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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사과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4. 12. 06:45728x90반응형
늦사과
글쓴이: 이미선 (교육복지사, 2024)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우리 시어머니는 경북 고령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신다. 과일가게 인기 상품은 사과다. 시어머니 말씀에 따르면 사과는 따는 시기에 따라서 맛이 다르다고 한다. 추석 전에 따는 사과는 제수용으로 크고 예쁘지만 맛은 덜 좋다. 추석 명절 이후에 따서 냉장고에 보관해 두는 사과가 정말 맛도 좋고 여문 사과다.
신랑과 나는 남들보다 조금 늦게 결혼했다. 그래서인지 시어머니께서는 마치 명절 이후에 딴 '늦사과' 같은 우리 부부를 참말로 예뻐하신다. 우리가 '늦사과'처럼 맛나게 사는 모습을 지켜 보시면서 항상 응원해 주신다.
신랑은 우리 인생처럼 여물고 단맛이 나는 사과를 매일 아침 꼭 챙겨준다. 내가 시간에 쫓겨서 사과를 껍질째 입에 물고 나가려고 하면 세심하게 껍질을 까서 양손에 쥐어준다. 사과가 달콤한 건지 신랑이 베푸는 배려가 달콤한 건지 헷갈리지만, 시어머니 응원 같은 이 사과 덕분에 우리 가족이 여물어 간다.
사과가 우리 가정을 여물게 한다.<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이미선 선생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이미선 선생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글쓰기 클래스 기본반 '글로위로'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1. 우와! 정말 잘 쓰셨습니다. 이미선 선생님 부부를 '늦사과'에 비유(직유, 상징)해서 쓰셨네요. 기가 막히게 잘 표현하셨습니다. 크게 칭찬하고 인정합니다.
2. 이미선 선생님에게 배경 설명을 들어보니 이야기가 정말 길고 풍성하더군요. 그런데 군더더기를 모두 잘라내시고 간결하면서도 흥미롭게 정리하셨어요. 그동안 이미선 선생님 글에는 군더더기가 많이 보였는데, 군더더기를 다 잘라내시니 글이 혁명적으로(!) 좋아졌습니다. 이미선 선생님은 글발이 훌륭합니다. 다만 이미선 선생님 글발은 군더더기를 잘라 내셔야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3. 마지막 문장을 보세요. 원문에서 '사과가 우리 가정을 여물게 한다'라고 쓰셨지요. 저는 '사과 덕분에 우리 가정이 여물어간다'라고 바꾸었습니다. 두 문장은 뜻은 같은데 구조는 다릅니다. 결정적으로, 주어가 다릅니다. 이미선 선생님께서는 주어를 사과로 선택하셨는데요, 주어를 사람(우리 가족)으로 바꾸니 좀 더 자연스럽습니다. 원리를 쉽게 말씀드리자면, 한국어에서는 가능하면 주어를 사람으로 선택해야 자연스럽습니다.
<사회복지사 자기-돌봄 글쓰기 모임 - 글로위로, 2023년 작품집>
<평범한 사회복지사들이 글로써 소박하게 자기 삶을 정리한 이야기>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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