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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년 만에 약속을 지키다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6. 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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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16년 만에 약속을 지키다

     

    글쓴이: 강진구 (인천종합사회복지관 사례관리팀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엄마가 한 마디 말씀하신 다음부터 매주 엄마와 밥을 먹고 있다. "이번 주에 밥먹으러 올래?" 엄마, 나, 아내, 아들 둘은 매주 엄마가 알고 있는 맛집에 다닌다. 간장게장, 판모밀, 장뚱어탕, 스시, 돼지갈비, 장어 등 메뉴도 아주 다양한데, 문득 의문스러웠다. '엄마가 이렇게 다양한 맛집을 어떻게 아셨을꼬? 남자친구라도 생겼나?(엄마는 45년 전에 아버지와 사별했다)‘ 그래서 물어 보니 엄마는 그냥, 우리 가족하고 밥 먹는 게 좋아서 여러 지인에게 맛집을 물어봤다고 한다.

     

    다시 돌아온 주말, 엄마가 식당 말고 이번에는 집으로 밥 먹으러 오라고 하신다. "엄마가 맛있는거 많이 만들어 놓을 테니 집으로 와라" 그래서 우리 가족은 엄마집으로 다 같이 향했다. 현관부터 맛있는 음식 냄새가 코를 찌르니 배에게 꼬르륵 소리가 절로 난다. 지글지글, 보글보글, '정말 여러 음식을 한꺼번에 만들고 계시는구나' 생각하는 순간,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요리하는 모습 진짜 오랜만에 보네...'

     

    나는 결혼 전에 엄마와 단 둘이 살았다. 나는 외동 아들이고 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 전 지병으로 돌아가셨다. 소위 말하는 모자 가정, 한부모 세대이다. 그래서 식구도 둘뿐이라 식사 때 반찬양도 많지 않고 가지수도 적었다. 그런데 이 순간 엄마가 차린 밥상을 보니 손자 둘 먹인다고 정성스럽게 구운 소고기와 온갖 반찬이 큰상을 가득히 채우고 있다.

     

    16년 전, 마지막으로 엄마와 단 둘이 먹었던 밥상이 어땠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하지만 당시에 내가 엄마에게 했던 말은 생생히 기억한다. "엄마 이제 우리에게 가족이 세 명은 더 생길 거예요" 아내가 마지막 반찬을 들고 방으로 들어온다. 첫째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고기 두 점을 집어서 입안 가득히 넣고 우걱우걱 먹는다. 둘째아들이 된장찌개에 있는 두부를 밥 위에 얹어 아~ 입을 벌리고 먹는다. 이 모습을 엄마가 흐뭇하게 바라본다. 나는 생각했다. '아! 그래 이걸로 됐다.' 나는 엄마와 맺은 약속을 지켰다. 

     

    <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강진구 선생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강진구 선생님께서는 인천시사회복지사협회가 기획한 '성숙을 담는 글쓰기, 회전목마' 클래스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_ 인천시사회복지사협회 김성준 회장님, 박정아 사무처장님, 남희은 주임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글쓴이 피드백> 

     

    (1) 글을 쓰면서 느낀점

    처음 사진을 찍을 때 엄마와 맺은 약속을 떠올리지는 못했습니다. 그냥 제 두 아들이 할머니가 차린 밥상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뿌듯했고, 무심결에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후 사진을 보며 글을 쓰다 보니 '저 밥상에서 둘만 밥을 먹다가 이제는 다섯 명이 먹는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16년 전 엄마에게 했던 약속이 떠올라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글은 짧지만 쓰는 내내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아직 부족한 실력으로 썼지만, 완성한 글을 보고 몇 번을 다시 읽으면서 즐거웠고, 글을 쓰는 일이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느꼈습니다. 

    (2) 수업을 듣고 첨삭지도를 받으면서 느낀 점

    이재원 선생님 수업을 들으면서, 글을 쓰는 행위는 평소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일상에 내 생각과 감정을 입혀서 특별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느꼈습니다. 좋은 글감을 찾고 글을 쓰기가 쉽지는 않지만, 요즘에는 글쓰기 수업이 기다려지고 '내가 제출한 글에 선생님께서 어떻게 첨삭을 해 주실까?' 궁금해집니다. 이재원 선생님 수업을 듣는 동료 수강생들은, 쉬는 시간에 휴식도 취하지 않고 모두 다 조용히 글을 쓰는 모습을 종종 보입니다(정말 신기한 모습입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글쓰기를 좋아하는 우리 모습, 참 보기 좋습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원래, 유머러스한 사람 중에는 태어날 때부터 유쾌하고 명랑한 사람도 있지만, 너무나도 힘들고 어렵게 살아서, 반대로 신나게 살아 보려고, 스스로 먼저 웃고 남도 웃기게 된 사람이 꽤 있지요. 이제 보니, 강진구 선생님께서도 그런 분이셨네요. 쉽지만은 않으셨을 텐데, 아버님 없이도 잘 견뎌 내시고 잘 성장하셔서 어머님과 맺은 약속을 당당하게 지키셨네요. 씩씩하신 모자에게 경의를 바칩니다.

     

    위 글을 쓰면서 즐겁고 행복하셨다고 말하셨는데, 글쓰기를 가르치는 선생으로서 이보다 더 뿌듯한 일은 없으리라 확신합니다. 밥상 사진을 들여다 보시면서 의미를 깊게 생각하시고, 그렇게 생각하신 의미를 정리하시고, 글로 써 내시면서 매 순간 느끼셨을 긍정적인 감각을 강진구 선생님께서 부디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실하게 쓰는 사람이 글을 잘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하... 맞습니다. 전혀 과장이 아니지요. 제가 강의와 강의 사이에 쉬는 시간을 드렸는데,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으시고 아무 말 없이 키보드를 투닥투닥 두드리시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강진구 선생님 말씀처럼, 각자가 스스로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면 나오지 않을 장면이었겠지요? 남은 수업 시간 동안에도 계속 명랑하고 성실하게 수업에 참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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