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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만 풀어써도 문장이 쉬워진다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8. 24.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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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만 풀어써도 문장이 쉬워진다

     

    글쓴이: 백운현 (사회복지법인 푸른초장 대표이사, 2024)

     

    글쓰기 선생님은 ‘적/의/것/들’을 피하라고 가르치셨다. 특히, 조사 ‘의’는 거의 언제나 빼라고 가르치셨다. 의를 빼고도 문장을 쓸 수 있을까? 흔쾌히 인정할 수 없어서 내가 좋아하는 책을 모두 뒤져보았다. ‘의’가 구석구석에서 손을 흔들었다. 심지어 성경책을 읽어 보아도 ‘의’가 여기저기에서 반갑게 인사했다.

     

    이후에도 과제 글을 써서 내면 선생님은 언제나 “제발, ‘의’와 작별하세요” 라고 지도하셨다. 선생님이 이렇게나 강하게 말씀하시니 조사 ‘의’를 사용하면 안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글을 쓸 때 의도적으로 ‘의’를 안 쓰려고 노력했고, 글을 다 쓴 이후에는 돋보기를 들고 찾아서 ‘의’를 다 걷어 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의’를 걷어내면 말이 안 되는 문장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의’를 왜 쓰는지를 이해하면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 우리는 문장을 짧게 압축하려고 ‘의’를 쓴다. 따라서 의를 안 쓰려면 문장 뜻을 풀어서 써야 한다. 어떻게 풀어 써야 하냐? 의를 빼고 동사, 형용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렇게 문장을 풀어쓰다 보니 뜻이 더 선명해졌다. 

     

    선생님은 ‘의’가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1. 70% 정도는 ‘주어+서술어’ 관계로 쓴다.

     

    ‘나의 투쟁기’ → ‘내가 투쟁한 기록’ 혹은 ‘내가 투쟁했다’

    ‘엄마들의 하소연’ → ‘엄마들이 하소연하다’

    ‘나의 소망’ → ‘내가 소망하다’

     

    2. 30% 정도는 ‘목적어+서술어’ 관계로 쓴다.

     

    ‘연애의 참견’ → ‘연애를 참견하다.’

    ‘의견의 제출’ → ‘의견을 제출하다’

    ‘사랑의 표현’ → ‘사랑을 표현하다’

     

    3. 10% 정도는 ‘단순히 꾸미는 말’로 쓴다.

    ‘최고의 의사’ → ‘최고로 실력 있는 의사’

    ‘사랑의 교사’ → ‘사랑이 많은 교사’

    ‘분노의 눈길’ → ‘분노로 가득 찬 눈길’

     

    4. 꼭 ‘의’를 써야 한다면, 앞 단어가 뒤 단어를 소유할 때만 쓴다.

    ‘우리 부부의 아들’ 

    ‘나의 꿈’

    ‘너의 책상’

     

    ‘의’를 풀어쓰면 문장 뜻이 더 분명해진다. 문장이 쉬워져서 술술술 읽힌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백운현 선생님은 목사님이시다. 나보다 연세도 높으시다. 그래서 정성껏 쓰신 글에 빨간펜을 그으면서 늘 마음이 무거웠다. 그런데 힘겨워하시면서도 포기하지 않으셨다. 계속 따라 오셨다. 자고로 모든 선생은 똑똑한 학생을 사랑한다. 하지만 성실한 학생을 더욱 사랑한다. 

     

    습관은 운명이다. 그만큼 바꾸기 힘들다. 글쓰기 습관도 마찬가지. 고치기 힘들다. 백운현 선생님은 ‘의’를 무척 사랑하셨다. 그래서 글을 쓰시면 아주 조금 뻑뻑했다. 소년처럼 감성이 맑고 풍부하신데, 글만 쓰시면 ‘의’에 사로잡히셔서 스스로 발목을 잡으셨달까. 

     

    그런데 최근에 말씀하셨다. “어째서 선생님께서 ‘의를 빼라고 가르치시는지 완전히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동사, 형용사로 풀어서 쓰는지도 알겠어요. ’의‘를 전부 들어내니 문장이 정말로 부드러워지더군요. 요즘엔 그동안 제가 쓴 모든 글을 거꾸로 추적하면서 ’의‘를 뺀답니다.” 

     

    참 자랑스럽다.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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