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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가워, 곱슬아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6. 22.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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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반가워, 곱슬아!

     

    작성자: 조미리(서울시 중구교육복지센터 센터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나는 요즘 매일 곱슬머리를 가꾸는 즐거움에 빠져 산다. 내 곱슬머리는 그 이름도 무서운 “악성곱슬”이다. 숱도 엄청 많고, 모발도 두껍고 억세서 가끔 머리카락이 맨살에 닿으면 따가울 정도다. 나는 그동안 늘 이 곱슬머리를 단점이라 생각하고 가리기에 급급했다. 학창시절에는 귀밑 5cm 두발 단속 때문에 사자머리(?)로 다니느라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자존감도 많이 낮아졌다. 늘 단정하지 못 해 보이고, 매력 없어 보이는 머리, 어떻게 해도 수습이 안되는 머리 때문에 그동안 정말 힘들었다.

     

    그동안 나는 이 “악성곱슬”을 관리하느라 1년에 한 번씩 거금 50만원을 들여 매직펌을 했다. 숱 많은 내 악성곱슬을 펴느라 미용사 3명이 10시간 동안 열과 약품으로 곱슬을 펴는 매직펌을 해야했다. 미용실에 갈때마다 미용사에게 미안하고 눈치가 보여서 거금 50만원을 냈는데도내 머리를 해주는 미용사에게 그저 고맙기만 했다. 하지만 그렇게 오래 걸려 펌을해도 몇 주만 지나면 다시 빗자루, 사자머리로 변하기 일쑤였다. 머리 숱이 너무 많아서 머리끈이 자주 끊어졌고 머리를 감고 말릴 때도 너무 힘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네이버카페 “곱쓰리”를 발견했다. 그동안 모르던 신세계를 발견한 듯했다. 이 카페 회원은 모두 나처럼 “악성곱슬“이다. 이들은 외국에서 곱슬머리를 관리하는 방법(CGM: Cuyrly Girl Method)을 찾아 소개하고, 다양한 곱슬머리 전용 헤어 제품 후기를 나눴다. 그리고 곱슬머리로 살아오며 겪은 무수한 혐오와 차별 경험을 나누고, 각자 자기 곱슬을 사랑하고 가꾸는 모습을 공유하며 서로 지지하고, 응원했다.

     

    나도 용기 내 해외직구로 곱슬머리 전용 헤어 제품을 주문해 관리를 시작했다. 내 곱슬머리를 독한 열과 약품으로 억지로 펴지 않고(매직펌), 내 곱슬 컬을 타고난 모습 그대로 더욱 꼬불꼬불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요즘 매일 새로운 모양으로 구불거리는 내 곱슬머리를 관리하며, 스스로 더 자세히 살펴보고, 아끼고, 사랑한다. 내 소중한 곱슬머리가 나에게 ‘타고난 내 모습 그대로여도 괜찮다’고, ‘억지로 남들 시선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것 같다. 고집 센 내 곱슬아, 반가워! 고마워! 그동안 감추려고만 해서 미안했어. 우리 앞으로 더 많이 친해지자.

     

    <안내> 

    _ 본 글을 쓰신 조미리 센터장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조미리 센터장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글쓰기 클래스 '글로위로' 심화반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글쓴이 피드백> 

     

     (1) 글을 쓰면서 느낀 점

     

    저는 요즘 '자기-돌봄(self-care)'에 관심이 많습니다. 원조전문가에게 '자기-돌봄'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하게 느끼면서, 저 나름대로 자기-돌봄 활동을 실천하려 노력 중입니다. 그래서 자기-돌봄을 주제로 글을 쓰고 싶었는데, 무거운 이야기를 꺼내려니 마음이 힘들어 망설여졌습니다. 그런데 '너무 힘들게 쓰지 말고 그냥 요즘 내가 가장 즐거운 일, 재미있는 일을 주제로 글을 써보자' 싶어서 소중한 제 곱슬머리를 주제로 썼습니다. 글을 쓰고 보니 내가 나를 정말 잘 돌보고, 사랑하고 있구나 싶어서 힘도 나고, 기분도 좋아졌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이야기가 결국엔 자기-돌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글을 시작으로 요즘 제가 일상에서 실천하는 자기-돌봄 이야기를 시리즈로 써 보려 합니다. 

     

    (2) 수업을 듣고 첨삭지도를 받으면서 느낀 점 

     

    이번 과제를 수행하면서 '생각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다'는 이재원 선생님 말씀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며칠 동안 사랑하는 내 곱슬머리를 생각하며, 글쓰기 구조를 정리하고, 머리 속으로 문장을 다듬다 보니, 막상 막상 글을 쓸 때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글이 술술 써졌습니다.   
    사실, 저는 글을 길게 쓰는 편이고, 짧게 쓰기가 늘 어려웠습니다. 이재원 선생님 수업을 통해 '두 단락 글쓰기' 과제를 하며 짧지만 '간결하고, 쉽고, 깊이있게' 쓰는 방법을 배우고 익히게 되어 기쁩니다. 선생님께서 세심하게 첨삭해 주신 덕분에 제 글이 더 멋있어지고, 풍성하게 칭찬해 주셔서 자신감이 높아집니다. 저는 사회복지사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생각을 글로 남겨도 결국엔 사회복지 이야기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실감하며, 부담을 내려놓고 편히 글을 쓸 용기가 생겼습니다. 선생님 말씀처럼 자기돌봄 시리즈 글 100편을 쓴다면, 정말 책을 낼 수도 있겠구나 싶습니다. 새로운 꿈입니다. 아직은 어렵고 서툴지만, 꾸준히 쓰겠습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조미리 선생님께서 꺼내신 곱슬머리 이야기는 조미리 선생님 만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이 이야기가 전형적인 소수자 이야기로 들렸습니다. 남이 규정한 정체성으로만 살아오던 사람이 동료들을 만나 용기를 얻고, 자기 목소리를 되찾아, 세상에 증언하는 이야기로 보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는 명백하게 '해방 스토리'입니다. 해방이 필요한 모든 조미리에게 용기를 주는 이야기입니다. 

     

    평소 조미리 선생님께서는 글을 약간 길게 쓰셨지만, 이 글은 길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야기가 원래 품고 있는 길이만큼 쓰셨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늘 말씀 드린 '적절하게 포화(飽和)된 글'이기 때문입니다. 세세하게뜯어보면 계속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다채롭게 표현하셔서 반복된다는 느낌도 들지 않고, 군더더기로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기본기(상술)를 이해하시니 글이 단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이번에 경험하신 과정을 잊지 마세요. 사물에 관심을 쏟고, 그 중에서 하나를 골라 의미를 부여하고, 사진을 찍고, 다양한 생각을 자유롭게 떠올리고, 그 중에서 핵심을 골라 정리하고, 또 정리해서 글로 옮긴 과정말입니다. 상식과 달리, 글쓰기 과정 중에서 생각하는 단계가 차지하는 비율은 70% 이상입니다. 충분히 생각하고 써야 잘 쓸 수 있습니다. 조미리 선생님께서 증거를 보여 주셨습니다.  


    <설명 단락을 쉽게 쓰기 위한 만능 공식> 

     

    글쓰기 만능 공식

    '글쓰기 만능 공식'이라, 제목이 너무 거창한가? 물론, 배경을 설명할 필요가 있겠다. 먼저, 여기에서 말하는 ‘글’은 문학적인 글이 아니라 실용적인 글(설명문, 논증문)을 지칭한다. 원래는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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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내가 가르친 뛰어난 사회사업가께서 들려 주신 이야기: "제가 돕는 청소년이 너무 기특한 행동을 하기에, 저나 제 동료들이나 아주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되었어요. '우와~ 너 어떻게 이렇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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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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