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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샐러드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3. 1. 07:16728x90반응형
<과제>
이야기가 담긴 사진을 제출하시고, 서사 작법으로 2~3단락 정도 서술하세요.
<사진 선택 대화>
이정미: 첫 번째 사진은, 2020년 연말 송년회때 찍었어요. 저와 직원 한 명이 파티장소에 들어오는 이용인 분들을 환영하기 위해서 피로회복제 옷을 입었어요. 그리고 두 번째 사진은 뇌경색으로 전신마비 왔던 남편이 8개월 만에 저를 위해서 아침식사 준비해 준 사진입니다.
이재원: 아마도, 두 번째 사진을 이길 수 있는 사진은 없을 듯합니다. 이 사진으로 글을 쓰시고요. 우선은 많이 생각하시고, 전체 분량을 가늠해 보시죠. 조금 길어져도 괜찮은 소재로 보입니다. 그리고 글 구조에 관해서 한 가지만 코칭을 하자면, 남편 분 사연은 되도록 뒷부분에 쓰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마지막 부분에, 짧게 언급할수록, 파괴력이 높아집니다.
<초고>
제목: 뇌경색을 이겨낸 도시락 (이정미)
남편이 나를 위해 아침에 먹을 샐러드를 준비했다. 각종 야채와 크래미 맛살까지 직접 장을 보고 한 입에 먹을 수 있게 썰어 용기에 가지런히 넣어 놓았다. 나는 방울토마토 정도는 그냥 한 입에 먹을 수 있고 오이도 크게 대충 썰어도 잘 먹을 수 있는데 정성스럽게 썰어 놓았다. 아침을 잘 안 먹고 다니는데 이제 건강 생각해서 샐러드와 견과류를 먹어야겠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남편이 장을 봐서 준비를 했다.
남편은 1년 반 전에 반신마비로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아침에 일어났는데 남편이 한 쪽 다리를 질질 끌고 와서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새벽부터 쥐가 났는데 점점 마비가 된다고 하였다. 그럼 빨리 병원을 가야하지 않냐고 했더니 응급실 가도 특별한 치료를 안해서 병원 문 열면 가겠다고 한다. 나는 바로 반신마비로 검색을 했다. 검색결과 반신마비는 뇌경색증상으로 골든타임이 3시간이라는 내용을 확인하고 남편과 함께 병원 응급실로 직접 차를 몰고 갔다. MRI결과 이미 뇌의 한 부분이 하얗게 손상된 사진을 보여주며 병실이 없다고 증환자실에 입원 하라고 하였다. 평소에 고혈압이나 당뇨 등 성인병 없이 건강했던 사람이 갑자기 뇌경색진단을 받고 중환자실로 들어가니 앞이 캄캄해지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다행히 1주일 만에 호전되어 집으로 퇴원을 하였다.
남편은 감각 마비가 되어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나아지지만 예전처럼 완전히 돌아오지는 못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작게 썰어서 예쁘게 담아놓은 샐러드를 보니 예전으로 돌아온 것 같아 너무 기쁘고 감동이었다.
<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이정미 원장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이정미 원장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실용 글쓰기 클래스 제 3기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각색 버전 #1>
제목: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샐러드
글쓴이: 이정미(한국여성의집 원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어느날 아침, 잠에서 깨어나 거실에 나와 보니 테이블에 웬 도시락이 곱게 앉아 있다. 뚜껑을 살포시 열어 보니 각종 신선한 야채 등 재료가 반갑게 손을 흔든다. 오이, 당근, 찐고구마, 방울 토마토, 그리고 크래미 맛살까지, 모두 내가 좋아하는 재료. 방울 토마토는 그냥 한 입에 먹을 수 있고, 오이도 대충만 손질해도 쉽게 먹을 수 있는데, 굳이 잘게 썰어 놓았다.
구석구석 남편 손길이 느껴졌다. 아! 며칠 전에 내가 지나가는 말로 이렇게 말했구나? “내가 평생 바빠서 아침을 안 먹고 다녔는데, 이젠 건강 생각해서 아침을 먹고 다녀야겠어. 야채랑 견과류라도 간단하게 썰어서 샐러드 만들어 먹으면 되잖아.” 남편이 내 말을 기억하고, 내가 좋아하는 재료를 생각하고, 나를 생각하며 장을 보고, 정성을 다해 썰고 다듬어서 준비했다.
남편은 1년 반 전에 뇌경색(반신마비)으로 진단 받았다. 나는 아침에 평소와 다름없이 일어났는데 남편이 한 쪽 다리를 질질 끌며 걸어왔다. 나는, 심장이 땅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깜짝 놀랐다.
나: 여보? 왜 그래? 어디 아파?
남편: 모르겠어. 새벽부터 쥐가 났는데, 점점 마비가 되네? 아프진 않은데, 불편하네.
나: 그럼 빨리 병원에 가야 하잖아? 응급실이라도 가자.
남편: 아냐. 원래 응급실 가도 특별하게 치료해 주지 않아. 그냥 병원 문열 때 가도 돼.
나: (듣지 않고 인터넷에서 반신마비 키워드로 검색했다.) 아냐, 여보. 여기 보면 반신마비는 뇌경색 증상인데, 골든타임이 3시간이래. 어쨌든 빨리 병원에 가 보자. 당장 옷 입어.
내가 직접 차를 몰아 병원 응급실로 찾아 갔다. 접수하고 안내를 받아 각종 검사 받고 MRI 사진도 찍었다. 의사는 이미 뇌 한 부분이 하얗게 손상된 사진을 보여주며, 지금 당장 입원을 해야 하는데 병실이 없으니 우선 중환자실로 입원하라고 권유했다. 남편은 평소에 고혈압이나 당뇨 등 성인병 없이 무척 건강했다. 그런데 갑자기 뇌경색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로 들어갔으니 내 심정이 어떻겠는가.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런데 내가 빨리 서둘렀던 덕분일까, 천만다행으로 남편은 1주일 만에 호전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뇌경색은 이미 손상이 일어난 부분이 있어서 완치는 어렵다. 남편 말을 들어 봐도 시간이 흐르면서 마비되었던 감각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지만 예전처럼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는 듯하다. 하지만 상관 없다. 나에겐 사랑스러운 남편일 뿐이다. 남편이 나를 생각하며 신선한 야채 등을 잘게 썰어서 예쁘게 담아 놓은 샐러드를 들여다 보고 있으니, 완전히 예전으로 돌아온 듯하여 나는 그저 기쁘다.
<완성본: 각색 버전 #2>
제목: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샐러드
글쓴이: 이정미(한국여성의집 원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어느날 아침, 잠에서 깨어나 거실에 나와 보니 식탁에 웬 도시락이 곱게 앉아 있다. 뚜껑을 살포시 열어 보니 각종 신선한 야채 등 재료가 반갑게 손을 흔든다. 오이, 당근, 찐고구마, 방울 토마토, 그리고 크래미 맛살까지, 모두 내가 좋아하는 재료. 방울 토마토는 그냥 한 입에 먹을 수 있고, 오이도 대충만 손질해도 쉽게 먹을 수 있는데, 굳이 잘게 썰어 놓았다.
구석구석 남편 손길이 느껴졌다. 아! 며칠 전에 내가 지나가는 말로 이렇게 말했군. “내가 평생 바빠서 아침을 안 먹고 다녔는데, 이젠 건강 생각해서 아침을 먹고 다녀야겠어. 야채랑 견과류라도 간단하게 썰어서 샐러드 만들어 먹으면 되잖아.” 남편이 내 말을 기억하고, 내가 좋아하는 재료를 떠올리며 장을 보고, 정성을 다해 썰고 다듬어서 준비했다.
그냥 평범한 샐러드다. 하지만 나에겐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어느날 갑자기 뇌경색 진단을 받고 반신마비 증세를 겪은 남편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손상되어 하얗게 찍힌 남편 MRI 사진을 보고 울었던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회복 과정에서 너무나 힘들어했던 남편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방울 토마토가 톡, 하고 입에서 터질 때마다 나 대신 말한다: “고마워, 여보.”
<이재원 코치 피드백>
1. 글감이 워낙 좋습니다. (전에 배우셨던 기억 나시죠? 딱 '아는 사람의 모르는 이야기'입니다.)
2. 문장을 간결하게 쓰시는 선배님 스타일도 좋습니다. (이 멋진 개성을 절대로 잃지 마세요!)
3. 글감/주제에 대해서 생각하시고, 문장을 정성들여 쓰시니 글이 일정한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습니다. 한 편을 잘 쓰시기보다, 이렇게 늘 기본 이상으로 쓰셔야 합니다.
4. 보시다시피, 평소처럼 원래 문장을 고치고 다듬는 수준으로 첨삭하지 않았습니다. 원문 글 구조와 분위기, 문체를 해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거의 새로 썼습니다. 그러니 '첨삭'이 아니라 '각색'에 가깝습니다. 첨삭이 기본 다이어트나 운동이라면, 각색은 고급진 화장이나 피부 맛사지와 같습니다. 제가 '첨삭'하지 않고 '각색'한 이유는 선배님 글이 이미 기본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크게 인정합니다.
5. 이젠 조미료를 언제 치고, 어떤 재료를 어떻게 강조하고, 전체적인 구조나 밸런스를 어떻게 짤지를 배우셔야 합니다. 이는 많이 써 보셔야 배울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각색 지도(?)를 받으시면 더 좋겠구요.
6. 원문을 보니 선배님께서 놀라셨던 이야기, 남편 분께서 고생하셨던 사연을 표현하고 싶으셨던 듯해서, 첫 번째 버전에서는 선배님께서 원문에 쓰신 후반부를 남기고 오히려 길지만 생생하게 바꿨습니다. 헌데, 다시 읽어 보니 애초에 제가 생각한 구조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두 번째 버전(완성본)을 준비했어요.
7. 글 구조를 요약하면, (B1 - B2 - A) 이 정도가 되겠지요? 결과를 미리 보여주는 CABD 구조를 가져와 적용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구조를 파악하셔야 더 멋지게 글을 쓰실 수 있습니다.
8. 원문도 좋지만, 좋은 글감을 두고 적절하게 구조를 짜는 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사례입니다. 교육 목적으로 소개하고 싶네요. 출판을 포함해서 허락해 주시길 정중하게 요청 드립니다. (허락해 주셨음.)
9. 역시, 기본이 중요합니다. '적의것들' 거의 안 보여서 감동했습니다.
10. (잊을까봐 씁니다.) 많이 고민하신 티가 납니다. 진심으로 노력하시는 모습 존경스럽습니다. 그리고 선생으로서 감사합니다.
<유영덕 코치 피드백>
1. 저도 글을 보는 순간 이 글은 글감이 너무 좋아서 어떻게 써도 독자가 흥미로워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이재원 선생님도 같은 생각이시네요. 글을 쓸 때, 좋은 글감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글쓰기 공부하신지 겨우 한 달 지났는데, ‘적의것들’을 타도하신 노력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2. 저도 이재원 선생님께 글쓰기를 배우기 전에는 ‘좋은 문장을 구사하는 일이 글쓰기 핵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적절한 어휘와 정갈한 문장을 쓰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글쓰기를 공부하고 배우면서, 어쩌면 좋은 어휘와 문장을 구사하는 일보다 글감을 고르고 글 구조를 짜는 일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 가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이정미 원장님은 이미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지성과 사고력, 경험, 연륜 등 삶에서 우러나는 지혜를 갖고 계시니, 앞으로 더 좋은 글을 많이 쓰실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본인 피드백>
일단은, 이재원 선생님 말씀하신 바대로, 남편 뇌경색 상황을 자세하게 쓰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거, 버전을 두 개로 써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요. 딱 이 사진에 대해서만 써야 한다는 방향과, 사진 밖 이야기, 그러니까 남편 뇌경색 상황을 쓰고 싶다는 방향이 계속 갈등을 하는 거죠. 제가 이 사진을 선택한 의미를 강조하자면, 남편 뇌경색 이야기가 더 많이 들어가야 할 것 같고. 그래서 이재원 선생님께서는 샐러드 이야기를 더 많이 쓰고, 마지막에 뇌경색 이야기를 하라고 주문하셨고요. 이렇게 두 가지 방향 사이에서 많이 고민했지만, 어느 하나도 놓치지가 어려워서 약간 섞여 있는? 내용으로 초고를 썼어요.
<이재원 코치 두 번째 - 라이브 피드백>
그러니까 이 글에서는 두 주제가 충돌하고 있잖아요? 우리가 이 사진에 근거를 두고 글을 쓸 때는, 필연적으로 이 사진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약간 줄이거나 들어내야 해요. 그런데 제가 사진을 써서 글을 쓰시도록 유도한 이유는, 사진을 놓고 쓰면 더 쉽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만약에 이 사진이 없는 상태에서 생각에만 근거해서 쓴다면, 선배님 말씀하신 그런 내용이 다 들어가도 상관이 없어요. 그러니까 지금 느끼신 갈등과 충돌은, 사진을 두고 글을 썼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말씀입니다.
<동료 피드백>
(OO 쉼터, A 소장님)
좀 신기했는데, 이정미 원장님께서 쓰신 글은 담백하게, 사실을 기반으로 쓰셨잖아요. 그런데 표현이 절제되어 있어도 충분히 감동적이었어요. 그런데 이재원 선생님께서 고쳐 주신 내용을 읽어 보니까, 엄청나게 생생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 장면을 꼭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단 말이죠. 그래서 똑같은 내용인데 표현 방법이 달라지니까 이렇게나 생생해지는 느낌이 든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OO복지관, B 부장님)
저도 A 소장님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원래 글도 좋았지만, 이재원 선생님께서 고쳐 주신 버전을 보니까 느낌이 다르고 생생하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런데 저는 고쳐 주신 버전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저는 평소에 글을 쓸 때, 사람들에게 '당신 글은 이성적이고 드라이하다'라는 피드백을 자주 받거든요. 그런데 첨삭 버전을 보면서 감성적인 부분이 잘 강조되어 있는 듯해서, 저도 나중에 글을 쓸 때 이런 부분을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지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OO장애인단기보호센터, C 원장님)
우선, 이정미 원장님 부럽습니다. 저는 글을 쓸 때 다이어트가 필요한 사람인데, 담백하게 글을 잘 쓰셔서요. 그리고 이재원 선생님께서 고쳐 주신 버전을 보면, 마지막 나오는 방울 토마토가 톡, 하고 입에서 터질 때마다 나 대신 말한다: “고마워, 여보.” 이 부분이 너무 좋습니다. 생동감이 넘치고 글이 화려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지식 공유하기(기타) > 글쓰기 공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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