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두 단락 글쓰기 방법론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6. 11. 08:38
    728x90
    반응형


    글쓰기는 배우기 어렵다. 나에게 글쓰기를 배우는 거의 모든 학생이 이렇게 말한다. 왜? 우선, 글쓰기 재료는 내 마음 속에 있는 생각과 감정이다. 글쓴이는 이 생각과 감정을 일정하게 정리해서 외부에 글자로 표현한다. 우리가 어떤 경험을 하면, 별로 힘을 안 들여도 자연스럽게 생각이 떠오르고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쉽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착시 현상이다. 글 재료가 되는 생각과 감정은 우리가 거저 얻을 수 있지만, 머리를 힘들게 굴려서 생각과 감정을 체계적으로 정리를 해야만 글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체계적으로 정리한다'는 말은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라는 뜻이다. 우리는 일차적으로는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서, 이차적으로는 소통하기 위해서 글을 쓴다. 혼자 쓰고 혼자 읽는 일기도 있지만, 이마저도 과거에 존재했던 내가 쓴 글을 미래에 존재할 내가 읽으니, 사실상 타인을 의식하고 쓰는 셈이다. 내 마음 속 재료를 풀어내는데, 읽을 사람이 쉽고 편하게 이해하도록 정리해야 하므로, 쉽지 않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사물을 이해하는 방식과 내 글을 실제로 읽을 독자가 지닌 특성을 알아야 한다. 

     

    이 두 가지 요소 중에서 역시 기본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사물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우리가 생각과 감정을 글로 옮길 때 따르는 일정한 순서와 질서'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리고 다시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글 구성/구조'라고 말할 수 있겠다. 글쓰기를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은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아무런 계획 없이, 재료를 그냥 늘어 놓으려고 한다. '생각나는 대로 쓰는' 방식인데, 이렇게 쓰면 내용이 정리가 되지 않고 이리저리 흔들리기 때문에 독자가 쉽고 편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어떤 사람이 문장을 참말로 아름답고 우아하게 쓴다고 가정해 보자. 이 사람이 글을 잘 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직은 아니다. 글은 여러 문장을 응집력 있게 모아 놓은 구성체이기 때문이다. 문장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가 되면 필연적으로 문장과 문장 사이에 관계(말하자면 위계 질서)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관계(위계 질서)를 제대로 이해하고, 문장과 문장을 적절하게 구성해야만, 읽는 사람이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글쓰기란 상식과 다르게 문장 잘 쓰는 능력보다 구성 능력이 중요하다.

     

    글 구성 능력은 어떻게 획득할 수 있을까? 체계적으로 공부하면 된다. 그런데 이 공부가 쉽지 않다. 왜? 글쓰기 책을 보면 공부할 수 있는데, 글쓰기 책이 문제다. 세상에 이미 출판되어 있는 글쓰기 책은 누가 썼을까? 일정 수준 이상으로 글을 쓸 수 있는 전문가가 썼다. 전문가는 초심자가 아니다. 처음에는 초심자였겠지만, 책을 낼 정도면 오래 전에 초심자를 졸업한 사람이라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이 사람이 제시하는 글 구성 방법은 이미 충분히 숙성된 고급진 방법일 가능성이 높다. 이래서 글 구성 방법 공부가 어렵다. 

     

    글쓰기 초심자란 이제 막 글쓰기 방법을 배우기 시작한 사람인데, 어떻게 이미 충분히 완성된 고급진 방법을 배울 수 있겠는가? 이해는 어느 정도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글을 쓸 때 사용하기는 어렵다. 이제 막 입대한 이등병에게 전차 운전 방법을 가르친다고 곧바로 운전할 수 있겠는가? 당연히, 못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글 구성 방법을 배워야 할까? 초심자가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이와 동시에, 그가 나중에 실력이 향상되었을 때 사용할 고급진 방법과도 부드럽게 연결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래서 내가 고안한 방법론이 '두 단락 글쓰기'이다. 이 방법론을 이해하려면, 먼저 단락 개념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한 마디로, 단락이란 작은 글 덩어리다. 글을 쓸 때 우리는 먼저 어떤 생각을 떠올린 후에 이 생각을 정리해서 문자로 옮긴다. 우리가 떠올린 생각은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다. 생각이 작다면? 짧게 한 덩어리 글로(한 단락으로) 쓸 수 있다. 하지만 생각이 크다면? 큰 생각을 쪼개서 작은 생각 여러 개로 정리하고, 이 작은 생각들을 작은 글 덩어리로 나누어 옮겨적을 수 있다. 여러 개 단락으로 쪼개서 쓴다는 뜻이다.  

     

    생각이 많으면 생각 덩어리가 많고, 생각 덩어리가 많으면 단락도 많아져서, 전체 글이 길어진다. 반대로, 생각이 적으면 생각 덩어리도 적고, 생각 덩어리가 적으면 단락도 적어져서, 전체 글이 짧아진다. 따라서 '두 단락 글쓰기' 방법론은 두 단락으로 구성된 '짧은 글을 쓰자'는 제안이다. 그런데 몇 가지 질문이 생긴다. 우리가 마음에 떠올리는 생각 크기는 제 각각인데, 생각이 커서 여러 단락으로 써야만 하는 글도 있는데, 왜 두 단락으로(짧게) 글을 쓰자는 말인가? 그리고 글로 옮기고 싶은 생각이 크다면 어떻게 두 단락으로 쓸 수 있겠는가? 

     

    당연히, 나는 모든 글을 두 단락으로(짧게) 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모든 글을 두 단락으로(짧게) 써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나는 글쓰기 초심자가 글쓰기를 일상적으로 쉽게 연습하려면 두 단락으로(짧게) 글을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리고 이 '두 단락 글쓰기' 개념을, 좀 더 긴 글을 쓰기 위한 글 구성 원리를 연결지어서 이해한다면, 글쓰기 초심자가 초보 수준부터 달인 수준까지 실력을 향상시키기가 조금 더 쉬워진다고 생각할 뿐이다. 내가 정리해 온 생각을 아래에서 차근차근 서술해 보겠다.


    이름이 '두 단락 글쓰기'이므로, 당연히 두 단락으로 글을 쓰면 된다. 

     

    여기에서, '단락'은 작은 생각 덩어리를 정리한 후에 문장 여러 개로 옮겨놓은 글 단위다. 한 단락을 구성하는 여러 문장은 서로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 아무런 상관 없는 문장 여러 개를 뭉쳐 놓았다고 '단락'이라고 칭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두 단락을 연속해서 배치해서 전체 글을 완성했으니, 첫 번째 단락과 두 번째 단락 사이에 어떤 관계가 형성된다. 한 단락을 구성하는 여러 문장 사이에 관계가 있듯이, 전체 글을 구성하는 여러 단락 사이에도 관계가 존재한다. 

     

    이 지점에서, 고전적인 전체 글 구성 방법인 '서론-본론-결론'을 생각해 보자. 우리가 어떤 글을 쓰든지 '서론-본론-결론' 구조를 따른다면, 서론에서는 글감을 소개하고, 본론에서는 해당 글감에 대해서 필자가 핵심적으로 생각한 바를 기술하며, 결론에서는 본론에서 기술한 '글감에 대한 핵심 생각'을 요약/재정리하고 여운을 남기면서 끝낸다. 

     

    '두 단락 글쓰기'에서는 단락 두 개로 글 한 편을 완성한다. 이 두 단락 중에서 첫 번째 단락은 '서론-본론-결론' 구조로 보자면, 서론에 해당한다. (말하자면, 첫 번째 단락에서는 글 전체 글감을 소개한다.) 그리고 두 번째 단락은 '서론-본론-결론' 구조로 보자면, 본론에 해당한다. (그러니까, 두 번째 단락에서는 글 전체 글감에 대해서 글쓴이가 마음에 떠올린 핵심 생각을 정리한다.)

     

    그렇다면 '서론-본론-결론' 구조에서 '결론'은 어디 갔나? 나는 결론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왜냐하면 결론은 본론을 반복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결론을 생략해도 글 전체 주제를 표현하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글쓰기 초심자는 글을 쓸 때 정말로 중요한 핵심 요소만 이해하고 사용해도 충분하기 때문에, 그러니까 글쓰기를 조금이라도 더 단순하고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나는 결론을 생략한다. (이는 잠정적인 방법일 뿐이다. 두 단락 글쓰기 연습이 충분히 되었다면, 그래서 글쓰기 실력이 향상되었다면, 글을 쓸 때 결론도 정성스럽게 써서, 본론에서 표현하려는 핵심 생각을 한 번 더 강조하고, 지적 여운을 남길 수 있게 된다.) 


    이 대목에서는, 서론, 본론, 결론을 중요도 차원에서 각각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살펴보고, 이 내용을 '두 단락 글쓰기' 구조에 적용한다. 

     

    일반적으로, 글쓰기 책에는 서론, 본론, 결론을 대략 비슷한 분량으로 설명한다. 그래서 글쓰기 책을 읽는 사람은 자연스럽게(무의식적으로) 서론, 본론, 결론이 비슷하게 중요하다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조금 강조해서 말하자면, 본론이 서론에 비해서 10배는 더 중요하다. 그리고 결론은 서론보다 덜 중요하다. 왜냐하면, 글을 쓰는 이유를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바로 본론에 적는 글 전체 글감에 대한 핵심 생각('주제')이기 때문이다. 

     

    결론은 글쓰기에서 역할이 부차적이다. 필자는, 서론에서 소개한 글 전체 글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본론에서 자세하게 기술한 다음에, 결론에서는 그 핵심 생각을 단순히 정리한다.  

     

    내가 제시하는 '두 단락 글쓰기'에서는 서론에서 '서사 방식'으로 글 전체 글감을 소개한다. 서사가 무엇인가? 어떤 인물이 시간 순서에 따라서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기술하는 이야기다. 한편, 본론에서는 '설명 방식'으로 글 전체 글감에 대한 핵심 생각을 전개한다. 설명이 무엇인가? 독자가 모르는 무엇을 구체적으로 기술해서 이해시키는 전개 방식이다. 그리고 결론에서는 본론에서 제시한, 글 전체 글감에 대한 핵심 생각을 요약/재정리하고 여운을 남긴다. 

     

    그러므로 서론에서는 글 전체 글감(A)를 소개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본론에서는 이 글 전체 글감(A)에 대한 핵심 생각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단순하게 표현한다면, 'A가(서론), 어떻다(본론)'가 된다. (결론은 중요하지 않으므로 대개는 생략한다.)

     

    'A가 어떻다'에서 'A'는 무엇인가? 글 전체 글감(소재)다. '어떻다'는 무엇인가? 글 전체 글감(소재)에 대한 핵심 생각이다. 

     

    글 전체 글감 'A(소재)'와 A에 대한 '핵심 생각'을 연결하면 무엇이 되는가? 

     

    바로, '(글 전체) 주제'가 된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글을 쓸 때, '소재'에 대한 '핵심 생각'을 연결하면 '주제'가 된다. 

     

    위에서 정리했던 'A(소재)가 어떻다(소재에 대한 핵심 생각)'가 바로 '주제'다.


    이 대목에서는, '두 단락 글쓰기' 방법론을 적용할 때, 두 단락을 어느 정도 길이로 써야 할지에 대해서 살펴본다. 그리고 만약에 전체 글 길이가 길어진다면(내용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길어져야 한다면) 어떻게 확장할지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두 단락 글쓰기'는 글쓰기 초심자가 글쓰기를 쉽게 연습할 수 있도록 구상한 개념이다. 글쓰기를 쉽게 연습하려면, 무엇보다도 쓸 내용이 적어야 한다. 쓸 내용이 적으려면, 주제를 작게 잡아야 한다. '주제를 작게 잡으려면',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생각을 작게 쪼개야 한다. 예컨대, 우리가 어떤 일을 경험하고 나서 글을 쓰려고 한다면, 경험 전체를 쓰지 말고 그 경험을 잘게 쪼갠 후에, 상대적으로 좀 더 의미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러니까, 첫 번째 단락(서론)에는 작게 쪼갠 경험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고, 두 번째 단락(본론)에는 그 경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다. 

     

    그런데 서론이든 본론이든, 쓰고 싶은 내용이 많다면? 서론이든 본론이든 단락 숫자를 체계적으로 늘리면 된다. 이때, 글쓰기 초심자라면, 일반적으로는 서론을 늘리는 편이 좀 더 쉽다. 왜냐하면 '두 단락 글쓰기' 방법론에서 서론(첫 번째 단락)은 서사, 다시 말해서 어떤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쓰는 전개 방식을 택하는데, 이야기를 쓰는 방식이므로 본론에 비해서 분량을 늘리기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첫 번째 단락을 늘리면 여러 단락이 되겠지만, 결국 서론이므로 '글감(소재)'를 소개하는 과업이 가장 중요하다. A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적절하게 나누어서 쓰면 된다.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이 초심자일수록, 본론에 해당하는 두 번째 단락은 간략하게 정리해서 쓸수록 좋겠다. (가급적이면, 본론은 여러 단락으로 늘리지 말라는 뜻이다.)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이 초심자라면, 결론은 아예 생략해도 괜찮다. 결론은 본론 재탕이므로, 전체 글 구조를 생각하면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다시 정리한다. '두 단락 글쓰기'에서 첫 번째 단락(서론)은 (혹시 필요해서 여러 단락으로 확장되더라도) A라는 글감을 소개하는 활동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두 번째 단락(본론)은 A라는 글감에 대한 핵심 생각을 간결하게 쓰는 활동이 가장 중요하다. 

     

    서론과 본론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A가(글감) 어떻다(글감에 대한 핵심 생각)'는 주제가 도출된다. 

     


    '두 단락 글쓰기'는 단락이 두 개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얼핏 보면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글 전체 구조(서론-본론-결론)에 대해서 단단하게 이해해야만 구현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듯한 세상에서, 어떤 특정한 대상에 대해서 떠올린 생각을 체계적으로 잘게 쪼개는 연습이 되어 있어야만 구현할 수 있다. 아울러, 글 전개 방법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이해해야만 제대로 구현할 수 있다. 

     

    하... 실질적으로 글을 써 보고, 본인이 쓴 글에 대해서 개별적으로 피드백을 받고, 글쓰기 이론을 학습하면서 연습을 해 보면 상대적으로 매우 쉽고 편하게 이해할 수 있는 개념/과정을 글로 정리하면서 설명하려니까, 역시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3년 동안 글쓰기 초심자에게 직접 글쓰기를 가르치면서 공부하고 정리한 생각과 아이디어를 이렇게 글로 옮기고 나니, 내 생각을 지도로 만든 듯하여 뿌듯하다. 

     

    역시, 글은 써야 글이 된다. 머리로 생각만 해서는 정리가 안 된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무엇이라도 쓴 후에, 전체적으로 들여다 보면서 주제와 구성을 찬찬히 고민해야 비로소 모든 요소가 정리되기 시작한다. 무엇보다도, 글 전체 구성 방법(서론-본론-결론), 글 전개 방식(서사, 설명), 글 중요도를 한 체계 안에서 앞뒤가 맞게 정리할 수 있어서 성취감이 크게 느껴진다. 그러니 그대도 일단 쓰기 시작하라.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내가 가르친 뛰어난 사회사업가께서 들려 주신 이야기: "제가 돕는 청소년이 너무 기특한 행동을 하기에, 저나 제 동료들이나 아주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되었어요. '우와~ 너 어떻게 이렇게 한

    empowering.tistory.com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