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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관점 판타지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고급 테크닉 2023. 4. 28. 06:48728x90반응형
사회복지사가 만나는 클라이언트는 대부분 사회적 약자로서 기본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안고 있다. 아동이든 노인이든 장애인이든, 사회복지사가 돕는 사람은 대체로 가난하다. 어떤 경우엔 클라이언트에게 문제나 결함이 있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성실하게 일하기 싫고 그냥 놀고 먹고 싶어하는 사람은, 당연히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은 개인 문제라기보다는 사회구조적 문제에 가깝다.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싶어도 심각한 경쟁 구조 때문에 애초에 취업 시장에 진입을 하지 못한다면, 개인에게 원인을 돌리기가 어렵다. 그리고 개인에게 원인을 돌릴 수 없다면, 해결 방안도 개인이 내기 어렵다. 예컨대, 경기 침체 문제를 어떻게 개인 힘으로 바꾸랴.
한편, 해결중심접근(Solution-Focused Approach)는 원래 가족치료 분야에서 개발되었다. 가족치료는 인간 심리 문제와 사회적 관계 문제를 가족 체계 이론에 입각해서 개선하려는 전문 상담 분야다. 쉽게 말해서, 어떤 사람이 가족치료를 받는다는 말은, 가족관계를 개선할 목적으로 만난 전문가와 깊은 신뢰 관계를 쌓고 대화를 나누면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드는 과정에 참여한다는 뜻이다. 가족치료 과정에서는 예컨대, 가족원 중 한 사람이라도 관계 문제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전향적으로 자신을/관계 패턴을 바꾸려고 노력한다면, 긍정적인 변화가 '대단히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해결중심접근도 바로 이 논리에 따라서 단기치료(Brief Therapy)영역에 포함된다.
자, 이제는 위에 언급한 두 가지 요소, (1) '사회복지사가 만나는, 기본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깔고 있는 클라이언트'와 (2) '가족치료 모델로서 개인의 심리와 관계 패턴을 다루는 해결중심접근'을 붙여 보자. 즉, (제너럴리스트) 사회복지사가 예컨대 사례관리 장면에서 해결중심접근을 활용해서 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클라이언트를 돕는다고 생각해 보자. 기본적으로, 어려움이 생긴 원인과 그에 대한 해결 방법이 같은 차원에 존재하는가? 서로 논리적으로 잘 연결되는가? 당연히 '아니올시다!' 주된 어려움(문제)는 사회적으로 발생했는데,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개인적/가족적이라니. 쉽게 말해서, 경제적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서 가족치료를 시도한다는 말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러한 논리적 결함 때문에 개발된 용어가 '강점관점실천(Strength Perspective Practice)'다. 이 용어는 1990년대 중반, 미국 캔자스(Kansas) 주립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데이스 샐리비(Dennis Saleebey) 박사가 동료들과 함께 처음으로 제시했다. 이 개념은, 사회복지사가 오로지 개인이나 가족에만 초점을 맞추어서 상담으로 변화를 만들어 내려는 가족치료 관점을 벗어나 지역사회 이상 사회 단위를 포함하는 사회적 관점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족치료 모델로 개발된 해결중심접근에서 기본 아이디어를 빌려 오되, 사회적 관점으로 재해석해서 좀 더 폭넓은 사회사업 실천론으로 바꾸었다고 봐야 한다. 즉, '강점관점(Strength Pespective)'에서 초점은 다층적인 생태체계다.
그런데 현장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는 강점관점실천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첫째, 강점을 찾을 때 지나치게 클라이언트 개인에게만 초점을 맞춘다. 명백한 사회적 약자요, 때로는 각종 정신질환까지 경험하고 있는 클라이언트에게서만 긍정적인 면을 찾으려고 하니, 잘 보이지 않는다. 스스로 막다른 골목에 들어가 놓고선, 왜 막다른 골목이냐고 한탄하는 형국이다. 둘째, 지나치게 강점을 도구적으로만 이해한다. 사회복지사가 강점을 왜 찾을까. 써 먹으려고. 이 방향이 틀리진 않았다. 문제나 결함에 집중하기보다는 강점과 가능성에 초점을 두자는 관점이 바로 강점관점이니까. 하지만 강점을, 우리가 발견하기만 하면 만병을 낫게하는 신통력 있는 약처럼 생각한다면, 이건 지나친 생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첫째, 시야를 넓혀서 지역사회를 넘어서는 사회 단위에서도 강점을 찾아야 한다. 쉽게 말해서, 클라이언트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 체게에서 강점과 자원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환경적 강점/자원이 부족하다면? 새롭게 만들고 개발해야 한다. 바로 이 영역이 상담(사례관리)과 자원개발 영역(지역복지)이 교차하는 영역이다. 사례관리와 지역복지가 서로 연결된다는 말이다. 둘째, 강점을 찾을 때 강점 자체보다는 클라이언트 자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클라이언트와 관계를 맺고, 단단하게 맺은 관계 속에서 강점을 찾으려고 시도해야 한다. 강점을 어느날 뚝딱 발명하는 개념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견하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좀 더 근본적으로 더 들어가서 말하자면, 사회복지사는 강점을 생각할 때 절대적인 관점을 기준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강점이 무엇인가? 강점은 '남보다 잘 하는 것' 혹은 '남보다 뛰어난 자질'이 아니다. 어떤 개인/가족/지역사회가 있을 때, '무수히 많은 어려움과 난관 속에서도, 현실을 살아가면서 삶을 유지하고 있는 힘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만약 그대라 '내가 만나는 클라이언트는 강점이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면, 그대는 세상 모든 사람을 사회/경제적 권력이라는 절대적 기준으로 일렬로 세운 후에, 클라이언트를 맨 뒤에 세우는 셈이다. 그대가 이러한 절대적 관점, 주류적 관점에서 바라 보니까, 클라이언트(개인, 가족, 지역사회)가 절대적 약자로 보이면서 강점을 찾지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사회복지사는 어째서 이렇게 왜곡된 시선을 갖게 되는가? 나는 사회복지사가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우리를 사회복지사를 둘러싸고 있는 업무 환경이 끝없이 압박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강점관점실천은 양적인 접근이 아니라 질적인 접근이다. 그래서 최종적인 결과만 놓고 본다면, 강점관점으로 접근해도 전통적인 방식과 그리 다르지 않다. 그런데 현장 사회복지사는 끝없이 양적인 평가를 받고 양적인 실적 압박을 받는다. 시간도 충분히 제공받지 못한다. '빨리빨리' 결과물을 내 놓아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강점관점으로, 클라이언트를 인간적으로 대접하면서 실천하고 싶지만, 인파에 밀려서 낭떠러지에 떨어지는 사람처럼, 일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왜곡된 시선을 갖게 된다.
강점관점 판타지란 무엇인가? 사회복지사가 클라이언트에게서 여러 가지 강점을 찾아 내기만 한다면, 그렇게 찾은 강점을 그에게 말해 주고 효과적으로 설득한다면, 그가 스스로 각성하고 스스로 일어나서 자신이 처한 현실적 어려움(경제적 어려움을 포함하는 다양한 어려움)을 하나씩 척척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하는 막연한 태도를 지칭한다. 아니, 이런 일은 생기지 않는다. 시간과 노력을 충분히 들여서 클라이언트(개인, 가족, 집단, 지역사회 등)와 관계를 맺고, 상대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면서 클라이언트가 스스로 강점을 말하고 수용하도록 기다리며, 이미 존재하는 강점/자원을 충분히 인정하고, 클라이언트와 함께 걸어간다고 해도 생길 둥 말 둥이다. 당연하다. 세상엔 공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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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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