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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졸음껌) 중독자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6. 25. 14:26728x90반응형
나는 (졸음껌) 중독자
글쓴이: 박지선(서울시 어르신돌봄종사자 종합지원센터 연구원,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내 가방 속에 절대 없어서는 안될 물건이 있다. 졸음껌이다. 수중에 졸음껌이 없으면 괜히 초조해진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졸음껌은 생활필수품 그 이상으로, 내 생활 속 존재가치가 매우 높아졌다.
졸음껌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밤샘 때문으로 기억한다. 난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를 썩 좋아하지 않는다. 마실 당시에는 각성효과가 높지만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속이 쓰리는데다 더 심하게 피곤해지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이전에는 밤샐 일이 생기면 그저 양치질로 매운 치약맛이 입안에 얼마간 남아 있는 상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쪽잠을 택해야 했다.
처음 졸음껌을 깨물었을 때 그 느낌이 기억난다. 오도독오도독. 두세 번 깨문 순간, 매우 강력한 청량감과 칼칼함이 입안에서 뇌 속까지 관통하며 퍼져든다. 입에서 코로 연결되는 좁은 통로를 강한 멘톨향이 빛처럼 빠른 속도로 뚫고 지나간다. 콧구멍 쪽으로는 보이지 않는 얼음꽃이 피어난다. 눈까지 번쩍 뜨이는 느낌이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그야말로 신세계다.
첫 만남에서 꽤 좋은 느낌을 남긴 졸음껌은 금방 내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 졸음과 싸워야 할 때는 물론, 스트레스 받거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점심 먹고 이빨 닦기 귀찮을 때, 산책할 때, 운전할 때, 심심할 때 등등, 잠잘 때를 빼고는 졸음껌을 늘 입에 달고 산다. (글쓰기교실 숙제를 할 때도 졸음껌을 꽤 많이 씹었더랬다) 이쯤되면 졸음껌에 강력하게 중독된 사람답다.
요즘 맵부심이 유행이다. 졸음껌 중독자로서, 맵부심 넘치는 이들에게 한 가지 새로운 도전을 권해본다. 마스크를 한 상태에서 졸음껌을 씹어 보시라. 입 안이 아닌 눈을 통해 매운맛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안내>
_ 본 글을 쓰신 박지선 연구원님에게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박지선 연구원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글쓰기 클래스 '글로위로' 심화반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글쓴이 + 이재원 선생 피드백>
(1) 글을 쓰면서 느낀 점 (박지선)
(ㄱ) 심화반 첫번째 과제로 제출한 사진 3장. 이 중에 사진 한 장을 골라 두세단락 글을 제출하는 과제가 떨어졌다. 나는 망설임 없이 졸음껌 사진을 택했다. 대략 상술과 묘사를 집어넣으면 세 단락을 쓰는 데 적합하리라 어렴풋하게 판단했다. 이후 졸음껌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의미를 찾기 위해서다.
그런데 의미찾기에 너무 심취했나 보다. 세 단락, 네 단락, 다섯 단락, 여섯 단락, 일곱 단락. 단락이 폭주한다. 새삼 졸음껌 성분이 궁금해서 알지 못하는 성분명을 잔뜩 늘어놓은 단락, 왠지 껌성분과 씹는 일이 여러 모로 건강에 썩 좋지 않을 것 같다는 단락에 이어 뜬금없이 습관이 무섭다는 단락이 나오며 엉뚱한 이야기까지 끼어든다. '뭐 하는 거야? 정신 차려!' 결국, 세단락 쓰기는 실패했다. '하아... 이번 심화 과정에서는 두 세 단락 쓰기가 핵심인데 어쩌지?' 졸음껌보다 세단락 쓰기가 훨씬 더 맵다.
(ㄴ) 심화반 수업에서 두 세 단락으로 맞춰쓰신 다른 분들 글을 읽으며 감탄했다. 그리고 선생님 피드백과 쓰신 분들 말씀을 들으니, 그제서야 어떻게 써야 할지 대충 감이 왔다. 어렴풋한 상황에서 쓰기 시작하면 글이 장황해질 가능성이 높다. 먼저 충분히 생각하고,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2) 글을 읽으면서 느낀 점(이재원)
박지선 선생님께서 글을 쓰시기 전에 여러 방향으로 깊게 생각하고 또 생각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기쁘고 뿌듯합니다. 역시, 선생은 가르친 대로, 곧이 곧대로 성실하게 따라오는 학생 모습을 볼 때가 가장 행복하답니다. 앞으로도 지금 이 느낌을 잘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어떤 글을 쓰더라도 그 느낌을 떠올리시길 바랍니다.
글을 쓰기 전에 우리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당연히! 먼저, 내가 결론적으로 하고 싶은 말, 즉 주제를 선명하고 뚜렷하게 포착해야 합니다. 주제는 글이 시작하는 지점이자 끝나는 지점이니까요. 그래서 주제 외에는 아무 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헌데, 주제를 문장으로 쓰기 전까지는 아직 생각일 뿐입니다. 따라서 글을 짧게 쓰려면 처음 생각 단계에서부터 작은 크기로 생각해야 합니다. 생각 단계에서 미리 자르는 방법입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 글을 쓰는 도중에 잘라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생각할 때는 크기가 적당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쓰기 시작하다 보면 내용이 많아져서 늘어지는 경우에 사용합니다. 글이 지나치게 길어진다고 느껴지면, 잠깐 글쓰기를 멈추고 글을 중간에서 자릅니다. 지금 쓰고 싶은 내용만 남기고 나머지는 (글감으로서 가치있다고 여겨지면) 따로 저장해 둡니다. 그리고 남은 내용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쓰기 시작합니다.
이번 글을 쓰실 때, 박지선 선생님께서는 첫 번째 방법과 두 번째 방법을 모두 사용하셨네요? 이렇게 글을 쓰는 과정을 따져 보면서 의식화하면 다음 번에 글을 쓸 때 도움이 되더라고요.
(3) 첨삭 지도를 받으면서 느낀 점(박지선)
(ㄱ) 과제를 내고 나면 상당히 긴장된다.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번 과제에서는 핵심 미션인 세 단락 쓰기를 못한 채 냈기 때문에 더 긴장했다. 카톡방에서 1이 없어졌을 때 느껴지는 긴장감이란... (난 정말이지, 극소심쟁이다) 한참 지나 받은 피드백 내용에 생각치 못한 따뜻한 글이 적혀 있었다. 독자를 설득할 수 있다면 단락수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말씀. 아... 정말 너그럽고, 마음씨 좋은 선생님!
(ㄴ) 선생님 피드백에 조심스럽게 핑계를 대고 싶다. <적의것들>은 선생님께서 기본반 첫 시간부터 엄청 강조하셨기 때문에 확실히 인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내 글에 등장한다면, 다른 적절한 표현을 못 찾았기 때문이다. 이럴 땐 선생님 찬스에 기댈 수밖에 없다.(4) 첨삭 지도하면서 느낀 점(이재원)
정말 잘 쓰셨어요. 제가 손 댈 곳이 거의 없더라고요. 완전 인정! 소재는 재미있고, 주제도 흥미로우며, 진지하게 접근하시는 태도도 좋고, 그 사이에 부드럽게 끼워 넣으신 유머 감각도 훌륭합니다. 진지하게 쓰신 글에 완전히 설득되어서 길이에 대해서는 언급할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역시, 글은 해방이면서 설득입니다. 이 정도 설득력이 있다면, 이 부족한 선생도 함부로 평가할 수 없습니다. 진심으로 잘 쓰셨다고 말씀 드립니다. 한 마디로, 소품처럼 보이는 걸작을 쓰셨어요. (부디, 어디든 가셔서, 저에게 글쓰기를 배우셨다고 말씀해 주십사 부탁 드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진지한 태도와 유머 감각이 스며든 글쓰기 개성을 절대로 잃지 마시라고 강력하게 권고 드립니다. 글 쓰는 사람이 개성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습니다. 박지선만이 낼 수 있는 색깔을 부디 잃지 마세요.
<설명 단락을 쉽게 쓰기 위한 만능 공식>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지식 공유하기(기타) > 글쓰기 공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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