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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에는 당신 패딩 하나 꼭 장만합시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6. 28. 07:41728x90반응형
글쓴이: 박정은 (장애인보호작업장 빛과둥지 사무국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신랑 : “하나밖에 없는 내 여름슬리퍼를 자기가 버려서 신을 게 없어.”
나 : “미안해 자기야. 내가 새 슬리퍼 사줄게. 나가자.”
항상 신랑은 나에게 ‘입을 옷이 없다’, ‘신을 만한 신발이 없다’ 투정을 부리지만, 윈도우 쇼핑만 하다가 결국 사지 않는다. 이날도 우리는 슬리퍼를 사지 못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1+1 세일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나 : “자기야, 이 옷 어때? 티셔츠가 ‘1+1인데 39,000원’이야. 옆에 있는 59,000원보다 싸다.”
“편하게 입을 수 있고 가격 부담도 덜 되고 좋은데?”
신랑 : (옷을 만져본다)
매장 직원 : “한번 입어보세요.”
(옷을 입어보니 제법 날씬해 보이고, 잘 어울린다.)
나 : “괜찮네. 난 좋은데 자기는 어때? 연한 카키색도 잘 어울릴 거 같아.”
거울을 보며 만족스러워하는 신랑 표정을 확인한 후 나는 다른 색상을 더 추천했고, 우리는 쇼핑에 성공했다.
신랑은 나에게 종종 투정을 부린다: ‘갤럭시 워치 사줘’, ‘입을 옷이 없다’, ‘어울리는 신발이 없다.’ 그러나 정작 내가 사 주겠다고 나서면 윈도우 쇼핑만하고 사지 않는다. 남편은 허세가 있다기보다는 오히려 검소하다. 예컨대, 신랑은 ‘내 스타일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내가 사준 옷만 입는다. 본인이 ‘옷을 사기 시작하면 신발부터 액세서리까지 다 맞춰야 하고 돈이 많이 든다’며 ‘대충 입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일을 마치고 집에 온 나에게는 이렇게 말하면서 내 옷을 사라고 말한다: ‘자기 딱 떨어지는 옷 좀 사 입어봐. 자기는 그게 더 잘 어울리더라.’
본인은 대충 입어도 아이들과 아내는 예쁘게 입기를 바라는 당신. 당신 마음처럼 나도 당신 모습이 더 빛나면 좋겠어요. 올 겨울에는 당신 패딩 하나 꼭 장만합시다. 아이들 패딩은 올해까지는 넉넉해요.
<안내>
_ 본 글을 쓰신 박정은 국장님에게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박정은 국장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글쓰기 클래스 '글로위로' 심화반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글쓴이 피드백>
(1) 글을 쓰면서 느낀 점
이전에 갤럭시 워치를 사달라던 신랑에 대해 글을 썼습니다. 사실 신랑은 본인에게 돈을 쓰기보다 아내와 자녀에게 아낌없이 사 주는 좋은 사람입니다. 맛있는 음식도 양보하고, 저보다 마음이 넓은 사람입니다. 이번에는 이 고마운 마음을 담아 써 보고 싶었습니다.
글쓰기 시작 단계에서 대화 내용으로 시작했으나 갈피를 못 잡고 양이 늘어났습니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서 짚어주셨던 중요 내용을 생각하여 작성하면서 두 단락으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막내 아들에 대해 한 편 더 쓰려다가 생각과 마음 정리가 안 되어 글쓰기를 멈췄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정리하여 구조를 짜는 연습을 더 해야겠습니다.(2) 첨삭 지도를 받으면서 느낀 점
이번에 글쓰기를 하면서 반복되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나름 고심하며 지웠는데 더 삭제해도 되는 문장이 숨어있었네요. 아마도 생각 정리가 덜 된 부분이 문장으로 나타난 듯합니다.
아낌없는 칭찬으로 글을 쓰는 용기를 얻습니다. 객관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글을 바로 볼 수 있게 해 주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주십니다. (녹화된 지난 수업을 들으며 더 확실히 느꼈습니다.) 개성을 존중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배운 글쓰기 수업으로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끼며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남은 심화반에서도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이재원 선생 피드백>
아주 잘 쓰셨습니다. 충분히 생각하고 쓰셨기 때문에 고칠 부분이 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박정은 국장님은 제가 옳다는 가장 결정적인 증거이십니다. 우선, 저는 누구나 제대로 배우면 글을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박정은 국장님께서 제 생각을 증명해 주셨습니다. 무엇보다도, 처음에 기본반 수업 시작할 때, '자신이 없다'고 자주 말씀하셨는데, 이제는 그 말씀이 무색하게 너무나도 잘 쓰십니다. (제가 가르친 학생 중에서 가장 빨리, 가장 많이 발전하셨어요!)
생각을 바로 글로 옮기지 마세요. 시간을 두고 글감에 대해서 충분히 생각하세요. 앞뒤, 좌우로 돌아보시면서 이 글감을 독자에게 제대로, 정확하게 전달하려면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세요. 국장님께서 넓고 깊게 고민하실수록, 최종적으로 쓰시는 글 품질이 높아집니다. 바로 이 글처럼요. 국장님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설명 단락을 쉽게 쓰기 위한 만능 공식>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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