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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쇠도 갈면 바늘이 된다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0. 19.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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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쇠도 갈면 바늘이 된다 

     

    글쓴이: 이근자 (베스트지역아동센터 센터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날 좋은 토요일 오후 그림을 챙겨 집을 나섰다.

     

    우리는 7년 전 만났다. 나는 (인천시) 근로자 문화센터 수채화반에서 마음 좋아 보이는 언니와 묵묵히 그림을 잘 그리는 동생 옆자리에 앉아 그림을 그리곤 했다. 그렇게 1년쯤 지난 어느 날 동생이 나에게 제안한다. “언니, 우리 그림 전시, 같이 할래요?” 사실 난 그림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다른 사람 작품을 우러러 보며 감상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작가로 스카우트를 되다니... 무조건 ‘좋다’고 승낙했다. 나중에 들으니 내 그림이 밝고 좋더라나. 가능성이 보였나 보다. 하긴 그랬다. 그땐 내 그림을 보며 스스로 잘 그렸다고 생각하면서 곧 화가라도 될 듯, 되지도 않는 자신감이 있었으니까.

     

    그림 선배 10명, 나까지 11인이 한자리에 모여 동호회 이름을 지었다. 수채화 동호회니 “물”을 꼭 넣고 싶어 하여 다양한 의견이 나왔고 '물 그리다'로 결정했다. 나는 드디어 동호회 정식 회원이 되었다. 그런데 그림을 전시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에) 이상하리만큼 내 마음대로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그림 2점은 걸어야 했다. 제1회 전시회를 축하하는 꽃다발을 받고 현수막이 걸리고 멋진 도록까지 출판되어 모든 것이 완벽했지만 내 마음은 흡족하지 못했다. 실제로 그림을 전시하니 다른 사람과 필력이 비교되어 내 작품은 초보티가 나는 졸작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날 느낀 아쉬움과 아픔이 나에게는 약이 되었다. 직장 생활로 바쁘지만 그림도 열심히 그리고 전시회도 다니며 안목을 높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생을 적극적으로 다니며 좋은 구도를 찾고 대선배님들 붓 터치를 보며 배웠다. 그렇게 6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6번째 물 그리다’ 전시회에 작품을 1점 더 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래서 그려 놓은 1점을 더 챙겨 3점을 출품했는데 그림 선배들이 한마디씩 한다. “배경처리 너무 멋진데.” “나도 인물화하고 싶다.” “색감이 좋아요.” 기분이 좋다. 우리, 물 그리다 회원들 모두 기량이 향상되어 여러 공모전에 이름들을 올리고 있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역시, 무쇠도 갈면 바늘이 된다. 나도 이젠 어엿한 ‘수채화 작가’다.

     

     

    <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이근자 센터장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이근자 센터장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글쓰기 클래스 심화반 '글로위로'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1. 아주 잘 쓰셨습니다. 이번 글에서도, 내용 면에서 군더더기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쓰신 글과 비교하면 정말 많이 발전하셨습니다. 보통 나이를 먹으면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배우는 학습 능력이 서서히 퇴보하는데, 이근자 선생님께서는 꾸준히 발전하시네요. 그래서 마음으로 놀라고, 잔잔하게 감동을 받습니다. 

     

    2. 글 구조를 살펴 보면, (a) 그림 동호회 참여 과정, (b) 첫 번째 전시회 참여, (c) 여섯 번째 전시회 참여, 이렇게 내용을 배치하셨어요. 그리고 앞 뒤로 발문과 간결하게 요약하는 문장을 쓰셨고요. 길게 쓰지 않으셨지만 꽉 찬 느낌이 들어서 좋고, 여운이 남아서 좋습니다. 잘 쓰셨어요. 

     

    3. 무엇보다도, ‘이근자스럽게’ 글을 쓰셔서 대단히 좋습니다. 언제나처럼, 글이 여유롭고, 따뜻하고, 자연스럽습니다. (이 개성, 절대로 잃지 마세요. 글쓰기는 개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4. 어법에 관해서 딱 한 가지만 지적하겠습니다. 

     

    (a) 원문에 이렇게 쓰셨어요: 그림을 전시해야 한다는 부담감 

    (b) 저는 이렇게 바꾸었습니다: 그림을 전시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이유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명사+에'를 선택하셨는데요, 서술어를 사용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풀어서 쓰시면 좋겠습니다. 한국어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형용사)가 발달한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사회복지사들이 글로써 소박하게 자기 삶을 정리한 이야기>

     

    성숙을 담는 글쓰기(PDF 버전)

    '자기-돌봄(self-care)'를 주제 삼아 인천광역시사회복지사협회가 기획하고, 지난 수 년간 사회복지사에게 글쓰기를 가르쳐 온 강점관점실천연구소에서 진행했습니다. 인천시 각 지역에서 성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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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내가 가르친 뛰어난 사회사업가께서 들려 주신 이야기: "제가 돕는 청소년이 너무 기특한 행동을 하기에, 저나 제 동료들이나 아주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되었어요. '우와~ 너 어떻게 이렇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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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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