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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짧고 간결하게 쓰는 방법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2. 28. 07:12728x90반응형
글을 짧고 간결하게 쓰는 방법
글은 소통 수단이다. 누군가 읽으라고 글을 쓴다. 일기는 나만 본다고들 생각하겠지만,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과거에 일기를 쓴 나와 지금 일기를 읽는 나는 다른 사람이다. 그 사이에 시간이 지났으니까. 미세하게나마 경험을 더 쌓았고, 생각도 달라졌으니까. 그래서 글은 내가 쓸 때 완성되지 않고, 독자가 읽고 해석했을 때 완성된다.
독자는 글을 쓰는 목적이다. 따라서 어떤 글을 쓰든지, 내가 마음 속에 품은 감정과 생각을 독자가 부드럽고 편안하게 이해하도록 쓰려고 노력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하게 수사법을 구사하고, 아무리 심오한 이야기를 써도, 독자가 부드럽고 편안하게 이해하지 못한다면, 목적을 이루지 못했으니, 쓸모는 스스륵 사라진다. 의미가 없다.
대체로 사람들은 글을 짧게 쓰려고 무의식 중에 한자어를 사용한다. 옛날부터 한자는 긴 뜻을 짧게 함축한다고 믿었다. 한자어를 사용하면 글자 수가 확실히 줄어든다. 그런데 한자어를 써서 문장을 압축한다고 글쓰기가 끝나지는 않는다. 내가 압축한 문장을 독자가 풀어내야 한다. 독자가 시간을 많이 써서 뜻을 풀어내야 한다면, 압축한 의미가 사라진다.
한편, 사람들은 글을 짧게 쓰려고 문장을 자르기도 한다. 주어와 서술어가 하나만 들어 있는 문장을 단문, 혹은 절이라고 칭하는데, 주어와 서술어가 여럿 들어 있는 긴 문장을 잘라서 단문 여러 개로 만들려고 애쓴다. 그런데 단문을 주로 쓰면, 문장 길이는 짧아지겠지만, 내용이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 든다. 읽으며 술술술 넘어가는 재미가 오히려 적어진다.
우리는 '간결한 글' 개념을 지나치게 '길이' 개념으로 생각한다. 문장이, 글이 그냥 짧으면 좋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이는 지나치게 글을 쓰는 사람 관점만 반영한 생각이다. 위에서 밝혔듯이, 글은 독자가 읽고 해석할 때 완성된다. 문장이, 글이 짧아도 해독하고 해석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면, 술술술 읽히지 않는다면, 실제로는 짧지 않다.
한자어를 쓰는 방법이나, 단문을 쓰는 방법 말고, 좀 더 근본적인 방법을 적용해야 햔다. 문장이나 글을 무조건 짧게 쓰려고 노력하지 말고, 내용이 부드럽고 편안하게 이어져서 독자가 해독하고 해석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짧게 쓰려는 목적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어떤 글이 술술술 읽힌다면, 이 글이야말로 짧다고 봐야 한다.
나는 한국어를 한국어답게 쓰면 쓸수록, 독자가 술술술 읽는다고 믿는다. 글을 겉으로만 짧게 쓰지 않고 속으로도 짧게 쓰려면, 한국어스럽게 쓰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믿는다. 한국어답게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딱 하나만 말하자면, 문장을 쓸 때 (a) 늘 '사람'을 주인공으로 삼고, (b) 그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쓰려고 노력하면 된다.
한국인은 영어를 배울 때 '수동태'를 불편하게 느낀다. 한국어에서는 '피동(수동)' 표현을 잘 쓰지 않아서 그렇다. 수동태란, 목적어로 사용하는 명사(주로 사물)를 주어로 당기는 표현 방법 아니던가. 그러므로 '피동 표현을 쓰지 않는다'는 말은, '사물을 문장에서 주어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국어는 사람을 주어로 사용해야 자연스럽다.
독자가 글을 부드럽고 편안하게 이해하려면, 한국인이 부드럽고 편안하게 느끼는 언어 규칙을 알아야 한다. 어렵고 복잡한 문법 용어를 배워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정말 잘 쓰려면 문법도 알아야 하지만, 다 알 필요는 없다. 그냥 딱 술술술 넘어가는 글을 쓸 정도만 알아도 충분하다. 생생한 사례를 쥐고 하나씩 배우며 익혀 나가면 된다.
그러니 상식을 바꾸자. 무조건 글을 짧고 간결하게 쓰는 방법 말고, 술술술 읽히는 글을 쓰는 방법을 배우자. 겉으로만 짧게 쓰지 말고, 속으로도 짧게 쓰려고 노력하자. 문장을 무조건 자르거나 압축하려고 애쓰지 말고, 오히려 일정하게 풀어서 쓰려고 시도하자. 독자가 부드럽고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이, 진짜로 짧고 간결한 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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