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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술 읽히는 문장을 쓰려고 배우는 한국어 품사론 #2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2. 6. 16:21728x90반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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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술 읽히는 문장을 쓰려고 배우는 한국어 품사론 #2
(3) 용언(用言): 동사, 형용사
용언은, 활용(活用)하는 단어를 가리킨다. 활용이란, 용언(동사, 형용사)에 다양한 어미를 덧붙여서 형태를 바꾸는 현상을 지칭한다. (*동사는 움직임을 나타내는 단어이고, 형용사는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단어다.) 다음 예문을 살펴보라.
(예문 22) 학교에 간다.
(예문 23) 학교에 갔다.
(예문 24) 학교에 갔나?
(예문 25) 학교에 가겠지.
동사 '가다'에서 '가' 부분은 바뀌지 않고, 그 뒤에 나오는 말이 계속 첨가되면서 바뀐다.
_ 간다 = 가(바뀌지 않는 부분) + ㄴ(바뀌는 부분) + 다(바뀌는 부분)
_ 갔다 = 가(바뀌지 않는 부분) + 았(바뀌는 부분) + 다(바뀌는 부분)
_ 갔나 = 가(바뀌지 않는 부분) + 았(바뀌는 부분) + 나(바뀌는 부분)
_ 가겠지 = 가(바뀌지 않는 부분) + 겠(바뀌는 부분) + 지(바뀌는 부분)
<참고>
위 예문에 나오는 '가'처럼, 용언(동사, 형용사)이 활용될 때 바뀌지 않는 앞부분을 어간(語幹)이라고 칭하고 바뀌는 뒷부분을 어미(語尾)라고 칭한다. 어간에서 간(幹)은 '줄기'를 뜻하고, 어미에서 미(尾)는 '꼬리'를 뜻한다. 어간은 용언 뜻을 나타내는 핵심 부위라서 바뀌지 않고, 어미는 어간 뒤에 다양하게 바뀌면서 붙어서 용언이 원래 품은 뜻 외에 다양한 의미를 붙인다.
_ 간다 = 가(어간 / 뜻 = go) + ㄴ(선어말 어미 / 현재) + 다(어말 어미 / 문장 종결)
_ 갔다 = 가(어간 / 뜻 = go) + 았(선어말 어미 / 과거) + 다(어말 어미 / 문장 종결)
_ 갔나 = 가(어간 / 뜻 = go) + 았(선어말 어미 / 과거) + 나(어말 어미 / 문장 종결)
_ 가겠지 = 가(어간 / 뜻 = go) + 겠(선어말 어미 / 추측) + 지(어말 어미 / 이미 앎)
용언이 활용할 때, 맨 마지막 부분에 붙은 어미를 '어말어미(語末語尾)'라고 칭하고, 어간과 어말어미 사이에 오는 어미를, 어말어미 앞(先)에 온다는 의미로 '선어말어미(先語末語尾)'라고 칭한다. 선어말어미는 대표적으로 시간을 나타내는 '았/었(과거)', '는(현재)', '겠(미래/추측)'과, 상대를 높이는 높이는 '시'가 있다.
그런데, 술술술 글을 쓰기 위해서 문법을 정리한다고 말했는데, 이렇게 복잡하고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는 내용을 도대체 어째서 배워야 할까? 언어학에서 한국어는 '첨가어(添加語)'로 분류한다. 말하자면, 한국어는 말 뒤에 자꾸 뭔가 붙여서(첨가해서) 뜻을 만드는 언어이다. 체언 뒤에는 다채롭게 조사가 붙고, 용언은 어간에 어미가 다양하게 붙는다. 우리가 맥락에 맞는 조사나 어미를 적절하게 구사할수록, 마음 속에 품은 생각과 감정을 한국어답게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보조용언(補助用言)도 다양하게 익혀야 한다. 먼저 개념을 설명하겠다.
커다란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대단히 엄격한 쉐프 밑에서, 보조 쉐프가 수련받는 상황을 떠올려 보라. 주인장 쉐프는 아무리 작은 일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겠지만, 수련받는 쉐프는 콩 한 쪽 쪼개는 일도 주인장 쉐프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 실질적인 자율권이 없다. 보조용언은 수련쉐프와 같고, 주인장 쉐프는 본용언과 같다. 주인장 쉐프 곁에 솜씨 좋은 수련쉐프가 많으면? 레스토랑을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다.
(예문 26) 정신이 나갔다.
(예문 26-1) 정신이 나가 버렸다. (완료 의미를 강조)
예문 26에서, 체언(명사)은 '정신이' 하나이고, 용언(동사)도 '나갔다' 하나 뿐이다. 하지만 예문 26-1에서, 체언(명사)은 '정신이' 하나지만, 용언(동사)은 '나가'와 '버렸다'로 두 개다. 이 중에서 뒤에 나오는 '(-아) 버렸다'는 고유 뜻('물건 등을 버리다')은 사라졌고, 앞에 나오는 '나가'가 표현하는 뜻을 강조하는 기능('완전히' 나갔다)만 수행한다. 고유 뜻이 있고 앞에 나오는 용언을 본용언이라고 칭하고, 고유 뜻이 없으며 뒤에 나오는 용언을 보조용언이라 칭한다.
보조용언은, 영어로 치면 '조동사'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한다. 보조용언은 영어 조동사처럼 혼자서는 사용하지 않지만, 본용언과 결합해서('I can do it'처럼) 본용언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미묘한 뉘앙스를 나타낸다. 뻑뻑한 기계에 기름칠을 하면 부드럽게 작동하듯이, 혹은 요리가 끝난 후에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리면 감칠맛이 나듯이. 하지만 그래서 보조용언을 남발하면 문장 뜻이 지나치게 주관적으로 변한다. 그래서 공식적인 글을 쓸 때는 보조용언을 제거하고 본용언만 써서 객관적인 느낌을 강화하면 좋다.
아래에 다양한 보조용언을 예문과 함께 제시하니, 미묘한 뉘앙스에 주의하면서 읽어 보라. 평소에는 거의 의식하지 않고 사용했겠지만, 만약 의도적으로 하나씩 꼼꼼하게 읽어본다면 한국어에서 용언(동사, 형용사)을 다채롭게 구사해야 하는 이유를 실감하리라. (*원래 보조용언은 보조동사와 보조형용사로 나뉘지만, 우리는 글쓰기를 위해서 문법을 배우고 있으므로, 보조동사와 보조형용사를 나눌 정도로 세밀하게 알 필요는 없다.)
(강조)
(예문 27) 너는 너무나 물러 터졌어. (강조)
(예문 28) 매일 누우려 든다. (강조)
(예문 29) 깜빡 잊어 먹었네. (강조)
(예문 30) 물러 터져서 속상해. (강조)
(예문 31) 늙어 빠진 홀아비를 누가 좋아하냐? (강조)
(예문 32) 아이구~ 아주 좋아 죽는다. (강조)
(예문 33) 그곳으로 가고야 말았다. (성취)
(예문 34) 말 좀 잘 해 줘. (영향)
(예문 35) 우선 나부터 먹고 보자. (우선성)
(가능성/추측)
(예문 36) 이제는 돌아올 법하다. (가능성)
(예문 37) 불고기가 먹음 직하다. (가능성)
(예문 38) 하마터면 도둑맞을 뻔했다. (준가능성)
(예문 39) 목적지에 도달한 듯하다. (추측)
(버릇)
(예문 40-1) 그렇게 말하고는 한다. (반복)
(예문 40-2) 한동안 수다를 떨어 댄다. (반복)
(예문 40-3) 언제나 술을 마셔 버릇했다. (습관)
(희망)
(예문 41) 제발 돌아가면 좋겠어. (희망)
(예문 42) 사과해 줬으면 한다. (희망)
(예문 43) 얼른 자고 싶다. (희망, 욕구)
(유창성)
(예문 44) 노래를 불러 젖혔지. (유창성)
(예문 45) 너무 빨리 먹어 치웠어. (유창성)
(이유/원인)
(예문 46) 가는 길이고 하니 태워 주면 좋겠어. (이유)
(예문 47) 시간도 많고 하니 느긋하게 처리해도 된다. (원인)
(예문 48) 사람이 너무 괜찮다 보니 연락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원인)
(의도)
(예문 49) 확 먹어버릴까 보다. (의도)
(예문 50) 도망갈까 싶다. (의도)
(예문 51) 벌써 먹어 버리려고 하니? (의도)
(경험)
(예문 52) 여러 번 시도해 보았지. (경험)
(예문 53) 살아 보니, 빤하더라고. (경험, 깨달음)
(예문 54) 한 번 가 보면 좋겠어. (경험, 시도)
(부정)
(예문 55) 가지 말아. (부정)
(예문 56) 나는 착하지 않다. (부정)
(기타)
(예문 57) 너는 꼭 살아야 한다. (당위)
(예문 58) 운동하게 만들었어. (사동)
(예문 59) 돈이 많이 있는 척하다. (꾸미다/가장하다)
(예문 60) 거짓말하긴 했지. (시인)
(예문 61) 그 집은 사람이 살 만하다. (가치)
(예문 62) 사람이 참 어리숙하기도 하구나. (시인)
(예문 63) 업어져버릴까 봐 두렵다. (염려)
용언을 설명하려면, 반드시 시제(時制)와 상 개념을 언급해야 한다. 시제와 상은 모두 용언을 활용해서 시간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시제(時制) 개념도>
먼저, 시제(時制)를 살펴본다. 시제는 용언(동사, 형용사)이 일어난 시간적 위치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즉, 그 행동이/상태가 언제 일어났느냐?'가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시제는 말을 하는 현재 시간(발화시)을 기준으로 글 속에 쓴 실제 사건이 일어난 시간(사건시)이 발화시보다 앞서는지, 뒤서는지, 아니면 동일한지를 나타낸다. 즉, 사건시가 발화시보다 앞서면 과거시제, 사건시가 발화시와 일치하면 현재시제, 사건시가 발화시보다 뒤서면 미래시제가 된다.
한국어에서는 주로 용언을 활용해서(어간에 시점을 뜻하는 선어말어미를 붙여서) 시제를 표현한다.
_ 과거 시점을 뜻하는 선어말어미, 았/었: 달렸다 = 달리 + 었 + 다
_ 현재 시점을 뜻하는 선어말어미, ㄴ/는: 달린다 = 달리 + ㄴ + 다
_ 미래 시점을 뜻하는 선어말어미, 겠: 달리겠다 = 달리 + 겠 + 다
지금 우리는 학자가 되거나 시험을 보려고 문법을 공부하지 않는다. 글을 술술술 쓰기 위해서 문법을 공부한다. 그래서 시제 개념은 이 정도만 알아도 충분하다. 더 이상 깊이 알 필요 없다. 이제부터는 술술술 글을 쓰기 위해서 주의해야 할 시제 표현을 알아본다.
A. 안 필요한 '-ㄴ 것이다' vs 써도 되는 '-ㄹ 것이다'
(예문 65) 그랬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예문 66) 무척 어리석은 일이라고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예문 67) 그래도 우리는 미래를 향해서 함께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위 세 예문을 읽어 보라. 어떻게 느껴지는가. 대략 뜻은 통하지만 자연스럽지 않고 어색하게 느껴지리라. 문장 마지막에 붙은 '-ㄴ 것이다'가 안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법적으로 복잡하게 설명하지 않고 '-ㄴ 것이다'를 그냥 빼 보겠다.
(예문 65-1) 그랬다.
(예문 66-1) 무척 어리석은 일이다.
(예문 67-1) 그래도 우리는 미래를 향해서 함께 나아가야 한다.
어떤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자연스럽게 읽힌다. 따라서 '-ㄴ 것이다'는 말하려는 핵심 내용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않고, 단순히 강조하는 표현에 불과하다. '-는 것이다'를 붙여서 애초 말하려는 바를 강조하는 이점도 있겠지만, '-는 것이다'를 붙여서 표현이 늘어지고 어색해지는 문제가 훨씬 더 크다면, 이 표현을 굳이 쓸 이유가 없다.
(예문 68) 그렇게 말하리라. (미래 - 추측)
예문 65를 읽어 보라. 어떻게 느껴지는가. 상당히 고풍스럽게 느껴지고 일상적이지 않다고 느낄 것이다. 실제로 일상 생활에서 이런 식으로 어미를 구사한다면, 마치 연극을 하듯 과장된 표현이라고 생각하리라. 당연하다. 실제로 꽤 오래된 표현이기 때문이다.
중세국어에서는 (종결 어미로) 미래시제를 표현할 때 선어말어미 '-(으)리-'를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예문 69) 아ᄃᆞᆯᄯᆞᆯᄋᆞᆯ 求ᄒᆞ면 아ᄃᆞᆯᄯᆞᆯᄋᆞᆯ 得ᄒᆞ리라. (= 아들딸을 구한다면 아들딸을 얻을 것이다.)
(예문 70) ᄒᆡᆼ실을 닥그면 영화가 밧그로 낫타나리니. (= 바르게 행동한다면 세상에 이름이 빛날 것이다.)
예문 66은 15세기 세종대왕께서 수양대군에게 명하셔서 편찬한 불교서적, 석보상절(釋譜詳節)에 나온다. 마지막 단어인 ' 得ᄒᆞ리라'를 보면, 미래 - 추측 뜻을 나타내는 '-(으)리-'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예문 67은 20세기 초에 출간된 서적인 초목필지(樵牧必知)에 나온다. 역시, 마지막 단어인 '낫타나리니'를 보면, 미래 - 추측 뜻을 나타내는 '-(으)리-'를 찾을 수 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대표적인 미래시제 표현 '-(으)리-'는 16세기 이후부터 '-ㄹ'로 축약되었다가 17세기에 이르러 '-ㄹ 것'으로 변했다고 한다. 그리고 원래는 '미래 - 추측' 뜻으로 주로 사용했지만, 나중에 '미래 - 의도' 뜻이 추가되었다고 한다. 정리하자면, 현대적인 미래시제 표현인 '-ㄹ 것이다'는 중세국어 미래시제 표현인 '-(으)리-'가 시간에 따라 변화한 결과물이다. 그리고 '-(으)리-'는 여전히 살아 있지만, '-ㄹ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드물게 사용하게 되었다.
B. (활용한) 용언이 아니라, 시간 부사로 시제를 나타내는 표현
(예문 71) 응, 지금 집에 도착했어. (과거시제 → 현재시제)
예문 71을 보라. 동사 '도착했어'를 분석하면, 과거시제를 나타내는 선어말어미 '았'이 보인다. 하지만 전체 문장 뜻을 고려하면 현재시제라고 말해야 옳다. 말하는 현재 시점을 강력하게 나타내는 말, '지금' 때문이다.
(예문 72) 뭐라고? 벌써 내 점수를 안다고? (현재시제 → 과거시제)
예문 72는 어떤가. 동사 '안다고'를 분석하면, 현재시제를 나타내는 선어말어미 '-ㄴ-'가 보인다. 하지만 전체 문장 뜻을 고려하면 과거시제라고 말해야 옳다. 과거 시점을 강력하게 나타내는 말, '이미' 때문이다.
(예문 73) 내일 아빠 오시면, 너는 죽었어. (과거시제 → 미래시제)
예문 73은 어떤가. 동사 '죽었어'를 분석하면, 과거시제를 나타내는 선어말어미 '었'이 보인다. 하지만 전체 문장 뜻을 고려하면 미래시제라고 말해야 옳다. 미래 시점을 강력하게 나타내는 말, '내일' 때문이다.
위에 기술한 내용을 정리하자면, 기본적으로 한국어에서는 용언을 활용해서 시제를 표현한다. 하지만 종종 시간 부사가 용언의 시제를 제압(?)하고 문장 전체 시제를 바꾸고 강제한다.
C. 현재시제는 일상 습관이나 불변 진리도 나타내고, 진행과 예정도 나타낸다.
위 개념 설명에서, 현재시제는 발화시와 사건시가 일치한 경우에 사용한다고 썼다. 다시 말해서, 말하고 있는 현재에 벌어지는 행동에 사용한다. 그런데 조금 더 생각해 보면, '현재'를 지칭한다는 '발화시'는 사실 개념이 복잡하다.
(예문 74) 나는 평소 와인을 즐겨 마신다.
(예문 75) 하늘은 파랗다.
예문 74를 보라. 와인을 마시는 행동은 '언제' 일어나는가? 사실, 지금 당장은 아니다. 시간을 나타내는 말, '평소'가 힌트다. 여기에서 '평소'는 '몇 달 전 어느 날(과거)'도 될 수 있고, '며칠 전 어느 날(가까운 과거)'도 될 수 있고, '며칠 후 어느 날(가까운 미래)'도 될 수 있고, '몇 달 후 어느 날'도 될 수 있다. 그러니까 '평소'에는 몇 개월이나 몇 년 시간이 포함된다.
예문 75를 보라. 하늘은 '언제' 파란가? 하늘은 현재 모습으로 지구가 탄생했을 때부터 파랬을 것이고, 현재도 파랗고, 그리고 아마도 특별한 일이 없다면 영원히 파랄 것이다. 다만 현재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말했을 뿐이다.
(예문 76) 지금 어디 가냐고? 편의접에 가.
(예문 77) 제주도에 언제 가냐고? 내일 가.
예문 76에서 가는 동작이 일어나는 시점은 현재이며, 이 동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편의점에 가고 있어' 혹은 '편의점에 가는 중이야' 라고 바꾸어 표현해도 무방하다. 다시 말해서, 현재시제로도 진행 의미를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예문 77을 보라. 제주도에는 미래(내일) 갈 예정인데, 현재시제로 표현했다. 가기로 예정된 상태가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어서 이렇게 표현했다고 볼 수 있겠다.
<동작상(相) 개념도>
용언(동사, 형용사)이 일어나는 시간적 위치를 나타내는 시제와 달리, 동작상은 동사가 표현하는 움직임이 어떤 느낌인지 표현하는 개념이다. 학교문법에서는 동작상으로서 '완료상'과 '진행상'을 인정하고, 주로 보조용언을 통해서 표현한다. 완료상은 발화시를 기준으로 어떤 동작이 과거에 끝난 느낌을 표현하고, 진행상은 발화시를 기준으로 어떤 동작이 일정한 시간 동안 진행되고 있는(즉, 아직 끝나지 않은) 느낌을 표현한다.
완료상(完了相)
(예문 74) 짜장밥이 너무 맛있어 보여서 참지 못하고 먹어 버렸다. (기본형: -아/어 버리다)
(예문 75) 아직 선생님을 만나지 못해서 점심 때부터 앉아 있었다. (기본형: -아/어 있다)
<참고>
보조용언 '-아/어 버리다'는 중세 국어 '-아/어 ᄇᆞ리다'에서 왔고, '-아/어 있다'는 중세 국어 '-아/어 잇다'에서 왔다. (*순우리말 표현이라고 볼 수 있겠다.)
진행상(進行相)
(예문 76) 아저씨는 아직도 달리고 있다. / 달리는 중이다. (기본형: -고 있다/-는 중이다)
(예문 77) 아프리카에서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기아로 죽어 간다. (기본형: -아/어 가다)
<참고>
보조용언 '-고 있다'는 중세 국어 '-고 잇다'에서 왔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고 있다'는 개화기를 거쳐 1960년대까지 많이 쓰였고, 1970년대 이후부터는 '-는 중이다'가 좀 더 많이 쓰인다고 한다. 그리고 보조용언 '-아/어 가다'는 중세 국어 '-아/어 가다'에서 왔다.
(예문 78) 앉고 있다.
(예문 79) 앉아 있다.
보조용언을 사용해서 동작상을 표현한 위 두 표현을 비교해 보자. 먼저, '앉고 있다'는 완료상인가 진행상인가? 진행상이다. 앉는 행위가 진행 중이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으로, '앉아 있다'는 완료상인가 진행상인가? 완료상이다. 앉는 행위는 이미 끝났고, 그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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