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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 얼굴이 됐어! (보고 싶은 얼굴)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1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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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 얼굴이 됐어! (보고 싶은 얼굴)

     

    글쓴이: 이선영(한울지역정신건강센터 팀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나는 정신장애인을 돕는 기관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한다. 방학이 되면 사회복지현장을 실습 하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우리 기관에 방문한다. 실습생을 받으면 언젠가 반드시 이렇게 질문해 온다: ‘어떤 사회복지사가 좋은 사회복지사인가요?' 왠지 나보다는 사회복지사에게 도움을 받는 클라이언트가 더 정확하게 답할 듯하여, 우리 기관 이용 회원에게 여쭈어보았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 재미있는 사람, 취업을 잘 시켜주는 사람 등 다양한 답이 나왔다. 그런데 유독 김 선생님은 대답하지 않으셨다. 질문을 바꾸어 ‘제가 선생님 담당자인데 저는 어떤 점이 좋으세요?’ 라고 다시 여쭈어보았다. 내 얼굴을 뚫어져라 한참을 바라보던 김선생님께서 큰 소리로 답하셨다.

     

    ‘응, 얼굴이 됐어!’

     

    김 선생님께서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셔서 그 공간에 있던 사람 모두 한바탕 웃어버렸다. ‘그래, 난 얼굴이 완벽한(?) 사회복지사야!’ 아마도 김 선생님께서는 모난 곳 없이 둥글둥글한 내 얼굴이 좋으셨나 보다. 그리고 내가 얼굴처럼 둥글둥글하게 대해 드려서 좋게 보신 듯하다. 나는 원래부터 내 얼굴에 만족했지만, 김 선생님 말씀을 듣고 더욱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지역사회에서 사시던 김 선생님은 부양에 대한 부담으로 가족과 함께 살 수 없어 정신요양시설로 가시게 되었다. 헤어지던 날, 우리는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 그때 김 선생님께서 지역에서 살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이 있었다면, 사회복지사로서 내가 좀 더 노력했다면 지금도 김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을까. 오늘 따라 김 선생님이 많이 뵙고 싶다.

     

    <안내> 

    _ 본 글을 쓰신 이선영 팀장님에게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이선영 팀장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글쓰기 클래스 '글로위로' 심화반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글쓴이 피드백> 

     

    (1) 글을 쓰면서 느낀 점
    _ 친구들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며 김 선생님 이야기가 좋겠다는 조언을 듣고 써 보기로 했습니다. 글감은 비교적 쉽게 찾았으나 김 선생님이 이야기를 통해 나는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 포화하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포화가 끝나고 나니 술술 글이 써졌습니다. 하지만 마감 시간에 임박해서 제출해서 제대로 퇴고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_ 글을 마무리하며 김 선생님을 만나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상상만 했는데 왈칵 눈물이 났습니다. 상상 속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 선생님 말씀 잊지 않고 실천하는 사회복지사가 되겠습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2) 첨삭 지도를 받으며 느낀 점
    _ 동료 선생님께서 받는 첨삭 지도 내용을 보면서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배웁니다. 또한 따뜻하게 피드백 해 주시는 내용도 큰 힘이 됩니다. 
    _ 글을 마무리하며, 뭔가 허전하다고 느꼈습니다. 이재원 선생님께서 콕 집어서 세 번째 단락을 보완하도록 피드백 주셨습니다(빨간색 글씨). 피드백 주신 내용을 적용하니 내용이 휠씬 풍성하게 발전되었고,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감정도 독자에게도 잘 전달된다고 느껴집니다.

    _ 너무 짧게 글을 쓰는 듯하여, 이야기를 조금씩 불리는 시도를 해 보고 싶습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우선, 이선영 팀장님 개성과 강점이 뚜렷하게 드러나게 잘 쓰셨습니다. 다시 말해서, 문장이 간결하고 문체가 담백합니다.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으셨는데도, 전달하시려던 내용이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됩니다. (내용적으로 잘 포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소재에 관한 핵심 생각을 적절하게 자르는 능력, 잘게 자른 생각을 연결해서 재구성하는 능력이 날이 갈수록 향상되는 듯하여 선생으로서 무척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첫 단락, 첫 문장부터 무척 좋았습니다. 독자를 위해서 기본적인 정보를 알려주시려는 의도를 느꼈습니다. 그 이후에, 실습생 이야기에서 '좋은 사회복지사'에 관한 질문을 거쳐서 김 선생님 이야기로 이어지는 흐름이 자연스러우면서도 부드럽습니다. 간결하면서도 풍부합니다. 결말까지 이어지는 흐름도 좋았습니다. 다만, 핵심 생각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신 듯하여 그 부분만 조금 힘을 줘서 첨삭해 드렸습니다. 

     

    '얼굴이 됐어!'

     

    대단히 짧고 간단한 말씀이지만, 두 분 사이에 흐르는 대하 서사시(?)가 느껴집니다. 비유컨대, 수년 동안 퇴적된 이야기가 암석처럼 단단해진 느낌이랄까요. 참 신기합니다. 두 분은 이제 함께 지내지는 못하시지만, 독자는 글을 읽으면서 두 분이 여전히 함께 계신다고 느끼니까요. 마치 두 분이 다시 만나 서로 얼굴을 들여다 보면서 웃는 모습을 지금 보는 듯하니까요. 글이 이렇게 강력합니다. 글이 이렇게 생생합니다. 


    <설명 단락을 쉽게 쓰기 위한 만능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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