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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한 걸음 #014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12. 07:12728x90반응형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길
수년간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면서 매우 다양한 문장을 만났고, 조금이라도 더 술술술 읽히도록 끝없이 고쳤다. 이제 그동안 쌓은 지도 사례를 하나씩 풀어내려고 한다. 사례로 배우는, 술술술 읽히는 문장 쓰기 #14.
<기본 설명>
_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길
위 문장을 이렇게 슬쩍 바꾸면 어떨까?
_ 주체적으로 살아가길
'주체적인'은 '삶'을 꾸미고, '주체적으로'는 '살아가다'를 꾸민다. 옷보다 사람이 중요하고, 표지보다 본문이 중요하듯이, 꾸미는 말보다 꾸밈을 받는 말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주체적인 삶'에서는 '삶'이 중요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다'에서는 '살아가다'가 중요하다.
한편, '삶'은 명사이고 '살아가다'는 동사다. 명사는 한 곳에 고정되어 있지만 동사는 자유롭게 뛰어다닌다. 한국어는 명사보다는 동사가 발달했다. 그래서 동사를 다채롭게 살려 쓰면 한국어가 좀 더 밝아지고 재미있어진다. 좀 더 자연스러워지고 술술술 읽힌다.
'주체적인'을 '주체적으로'로 슬쩍 바꾸었을 뿐인데, 생기가 돋아난다.
그렇다면, 이렇게 좀 더 바꾸면 어떨까?
_ 주인이 되어 살아가길
_ 주인답게 살아가길
'주체적으로'를 쉬운 말로 바꾸니, 좀 더 편하게 읽힌다.
(예시)
_ 피동적인 삶을 살다보니 → 피동적으로 살다보니 → 끌려다니며 살다보니
<잊지 마세요>
한국어는 명사보다 동사(와 형용사)가 발달했다. 꾸미는 말을 쓰려면, 명사보다는 동사(와 형용사)를 꾸미라.
<몰라도 되는 문법 설명>
_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길
이 문장에서 '주체적인'에 주목해 보자. 이 단어는 관형사다. 관형사는 말끝을 보면 모두 'ㄴ'이 보인다.
_ 주체적인
_ 피동적인
_ 아름다운
_ 못난
관형사는 명사를 앞에서 꾸민다. 관형사가 짧은 단어나 구 형태라면 괜찮다. 읽는데 불편하지 않다. 하지만 관형사가 관형절이 되면, 문제가 생긴다. 문장 전체로 다른 명사를 꾸미니 전체 문장이 길어지고 늘어지게 된다.
_ 너 자신이 주인이 되어서 가고 싶은 곳에도 자유롭게 가고 표현하고 싶은 말도 편하게 하는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길
_ 주인으로 살아. 가고 싶은 곳에 자유롭게 가. 하고 싶은 말도 편하게 하고. 네가 주체적으로 살면 좋겠어.
문장을 잘라주면, 동사가 풀려난다. 관형사로서 다른 명사를 앞에서 꾸미다가, 문장 뒤로 가서 자유롭게 뛰어다닌다. 그러면 글에 다시 생기가 돌고 경쾌해진다.
<사회복지사 자기-돌봄 글쓰기 모임 - 글로위로, 2023년 작품집>
<평범한 사회복지사들이 글로써 소박하게 자기 삶을 정리한 이야기>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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