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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에게도 특별한 볼링대회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0. 2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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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도 특별한 볼링대회

     

    글쓴이: 배수경 (청학장애인공동생활가정 사회재활교사, 2023)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아내는 그룹홈 이용자를 돕는 사회복지사다. 그래서 연애 시절부터 주말에 온전히 데이트를 할 수 없었다. 아내(그 당시엔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서는 이용자들과 함께 나들이 가고, 목욕탕을 가야 했다. 처음엔 힘들었다. 나는 장애인에 대해 알지 못하기에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여자친구에게 물었다. 그녀는 ‘형님’이라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무슨 말을 그리 쉽게 하는지... 그런데 10년이 지나보니 ‘형님’처럼 대하라던 아내 말을 이해한다. 정말로, 그냥 형님들이다.

     

    올해도 아내 직장에선 볼링대회가 열렸다. 벌써 18회다. 아내는 묻지도 않고 나를 사진 봉사자로 명단에 넣었다. 상관없다. 늘 그랬으니... 물어보았어도 당연히 승낙했으리라. 이번엔 아내가 볼링대회 담당이라 한다. 까칠한(?) 이 사람이 얼마나 더 예민해질지 생각만 해도 심장이 쫀쫀해진다. 80명 넘는 많은 인원이 참여하기에 한 명, 한 명 모두 사진에 담으려면 사진기 메모리에 저장된 기존 사진을 전부 컴퓨터로 옮겨야 했다. 렌즈도 3개 챙겼다. 이젠 시키지 않아도 눈치껏 준비를 잘한다. 하는 나다.

     

    드디어! 볼링대회 날이다. 준비과정부터 촬영하기 위해 시작 시간보다 먼저 도착했다. 아내는 준비하느라 바쁜지  내게 눈인사만 던진다. 카메라를 들고, 열심히 준비하는 직원들 사진을 찍었다. 지난 볼링대회 때보다 선물이 풍성하다. 진행방법, 이동방법에 대한 안내지를 준비하다니, 역시 아내답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모두 멋진 운동복으로 차려입고 들어왔다. 나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며 환하게 웃는다. 그 모습을 놓칠 수 없기에 한손으론 인사하며 한손으론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이윽고 주치의 원장님이 개회를 선언하셨고, 볼링대회가 시작되었다. ‘쿠르르, 쿵쿵, 쾅쾅’ 볼링공이 요란하게 소리를 내며 구른다 요란한 공 구르는 소리다. “우와, 아싸, 괜찮아!, 파이팅!!” 다들 힘차게 응원한다. 내 심장도 두근거린다. 나는 그 파이팅 소리마저 사진에 담기위해 노력했다. 3천 장이 넘는 사진을 찍고 볼링대회는 잘 마무리 되었다.

     

    밤새 아내와 사진을 보며 이야기 나누었다. 전체를 봐야했던 아내는 내가 찍은 사진 속에서 한 명씩 웃는 표정을 확인하고 나서야 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나서 안심된다고 말한다. 아내 웃는 얼굴을 보니 내 마음도 덩달아 편해진다. 그런데 바로 이 순간 아내가 싸늘한 눈빛으로 나를 본다. 왜지? 이유를 물었다. “그런데 내 사진은 왜 하나도 없어?” 아내 대답에 내 몸은 또 사정없이 얼어붙었다. 끙~

     

    아내 회사 직원들은 나에게 고맙다고, 수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볼링대회는 내게도 특별한 행사이다. 

     

     

    <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배수경 선생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사진에 등장하시는 모든 분들에게도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_ 배수경 선생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글쓰기 클래스 심화반 '글로위로'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1. 우와~ 정말로 잘 쓰셨습니다. 사실, 그냥 둬도 아무 이상 없을 정도로 빼어나게 잘 쓰셨습니다. 하지만 선생 도리로, 마음을 다잡고 기준을 높여서 빨간펜을 놀렸습니다. (그러니 절대로 위축되지 마시라고 말씀드립니다.) 

     

    2. 역시, 잘 포화되도록 쓰셨습니다. 볼링 대회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적지 않으셨지만, 마치 독자가 대회에 참석한 듯 생생하고 풍성하게 쓰셨습니다. (배수경 선생님을 지도한다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3. 남편 분 시각을 통해서 볼링대회를 다시 짚어 보니, 배수경 선생님께서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셨는지 다시금 절절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분이 함께 밤새 이야기를 나누시며 사진과 기억을 공유하신 다정한 장면도 자연스럽게 상상이 되어 무척 흐뭇합니다. 

     

    4. 어법에 관해서 한 가지만 지적하겠습니다. 

     

    원문에 이렇게 쓰셨습니다.

     

    (a) 이젠 시키지 않아도 눈치껏 준비를 잘하는 나다. 

    (b) ‘쿠르르, 쿵쿵, 쾅쾅’ 요란한 공 구르는 소리다. 

     

    (a) 문장에서 주어는 무엇인가요? 생략하셨지만, 아마도 '나는' 정도일 테지요? 그리고 (b) 문장에서 주어는 무엇인가요? 역시, 생략하셨지만, '이 소리는'입니다. (a), (b) 문장 모두 핵심 구조는 같습니다: 'A는 B이다.'

     

    저는 이렇게 고쳤습니다.

     

    (a-1) 이젠 시키지 않아도 눈치껏 준비를 잘한다

    (b-1) '쿠르르, 쿵쾅, 쾅쾅' 볼링공이 요란하게 소리를 내며 구른다. 

     

    문장 끝부분을 명사가 중심이 되면서 동일한 형태(-이다)를 취하는 '명사+이다'로 끝내지 마시고 애초에 동사나 형용사인 표현으로 끝내세요. 그러면 좀 더 생생하고 다채롭게 느껴집니다. 


    <평범한 사회복지사들이 글로써 소박하게 자기 삶을 정리한 이야기>

     

    성숙을 담는 글쓰기(PDF 버전)

    '자기-돌봄(self-care)'를 주제 삼아 인천광역시사회복지사협회가 기획하고, 지난 수 년간 사회복지사에게 글쓰기를 가르쳐 온 강점관점실천연구소에서 진행했습니다. 인천시 각 지역에서 성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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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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