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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이 글을 잘 쓸 수 있는 방법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8. 21. 07:19728x90반응형
평범한 사람이, 불특정 다수를 독자를 대상으로 삼고, 자신이 경험한 바를 소재로 선택해서 글을 쓴다고 가정해 보자. 당연히, 독자는 필자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필자가 누군지도 잘 모르고, 속으로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품고 있는지도 잘 모른다. 이때 필자가 오로지 자기만 이해할 수 있는 특수한 이야기를 글로 쓴다면 어떻게 될까? 독자는 생소한 사람이 쓴 생소한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가정한 이 상황에서 필자는 반드시 '불특정 다수 사람들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인 소재'를 골라야 한다.
그런데 필자가 소재를 아무리 보편적인 것으로 선택한다고 해도, 어쨌든 독자는 필자를 생소하게 느끼기 때문에, 독자 마음을 좀 더 편안하게 만드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럴 때는 '이야기체로 쓰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인간은 이야기로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교수 존 닐은 '인간은 이야기하려는 본능이 있고,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과 사회를 이해하는 존재'라고 말하면서 인간을 '호모 나랜스(Homo Narrans, 이야기하는 인간)'이라고 규정했다. 이야기는 인간 존재를 기본적으로 규정할 수 있을 정도로 근본적인 특징이다.
과거에 일어난 사건 중에서 지금 내가 보기에 중요한 사건을 선택하고 적절하게 재배열해서 글로 쓰는 기술 방법을 '서사'라고 말한다. 서사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쓰는 방법인가? 그렇다. 하지만 아니다. 일단, (논픽션) 서사문은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은 일을 재료로 삼는 소설과 다르게, 모든 재료가 사실이다. 예컨대, 일어나지 않은 일을 일기로 적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과거에 일어난 모든 일을 일기에 쓸 수도 없다. 글을 쓰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선택'한다. 따라서 일기는 특정한 초점에 맞춰서 사건을 재구성한 '주관적인 글'이다.
그렇다면 서사 방식으로 글을 쓰기 시작할 때, 어떤 내용부터 써야 할까? 잠깐만! 우선 쓰기부터 해선 안 된다. 쓰기 전에 글감에 대해서 생각을 더 해야 한다. 그리고 해당 글감에 대해서 내 태도와 관점이 어떤지, 구체적으로 어떤 생각을 떠올리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부터 또렷하게 생각하고 정리해야 한다. 대개 우리가 글을 쓸 때, 진짜 쓰고 싶은 이야기는 사건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사건을 경험하고 내가 떠올린 생각과 내가 느낀 감정이기 때문이다. 수천년 전부터 우리 인간은 이런 내용(글감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본론'이라고 칭했다.
다시 질문해 보자. 그렇다면 서사 방식으로 글을 쓰기 시작할 때, 어떤 내용부터 써야 할까? 본론부터 쓴다. 그렇다면 본론은 무엇인가? 내가 선택한 글감에 대해서 내가 느낀 바(감정)와 내가 생각한 바를 조리있게 쓴 부분이다. 우리가 흔히 '주제'라고 칭하는 개념이 바로 본론에 담은 내용이다. 그리고 '주제문'은 본론에 담긴 내용을 한 문장으로 축약한 문장이다. 그런데 본론은 서사 방식이 아니라 설명 방식으로 쓴다. 서사는 시간에 따라 흘러가는 이야기이고, 설명은 그 이야기를 그림처럼 멈추어 놓고 이 그림에 대한 생각을 풀어서 이해시키는 글이다.
지금까지 쓴 내용을 요약한다. (1) (생각 속에서) 과거에 내가 겪은 여러 이야기 중에서 인상적인 부분을 선택해서 연결짓는다. (2) (생각 속에서) 내가 겪은 이야기에 대해서 나는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정리한다. (3) 이렇게 정리한 생각과 감정을 먼저 설명문 방식으로 기록한다(본론). (4) 본론에 적은 생각이 시작된 이야기를 적는다(서론). 이때 자초지종을 장황하게 쓰지 않는다. '귤을 먹은 이야기'를 쓰려눈데 귤이 언제부터 재배되었는지 쓰면 안 된다. 바로, 귤을 먹은 이야기부터 써야 한다. (귤 단면을 보여 주며 시작하면 좋겠다.)
서사문으로 내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어떤 이야기를 쓰고, 그 이야기에 대한 내 생각이나 감정을 설명문으로 쓰는 형식. 내가 제시하는 글쓰기 방법론, '두 단락 글쓰기' 방법론이다. 내가 경험한 이야기가 조금 긴 이야기라면, 첫 번째 단락을 여러 단락으로 쪼개서 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앞부분 이야기가 길어진다고 해도,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앞머리(서론)에 불과하며, 진짜로 중요한 내용(본론)은 아니다. 내가 쓴 이야기에서 내가 어떤 지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설명문으로 적어야 본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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