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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와 딸기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2. 2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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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인 사진 설명) 

     

    감기 걸려 밥도 안 먹고 보채기만 하는 다섯 살, 세살 조카들, 빈속에 감기약만 먹일 수 없다고 딸기라면 잘 먹을까 싶어 퇴근한 자식들 저녁까지 차려주고 급히 슈퍼 가서 딸기를 사다 먹이신 엄마 보고, 여러 감정(짜증, 죄송, 뭉클) 올라와서... 마침 딸기 세개 남은 그릇이 보이길래 찍어봤습니다. 애들 입맛이 수시로 바뀌어서 어제 잘 먹던 음식도 오늘 주면 입도 안 대어 도통 감 잡기가 어려운데 엄마는 세 남매 키워본 양육 경력직(?)이어서인지 기술도 다르고 민감성도 높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초고 + 첨삭지도)

     

    엄마와 딸기

     

     

    글쓴이: 박지선(서울시 어르신돌봄종사자 종합지원센터 연구원,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우리 집은 남동생네를 제외한 부모님, 우리집, 여동생네가 한 (아파트) 단지에 모여 산다. 부모님은 일하는 딸들 지원한다며 세 손주 양육을 자청하셨다. (그 아이들이 지금은 9살, 5살, 3살이다.) 우리 자매는 부모님에게 양육을 의존하는 일에 더해(하는 데다가) 퇴근하면 저녁까지 얻어먹고 있다. 이렇게 생활한 지도 벌써 9년째다.

     

    오늘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엄마가 해 주는 저녁을 먹고, 설거지하는 엄마 옆에서 뒷정리를 돕는데 접시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웬 딸기야?” 엄마에게 물었다.

    “다윤이랑 도윤이가 감기 걸려서 밥도 안 먹고, 하도 보채길래 혹시 딸기는 먹을까 싶어서 지수네 저녁밥 차려주고 얼른 슈퍼 가서 사 왔지” 잘못 들었나 싶어 되물었다. “응? 저녁밥 차려주고 굳이 슈퍼를 다녀왔다고?” “그래. 쟤네들이 딸기를 제일 좋아하잖니. 역시나 엄~청 잘 먹었어. 뭐라도 잘 먹었으니 됐지. 다 먹고 저거 세 개 남은 거야” 딸기를 두 통 사 와서 한 통은 동생네에게 들려 보내기까지 했단다.

    엄마 말을 듣는데 괜히 짜증이 나기 시작하면서 여러 감정이 올라온다.

    “아니, 우리한테 사오라고 시키면 될 걸, 뭐하러 수고스럽게 나가? 지수네 밥 다 먹고 갔다 오라고 해도 되고, 내가 퇴근하면서 사 올 수도 있는데...” 결국 엄마에게 짜증 섞인 말을 뱉어버리고 말았다. “별 말을 다 한다. 쟤네들 빈속에 감기약만 먹일 순 없잖아. 뭐라도 먹여야 약도 먹이지” 엄마 항변을 듣고 나니 더 할 말이 없다.

     

    당신도 하루 종일 아이들에게 시달리느라 피곤했을(하셨을) 텐데 아이들 속 든든히 채워서 약 먹여야 한다는 마음까지 쓰시니 더 죄송하고, 뭉클해진다. 아이들은 수시로 입맛이 바뀌어 도통 감을 잡기가 어려운데 엄마는 그 마음을 어떻게 알아차렸는지(차리셨는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문득,) 남은 딸기 세 개에 엄마를 향한 마음을 담아본다.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박지선 연구원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박지선 연구원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실용 글쓰기 클래스 제 3기(화요일반)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피드백 대화)

     

    나: 평소에도 위에 쓰신, 세 마디 말씀 하시나요? ㅎㅎ

    박지선: 전혀요. (^^;;) 무뚝뚝한 딸입니다. 

    나: 그래 보였습니다. 하지만 글에서는 가능하죠. 

    박지선: 앗, 예. 용기를 냈습니다. 

    나: 좋아요. 응원하고 격려 드려요. 

    박지선: 예,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 글쓰기 교실 덕분에 글에다 마음을 표현해 봅니다. 

    나: 이래서 글쓰기는 ‘해방’입니다. 

    박지선: 아, 동의합니다. 치유받는 느낌이 드네요. 

    나: 뿌듯합니다.


    (공식 피드백)

     

    1. 우와~ 정말로 잘 쓰셨습니다. 하산하셔도 되겠습니다(보시다시피, 빨간펜 흔적이 매우 적으니 진짜 잘 쓰신 셈입니다). 개별 문장도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발전하셨고, 구성도 기가 막힙니다. 이야기 배경을 간결하면서도 적절하게 쓰시니, 독자가 이후 이야기를 편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족끼리만 느낄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감정을 미묘하게 담아내셔서 좋습니다. 

    2. 말을 할 때와 달리, 글을 쓸 때 우리는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어머님께 느끼한(?) 이야기, 못하시겠지만 글 속에서는 용기를 내어 쓰셨잖아요? 참 잘 하셨습니다. 

    3. 더 할 말이 없습니다. 음... 계속 글을 쓰시고, 나누어 주세요. 진심으로 응원 드립니다.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내가 가르친 뛰어난 사회사업가께서 들려 주신 이야기: "제가 돕는 청소년이 너무 기특한 행동을 하기에, 저나 제 동료들이나 아주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되었어요. '우와~ 너 어떻게 이렇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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