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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복치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4. 9. 05:12728x90반응형
개복치
글쓴이: 송주연 (교육복지사, 2024)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남편에게 잘 어울리는 별명을 지어줬다.
내가 남편에게 지어준 별명이 하나 있다.개복치! 개복치는 모바일 게임으로 유명해졌다. 게임에서 개복치는 작은 사건이 생기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쉽게 죽는다. 이런 특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멘탈이 약한 사람을 대개 개복치라고 부른다. 내 남편은 키가 180cm가 넘고 덩치는 곰처럼 듬직한데, 가끔씩 연약한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개복치라고 부르게 되었다.어느 날, 남편이 두통 때문에 약을 먹으러 주방으로 갔는데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깜짝 놀라 달려가 보니 남편이 캡슐 약을 까다가 손톱을 다쳐 피가 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캡슐 약을 까다가 피가 나지? 굵직한 손을 부여잡고 아파하는 남편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웃겼다. 이날 이후 남편에게 캡슐약 접근 금지령을 내리고 캡슐약은 내가 까준다.
또 어느 날은 내가 재밌게 즐기는 3D 게임을 같이 하고 싶어서 남편에게 권했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남편은 3D 화면을 보았더니 머리가 어지럽다며 몸져누웠다. 정말 꼼짝도 못하고 서너시간 동안 누워만 있었다. 그날 설거지 당번이었던 남편 대신 설거지를 하는데 웃음이 났다.
덩치를 생각하면 가끔씩 깜짝 놀랄 만큼 연약한 남편. 하지만 나는 한없이 연약한 남편도 좋아한다. 그 모습이 바로 내 남편이니까. 그리고 남편은 내가 연약할 때는 또 한없이 강해지니까: 내가 몸살나면 씻을 때 추울까봐 뜨거운 물을 받아서 화장실을 덥혀준다. 기관지가 약한 내 목이 건조하지 않게 매일 가습기에 물을 채워준다. 일하느라 피곤한 날에는 온 몸을 정성스럽게 맛사지해 준다. 일터에서 절대로 기 죽지 말라며 내 셔츠를 빳빳하게 다려준다.
<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송주연 선생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송주연 선생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글쓰기 클래스 심화반 '글로위로'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1. 잘 쓰셨습니다. 송주연 선생님은 글발이 확실히 있습니다. 이야기를 살살 풀어 나가는 방법을 아십니다. 이 글도 그렇습니다. 구체적으로 해설하겠습니다. 송주연 선생님은 첫 단락에서 남편 분 캐릭터를 가볍게 소개하고, 이어지는 단락에서 단적인 사례 두 가지를 제시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단락에서 이야기를 마무리하셨죠. 역시, 주제를 뚜렷하게 드러내셨습니다. 남편 분과 애틋하게 사랑하시는 모습이 잘 드러납니다.
2. 첫 문장을 고쳤습니다. 수업 시간에 말씀 드렸듯이, (a) 문장을 쓰신 후에 끝부분을 살펴 보세요. (b) 문장 끝에 '있다'가 보이면 (c) 문장 앞부분을 살펴 보시되, 만약 '사람이 행동하는 내용'이 보인다면 (d) 문장 끝에 있는 '있다'를 없애고, (e) 사람을 주어로 놓고 '사람이 행동하는 내용'을 서술어로 삼으세요.
(a) 내가 남편에게 지어준 별명이 하나 있다.
(b) 내가 남편에게 지어준 별명이 하나 있다.
(c) 내가 남편에게 지어준 별명이 하나 있다.
(d) 내가 남편에게 지어준 별명이.
(e) (내가) 남편에게 잘 어울리는 별명을 지어줬다.
<사회복지사 자기-돌봄 글쓰기 모임 - 글로위로, 2023년 작품집>
<평범한 사회복지사들이 글로써 소박하게 자기 삶을 정리한 이야기>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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