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반쪽이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0. 12. 05:38
    728x90
    반응형

    반쪽이

     

    글쓴이: 이근자 (베스트지역아동센터 센터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하하하~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나는 TV 프로그램 중에서 ‘불후의 명곡’을 제일 좋아한다. (내가 즐겨 보는 티브이 프로 중 으뜸은 단연 "불후의 명곡"이다.) 그날도 어김없이 정자세로 앉아서 제 시간에 시청했다. 그런데 방송 말미에 상반기 왕중왕전을 인천에서 연다고 안내한다. 나는 너무 가고 싶어서 옆에 앉은 딸에게 신청해 달라고 졸랐다. 그러자 딸이 묻는다. "진짜 가고 싶어?" 내 부탁이 이상하게 들렸나보다. 난 무엇이든 하고 싶으면 딸들에게 부탁하지 않고 스스로 시도하기 때문이다.

     

    며칠 후 막내딸이 묻는다. 

    막내딸: "엄마, 불후의 명곡 왕중왕전에 가고 싶다고 했지?" 

    나: "그럼."  

    막내딸: “엄마가 진짜로 가고 싶어하는 거 같아서 신청했는데, 운 좋게 됐네?”

    나: “꺄악~ 정말? 진짜?”

    막내딸: “으이그~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엄마가 좋아하니 나도 좋네요.”

    내 말을 듣고 실력(?)을 발휘해 준 딸이 더없이 미덥다.

     

    왕중왕전은 2023년 7월 3일, (인천) 남동 체육관에서 열렸다. 현장에 도착하니, 무슨 난리가 났나 싶을 정도로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이곳 정원이 3,000명이나 된다는데, 그 이상 온 듯했다. 우리는 체육관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우리 앞 뒤에 선 사람들은 보라 옷을 입은 김호중 팬으로 멀리 대전에서도 왔단다. 우리는 노래가 좋아서 왔는데, 좋아하는 가수를 응원하러 이렇게 멀리까지 찾아왔다니 대단하다. 

     

    습하고 더운 날씨에 고픈 배를 움켜쥐고 오래 기다리다가 드디어 입장했다. 실내는 천국처럼 시원했다. 우리 가족 넷은 자리를 잡은 행복감에 젖어 손뼉를 치며 왕관이 쓰인 트로피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다. 젊은 딸들은 이무진에게 박수를 나는 박창근에게 환호를 보냈다. 2차 녹화까지 그들과 웃으며 노래와 퍼포먼스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행복한 시간을 즐겼다.

     

    방송하는 날, 무심히 TV화면을 지켜 보는데 큰 딸이 눈에 쏙, 들어왔다. “어머~”하는 순간 지나갔다. 딸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딸들이 "언제?" "누가 부를 때 나왔어?" 하며 되묻는다. 우리는 녹화된 동영상을 돌려 보면서 그 순간을 찾아냈다. 두 딸은 서로 흥분하며 몇 번을 돌려 보더니 "어? 엄마도 나왔네!" 한다. 정말 나도 살짝 보인다. 반쪽이로. 그래도 우리는 식구니까 금방 알아본다며 깔깔거린다. 우리 가족에게 재밌는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준 "불후의 명곡"이 참 고맙다.

     

     

    <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이근자 센터장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이근자 센터장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글쓰기 클래스 심화반 '글로위로'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1, 우연히 시작된 가족 이벤트가 즐겁고 재미있게 마무리 되었네요. 모든 식구 분들께서 깔깔거리며 웃으시는 소리가 제 귀에도 들리는 듯 생생합니다. 

     

    2. 일반적으로, 이 글을 읽는 독자는 이근자 선생님을 잘 모릅니다. 그러니 이근자 선생님(과 가족 분들) 개인 이야기가 그리 흥미롭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나와 관련없는 타인이 겪은 개인사가 뭐 그리 흥미롭겠어요. 하지만 이 글은 흥미롭습니다. 이근자 선생님께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면에 초점을 맞춰서 글을 쓰셨으니까요. 예컨대, 따님과 친근하게 나누신 대화를 들여다 보면, 누구나 친근하면서도 따뜻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으니까요. 결국, 우리가 '작가'가 아닌 이상, 글발이나 표현력, 혹은 수사법에 의존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기 전에 훌륭한 소재를 발굴해 내야 합니다. 우리가 겪은 특수한 경험을 평범한 사람도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도록 보편적인 감성을 포착해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성공하셔서, 독자도 글쓴이 마음에 기꺼이 즐겁게 동참합니다.  

     

    3. 중반부에 대화 내용을 서술형으로 쓰셨는데 직접적인 대화록으로 살짝 바꾸었습니다. 좀 더 생생할 듯해서요. 

     

    4. 세 번째 단락을 보면, 이야기 흐름이 아주 조금 산만해집니다. 그래서 내용을 조금 들어냈습니다. 

     

    5. 어법에 관해서 딱 한 가지만 지적하겠습니다. 

     

    (a) 원문에 이렇게 쓰셨지요? 내가 즐겨 보는 티브이 프로 중 으뜸이 단연 "불후의 명곡"이다.

    문장 구조를 분석하면, ‘A는 B이다’입니다. 

     

    (b) 저는 이 대목을 이렇게 바꾸었습니다. 나는 TV 프로그램 중에서 ‘불후의 명곡’을 제일 좋아한다. 

    문장 구조를 분석하면, ‘나는 A한다’입니다. 

     

    ‘명사 + 이다’로 문장을 끝내시면, 단조롭습니다. 동일한 뜻을 지닌 동사로 바꾸시면 문장에 좀 더 탄력이 생깁니다. 한국어는 용언(동사, 형용사)를 풍부하게 구사해야 좋습니다.


    <평범한 사회복지사들이 글로써 소박하게 자기 삶을 정리한 이야기>

     

    성숙을 담는 글쓰기(PDF 버전)

    '자기-돌봄(self-care)'를 주제 삼아 인천광역시사회복지사협회가 기획하고, 지난 수 년간 사회복지사에게 글쓰기를 가르쳐 온 강점관점실천연구소에서 진행했습니다. 인천시 각 지역에서 성실하

    empowering.tistory.com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내가 가르친 뛰어난 사회사업가께서 들려 주신 이야기: "제가 돕는 청소년이 너무 기특한 행동을 하기에, 저나 제 동료들이나 아주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되었어요. '우와~ 너 어떻게 이렇게 한

    empowering.tistory.com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지식 공유하기(기타) > 글쓰기 공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3대째 나이롱뻥집  (0) 2023.10.18
    한 마리 경주마가 되어  (0) 2023.10.17
    밥 먹어, 밥  (0) 2023.09.27
    별똥별에 내 소원을 담다  (0) 2023.09.26
    성숙을 담는 글쓰기(PDF 버전)  (0) 2023.09.26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