 일, 몸 돌보는 일에 좀 더 신경써야겠어요.

    G 사회복지사: '어느 날, 내 마음이 감기에 걸렸다' 글을 읽고 한참 동안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저도 번아웃을 겪어봤고, 우울증도 겪어봤고, 그런 현장을 후배들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은데, 여전히 우리의 일터는 몸과 마음을 아플게 할 만큼 힘들고 어렵기 때문입니다.

    J 사회복지사: 저는 오늘도 너무 많이 아프고 너무 많이 힘들었어요. 배수경 선생님, 병을 치료받고, 글로써 드러내는 용기, 참 멋져요! 고맙습니다. 여기, 그런 동료 한 명 더 있습니다. 저도 약도 먹고, 상담도 2년째 받고있어요. 우리 같이 힘내서 지내봐요! 선생님, 고맙습니다. 온 마음 전합니다.


    나는 '(사회복지사) 자기-돌봄'에 초점을 맞춰서 글쓰기를 가르친다. 글쓰기는 25년 동안 공부하고 스스로 글을 쓰면서 익혀왔고, 최근에는 '자기-돌봄(self-care)에 관한 국내/외 문헌을 꾸준히 읽으면서 공부한다. 그런데 사실은 책에서 배우는 내용보다, 내가 직접 만나서 가르친 학생들에게 훨씬 더 많이, 깊이 배운다. 학자들이 '자기-돌봄'에 관해서 뭐라고 말했는지 두루 배우고 개념을 정리하지만, 이 땅에 발을 딛고 외롭고 힘들게 자기 길을 걷는 동료들께서 어렵게 꺼내는 아픈 이야기를 들으면서 무릎을 치고, 가슴을 때린다. 그러면서 이분들께서 스스로 영혼을 들여다 보면서 투명하게 쓰신 글에서, 내 공부 체계를 세워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아낌없이 동료들에게 나눠야겠다고 다짐한다. 

    배수경 선생님 글을 읽고 내가 쓴 피드백을 소개한다:

    무엇보다도, 배수경 선생님 말씀처럼, 몹시 안타깝게도, 아픈데도, 힘든데도 혼자서 견디는 사회복지사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동료들에게 함께 커밍아웃(?)하자고 제언하는 운동 선언문처럼 읽었습니다. 선생님처럼 힘들어하는 많은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으셨겠지요. 용기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평범한 사회복지사들이 글로써 소박하게 자기 삶을 정리한 이야기>

     

    성숙을 담는 글쓰기(PDF 버전)

    '자기-돌봄(self-care)'를 주제 삼아 인천광역시사회복지사협회가 기획하고, 지난 수 년간 사회복지사에게 글쓰기를 가르쳐 온 강점관점실천연구소에서 진행했습니다. 인천시 각 지역에서 성실하

    empowering.tistory.com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내가 가르친 뛰어난 사회사업가께서 들려 주신 이야기: "제가 돕는 청소년이 너무 기특한 행동을 하기에, 저나 제 동료들이나 아주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되었어요. '우와~ 너 어떻게 이렇게 한

    empowering.tistory.com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