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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소, 춘심(春心) 씨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17. 19:55728x90반응형
고맙소, 춘심(春心) 씨
글쓴이: 백운현 (사회복지법인 푸른초장 대표이사, 2024)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30여년 전, 훌쩍 캐나다로 떠났던 친구가 집안에 일이 생겨 잠시 귀국했다고 연락해 왔다. 나는 아내와 함께 서둘러서 친구 고향인 부여로 갔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이미 친구들이 모여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내가 노 사모님을 좋아했는데, 사모님이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아서 캐나다로 떠났어요” 친구는 내 옆에 앉은 아내를 보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 선교사님도 사모님에게 프로포즈했다가 거절당하고 독일로 선교하러 떠났다지요?” 또 다른 친구가 거들며 말했다. “사모님이 세계선교에 크게 기여했네요.” 모두 크게 웃었다.
봄마음 씨는 대학 때 빛이 났다. 공부를 잘 해서 성적이 좋았고, 성격이 밝은데 리더십마저 갖춰서 늘 눈에 띠었다. 자연스럽게 봄마음 씨 주변에는 멋진 남학생들이 맴돌았다. 하지만 봄마음 씨는 멋진 남학생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봄마음 씨는 이미 한 사람에게 마음을 주고 있었다. 봄마음 씨는 졸업할 때까지 한 사람을 향한 마음을 곱게 지켰다.
그후 나는 대학원에 진학하고 봄마음 씨는 특수교사가 되어 중증 장애인들을 위한 조기교육실에서 일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지고 온 어떤 짐(장애)이 무겁고 무서워서 결혼은 꿈도 못 꾸었다. 그런데 문득 옆을 보니 봄마음 씨가 학부시절부터 언제나 내 곁에 서 있었다. 무시로 김밥을 직접 말아 와서 함께 먹고, 도서관에서도 늘 내 옆자리에서 함께 공부했고, 식사할 때도 어디선가 나타나서 식판을 치워 주었다.봄마음 씨가 나와 결혼하겠다고 말씀드렸을 때, 장인, 장모님께서 엄청나게 반대하셨다. 하지만 봄마음 씨는 끝까지 사랑을 지켰다. 이제 봄마음 씨는 흰머리를 염색해야 하고, 협착증이 와서 잘 걷지 못한다. 나는 이런 봄마음 씨를 볼 때마다 심장이 따끔하다. 봄마음 씨는 내 마음을 확실히 알겠지만, 그래도 굳이 이렇게 또박또박 말하고 싶다.
고맙소, 춘심 씨.
<안내>
_ 본 글을 쓰신 백운현 선생님에게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백운현 원장님께서는 자기-돌봄 글쓰기 클래스 '글로위로' 기본반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1. 아주 잘 쓰셨습니다. 백운현 선생님처럼, 글도 담백하면서도 진솔하게 쓰셨네요.
2. 초고를 보면, '의'를 상당히 많이 사용하셨습니다. '의' 앞에 나오는 말이 '의' 뒤에 나오는 말을 명백하게 소유한다고 해도, 가급적 '의'는 안 쓰시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의'를 사용하면 결국 문장을 압축하게 되고, 문장을 압축하면 용언(동사, 형용사)보다 체언(명사)를 강조하게 됩니다. 그러면 문장에서 생기가 사라지게 됩니다. 네, '의'는 가급적 사용하지 마세요. 생각을 압축하지 마시고, 쉽고 편하게 풀어 쓰세요.
3. 초고를 보면, 마지막 대목이 조금 덜컹거립니다. 내용을 너무 많이 채우시려다가 혼란스러워졌습니다. 그래서 군더더기를 모두 쳐냈습니다. 생각을 일일이 다 열거하지 않으셔도 독자는 충분히 느끼고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글을 교훈적으로/긍정적으로 마무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회복지사 자기-돌봄 글쓰기 모임 - 글로위로, 2023년 작품집>
<평범한 사회복지사들이 글로써 소박하게 자기 삶을 정리한 이야기>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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