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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사막에서 살아남는 방법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6. 9. 07:41728x90반응형
글쓰기 공부는 왜 어려운가?
글쓰기를 가르칠 때 학생에게 가장 많이 듣는 피드백은? '글쓰기, 너무 어렵습니다!' 이 말이다. 이런 피드백을 들으면 나는 이렇게 답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기술 중에서, 모든 가치 있는 기술은 배우기 어렵습니다. 만약, 그대가 어떤 기술을 배우는데, 너무 쉽다면? 그 기술은 가치가 별로 없다고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맞습니다. 글쓰기는 가치가 높기 때문에 배우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끝없이 말하고, 글을 쓴다. 그래서 얼핏 보기엔 말하고 글을 쓰는 작업이 어렵지 않을 거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막상 말하기나 글쓰기를 제대로, 기초부터 체계적으로 배우게 되면, 겉으로 보기보다 훨씬 더 배우기 어렵다는 사실을 절절하게 깨닫게 된다. 특히, 글쓰기는 내가 생각하는 바를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정리하는 기술인데, 독자에게 쉬울수록 쓰긴 어렵다.
보통 우리는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생각나는 대로' 쓴다. 마치 시냇물이 흐르듯, 아무런 노동을 가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두는데 힘이 들 이유가 없다. 그런데 글쓰기는 이렇게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생각 시냇물을 때로는 가로막고, 때로는 흘러가도록 조작해서 일부러 물줄기를 바꾸는 작업이다. 자연스러운 과정을 억지로 바꾸는 작업이니 어색하고 어려울 수밖에.
그런데 이상은 원론적인 이야기이고, 나는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꺼내고 싶다. 글쓰기 공부를 체계적으로 시작한 사람은, 보통 글을 아주 잘 쓰는 작가가 쓴 책을 읽는다. 작가가 왜 작가인가? 글 쓰는 방법을 충분히 익혀서 완성되었기 때문에 작가다. 이런 사람이 글쓰기 책을 쓰면, 모든 과정을 거쳐서 완성된 최종 결과물을 내용으로 채우기 쉽다. 바로, 이 최종 결과물이 문제다.
글쓰기 공부를 이제 막 시작한 사람은, 글쓰기 책을 쓴 작가보다 한참 뒤쳐져 있다. 작가가 보여준 그럴 듯한 길, 작가가 먼저 걸어간 길을 뒤쫓아 가고 싶다. 그런데 작가가 글쓰기 책에서 보여주는 최종 결과물은, 너무 그럴듯하고 너무 근사해서, 글쓰기 학습 초보자가 보다가 낙심을 쉽게 하게 된다. 즉, 과정 중에서도 초기 과정을 밟는 사람이 최종 결과물을 보니까 낙심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글쓰기 초보자는 뭔가 완성된 체계가 적혀 있는 책을 읽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거꾸로, 글쓰기 책을 쓰는 사람은 최종 결과물을 근사하게 제시하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글쓰기를 이제 막 시작한 사람이 글쓰기 재미를 느끼고 글쓰기 수련을 조금이라도 쉽고 재미있게 시작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기 과정에 집중하도록 도와야 한단 말이다.
그래서 내가 오랜 시간 공부하면서, 고안한 나만의 방법론이 '두단락 글쓰기'이다. 나는 이 방법론에, 처음부터 어렵게 긴 글을 쓰려고 힘 빼지 말고, 아주 짧은 글을 집중적으로 많이 써 보면서 기본 실력을 다지자는 생각을 담았다. 그러면서도 글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핵심 개념과, 아주 짧게 쓴 글 주제를 유지하면서 조금씩 긴 글로 확장해 나갈 수 있는 구조를 제시한다.
글쓰기 초심자를,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에 떨어진 조난자에 비유해 본다. 그가 운이 억세게 좋고, 필사적으로 노력한다면, 이 사막에서 벗어나 생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글쓰기 사막에서는 최종 결과도 중요하지만 생존에 이르는 여정이 더욱 중요하다. 외롭고 힘겹지만 한 걸음씩이라도 발을 내 딛는 모든 과정이 중요하다. 이 한 걸음 덕분에 그가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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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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