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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하면서도 풍성하게 글을 쓰는 방법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8. 18. 07:18728x90반응형
글 제목을 '간결하면서도 풍성한 글을 쓰는 방법'이라고 붙였지만, 곰곰 생각해 보면 '간결하게 쓰기'와 '풍성하게 쓰기'는 서로 이율배반적인 개념에 가깝다. '간결하다'는 말은 짧다는 뜻이고, '풍성하다'는 말은 글이 길다는 뜻이니까. 그래서 '간결하면서도 풍성한 글을 쓰는 방법'이라는 제목에 등장하는 '간결하다'와 '풍성하다'는 사전에 나오는 일반적인 의미를 넘어서는 조금 더 깊은 뜻을 나타낸다고 봐야 한다.
우선, 이 두 단어, '간결하다'와 '풍성하다'는 단순히 물리적인 '글 길이'를 나타내는 개념은 아니다. 이렇게 질문해 볼까. 글은 어디에서 시작하는가? 마음 속 생각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마음 속 생각은 덩치가 있다. 예를 들어, '밥에 김치를 얹어 먹고 싶다'는 생각은 덩치가 상대적으로 작다. 그냥 이 문장만으로 충분하고 꽉 찬 느낌이 든다. 반면에 예컨대 '김치 만드는 방법'에 관한 생각은 어떨까? 덩치가 작진 않다. (통상적으로) '김치 만드는 방법'을 쓰려면, 김치 재료부터 소개해야 하고, 각각 어떻게 다듬는지도 써야 하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재료를 버무리는지까지 써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글 덩치를 결정하는 요인은 두 가지다. 첫 번째 요인은, 상식적인 수준에서 글쓴이가 표현해야 할 분량. 이는 위에서 사례로 들었듯이 '어떤 대상에 관해서 보통 사람이 이해하려면 최소한으로 반드시 다뤄야 하는 분량'을 뜻한다. 두 번째 요인은, 특정한 독자가 글 소재에 대해서 알고 있는 지식 규모. 통상적으로 '김치 만드는 방법'에 관해서 글을 쓴다면, 앞 단락 후반부에 적은 내용 정도를 쓰면 된다. 하지만 만약에 독자가 김치를 전혀 모르는 외국인이라면 글 길이가 훨씬 더 길어질 수도 있겠다. 혹은, 독자가 김치를 잘 아는 한국인이라면 글 길이가 짧아질 수도 있겠다.
그런데, 원래 갖춰야 할 글 덩치보다 실제 글 길이가 짧으면 어떻게 될까? 독자가 글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반면에 원래 갖춰야 할 글 덩치보다 실제 글 길이가 길다면 어떻게 될까? 늘어져서 독자가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글 덩치를 결정하는 이 두 가지 요인을 세심하게 고려하면서 글에 담아야 할 내용(덩치)를 잘 가늠해야만, 간결하면서도 풍성한 글을 쓸 수 있다.
여기에서 위에 제시한 표제 그림을 보라. 좌측에 적혀 있는 번호대로 내려오면서 설명하겠다. (1) 글을 쓰기 위해서 우리는 대상(글감/소재)에 관한 생각을 모두 적을 수 없다. (2) 여러 가지 생각 중에서 하나를 초점으로 선택하고, 그와 관련된 내용만 뽑아 낸다. (3) 원래 표현해야 할 덩치만큼 글을 쓴다면 글감과 관련된 모든 내용을 쓰지 않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간결하면서도 풍부한 글). (4) 원래 표현해야 할 덩치보다 훨씬 더 짧게 글을 쓰면? 독자는 글쓴이가 표현하려는 생각을 쉽고 편하며 충분하게 이해할 수 없다. (독자는 생략된 내용을 추정해 내기 위해서 불필요한 지적 노동을 감수해야 한다.) (5) 원래 표현해야 할 덩치보다 훨씬 더 길게 글을 쓰면? 독자는 글을 뻔하고 지루하다고 느낀다. (독자는 지루한 내용을 참고 읽어야 한다.)
다시 글 처음으로 돌아간다. '(글이) 간결하다'는 말은 글 길이가 짧다는 말이 아니라, 글쓴이가 전달하려던 생각을 그 덩치에 알맞는 길이로 썼다는 뜻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쓸데 없이 군더더기를 붙이지 않았다는 말이다. 한편, '글이 풍성하다'는 말은 글 길이가 길다는 말이 아니라, 글쓴이가 전달하려던 생각을 충실하게 다루었다는 뜻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독자가 이해하는데 충분할 만큼 길다는 말이다.
'간결하면서도 풍성하게 글을 쓰는 방법'은 단순한 글쓰기 테크닉이 아니다. 그보다는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정리하고 초점화하는 과정'에 가깝다. 그러니까, 글감에 대해서 생각하고 정리하는 방법이다. 글감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면서 글이 취해야 하는 적당한 덩치를 가늠하고 그에 딱 맞게 쓰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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