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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한 걸음 #011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2. 27. 06:36728x90반응형
엄마가 낸 소리 때문에
수년간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면서 매우 다양한 문장을 만났고, 조금이라도 더 술술술 읽히도록 끝없이 고쳤다. 이제 그동안 쌓은 지도 사례를 하나씩 풀어내려고 한다. 사례로 배우는, 술술술 읽히는 문장 쓰기 #11.
<기본 설명>
'술술술 읽히는 한국어 문장'을 주제로 글을 쓰면서, 나는 줄곧 다음 원리를 강조했다.
<원리>
문장을 쓸 때, (a) 늘 '사람'을 주인공으로 삼고, (b) 그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쓰려고 노력하라.
이 원리를 오늘도 적용해 보자.
_ 엄마가 낸 소리 때문에
이 문장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엄마가 낸' 어구가 '소리'를 꾸며준다. 따라서 어감상, 이 문장에서 주인공은 '엄마'가 아니라 '소리'다. 그런데 소리는 스스로 움직이는 사람/동물만 낼 수 있으므로, 진짜 주인공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자연스럽다.
그러니 문장을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_ 엄마가 (무엇을 어찌해서) → 엄마가 소리를 내서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사람을 진짜 주인공으로 삼으니, 더 자연스러워졌다.
(예시)
_ 아빠의 잔소리 때문에 짜증났다. → 아빠가 잔소리를 늘어 놓아서 짜증났다.
_ 너의 사랑 때문에 버틸 수 있었어. → 네가 나를 끝까지 사랑해 줘서 버틸 수 있었어.
<잊지 마세요>
문장을 쓸 때, (a) 늘 '사람'을 주인공으로 삼고, (b) 그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쓰려고 노력하라.
<몰라도 되는 문법 설명>
(예문1) (나는) 그 뉴스를 듣고 놀랐다.
(예문 2) I was surprised by the news.
(예문 3) The news surprised me.
한국인은 영어를 처음 배울 때, 위 예문을 읽고 굉장히 혼란스러워한다. 한국어로는 '(내가) 놀랐다' 라고 간단하게 표현하는데, 영어로는 '나는 놀람을 당했다' 혹은 '그 뉴스가 나를 놀라게 했다' 이런 식으로 복잡하게(?) 이해해야 한다.
이유가 뭘까? 한국어에서는 '누가 놀랐냐?'가 중요한데, 영어에서는 '(구체적으로) 누가 누구를 놀라게 했나?', '이 상황에서 누가 주체이고 누가 대상인가?'가 중요하다. 영어에서는 (한국어와 달리) 자동사와 타동사 구분이 명확하고, 사람이나 동물 못지 않게 사물이나 추상적인 개념도 주체로서 행동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영어에서는 예문 1 속 상황을 이렇게 파악한다: 뉴스가 주체이고, 나는 대상이다. (구체적으로) 그 뉴스가 나를 놀라게 했다.
(원래 문장) 엄마가 낸 소리 때문에
(고친 문장) 엄마가 소리를 내서
원래 문장을 쓴 사람은, 엄마가 낸 '소리'에 초점을 맞춘다. 소리가 주체이고, 나는 대상이다. (구체적으로) 그 소리가 나에게 특정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반면에, 고친 문장을 쓴 사람은, 소리를 낸 '엄마'에 초점을 맞춘다. 엄마가 주인공이다. 엄마가 소리를 내서 내가 특정한 감정을 느꼈다.
이런 맥락을 염두에 둔 채, 위에 쓴 예시문을 다시 음미해 보자.
(예시)
_ 아빠의 잔소리 때문에 짜증났다. → 아빠가 잔소리를 늘어 놓아서 짜증났다.
_ 너의 사랑 때문에 버틸 수 있었어. → 네가 나를 끝까지 사랑해 줘서 버틸 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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