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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나이롱뻥집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0. 18. 07:15728x90반응형
3대째 나이롱뻥집
글쓴이: 송주연 (인천중구가족센터 사회복지사)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명절이 되면 친척들이 삼삼오오 할머니 집에 모였다. 5남매 대가족이 모이면 족히 20명이 넘어 복작복작하다.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이면 끼니가 문제다. 이때 자연스럽게 판(?)이 깔리고, 할머니집은 ‘나이롱뻥집(?)’이 된다. ‘나이롱뻥’은 화투 놀이인데, (5장의) 화투패 5장을 가지고, 순서대로 새로운 패를 가져와 (패들의) 숫자나 모양 등을 맞추면서 순위를 정한다.
할머니, 첫째 이모, 둘째 이모부, 막내 외숙모... 각 가족을 대표하는 선수가 (들) 1명씩 나오고, 순위에 따라 회비를 정하면 게임이 시작된다.
“뻥!”, “뻥!” 소리가 들리고, 어른들은 무엇이 그리 재밌는지 연신 깔깔 웃으신다. 어릴 땐 뭔지도 몰랐지만 그저 어른들이 뻥치는 게 마냥 좋았다. 왜냐고? 결과에 따라 회비가 모이면 그걸로 맛있는 음식을 시켜 먹었기 때문이다. 어떤 때는 피자, 어떤 때는 치킨, 어떤 때는 짜장면!
할머니가 혼자 지내실 집으로 이사하고,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이제 5남매 대가족이 한 번에 모이는 일은 드물어졌다. 자연스레 선수들이 빠지면서 뻥집에 빈자리가 생겼다. 막내 이모는 언니와 나를 힐끗 보더니 씨익 웃으며 말했다.
“이제 너희가 선수로 붙어!”
언니와 내가 새롭게 뻥을 배우고 선수로 투입되면서 뻥집은 3대째 이어졌다. 직접 해보니 정말 신세계였다. 점수가 엎치락 뒤치락, 손에 땀을 쥐는 경기 끝에 나는 꼴찌로 신고식을 치뤘다. 그래도 식구들이 맛있게 치킨을 먹는 모습을 보니 져도 기분이 좋다. 언니와 내가 나이롱뻥 게임(의) 매력에 빠진터라, 아마 우리집 뻥집은 대를 이어 계속 열릴 듯하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1. 잘 쓰셨습니다. 내용적으로 군더더기가 별로 안 보입니다. 송주연 선생님께서도 지속적으로 글을 쓰시면서 실력이 느시는 듯합니다. 배우신 내용을 숙지하고 글 속에 담아 내려고 노력하셨기 때문이겠지요? 크기 인정하고 응원 드립니다. 무엇보다도, 개성을 살려서 '송주연스럽게' 쓰셔서 더욱 좋습니다. 송주연 선생님 글은 맑고, 소박하고, 따뜻합니다.
2. 송주연 선생님 가족 풍경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요즘엔 가족이 흩어지고 해체되잖아요? 전통적인 가족이 주는 압력과 부담 때문이겠지요. 점점 더 개인주의화되는 사회 분위기와 맞지 않아서이겠고요. 그런데 송주연 선생님 가족은 대가족인데도 부담을 덜 느끼시는 듯 느껴집니다. 아마도 존중과 배려가 모든 구성원 마음에 있기 때문이리라 잠작해 봅니다.
3. 어법에 관해서 두 가지만 지도합니다.
_ 숫자는 명사 뒤로 넘기세요. 예컨대, ‘5장의 화투패’가 아니라, ‘화투패 5장’ 이런 식으로요.
_ ‘의’와 ‘들’이 아직도 보입니다. 조심하세요.
<평범한 사회복지사들이 글로써 소박하게 자기 삶을 정리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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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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