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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글쓰기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6. 2. 6. 11:21728x90반응형

AI와 글쓰기
최근에 처음으로, 글을 쓰면서 나는 전체 개요만 느슨하게 짜고 AI에게 자세한 내용을 집필하도록 시켜 보았다. AI는 내가 던져준 적은 재료로 온갖 그럴 듯한 문장을 매끈하게 포장해서 만들어냈다. 실로 놀라웠다. 비유하자면, 뭐랄까... 모래밭에서 110층 롯데타워를 지으라고 시켜도, 순식간에 설계도 그대로 삐까번쩍하게 건물을 쌓아 올리는 것 같았다. 아, 정말 인정하고 싶진 않았지만, 글 품질도 정말 좋았다.
그런데 글을 쓰고 난 후, 뭔가 이상했다. 글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았다. 그러니까, 남한테 말로 쉽게 설명할 자신이 없었다. 나는 선생이라서, 이런 느낌을 잘 안다. 내가 뭘 잘 모르면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가만, 지금 내가 무슨 짓을 했지? 갑자기 어느 AI 전문가 말이 생각났다. AI를 잘못 쓰면, 돈을 내고 피트니트 센터에 다니는데, 내 근육이 아니라 코치 근육만 커질 수 있다고. 이렇게 어리석게 사용하지 말라고.
전문가들은 인간 정신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AGI가 최대 3년 안에 나온다고들 말한다. AGI가 출현하면 우리가 땅바닥을 기어다니는 개미를 보듯이, AI가 우리를 내려다 볼 수도 있겠다. 이 녀석은 지능 수준이 완전히 다른 차원에 있어서 도대체 무슨 의도로 저렇게 생각하고 움직이는지 지능이 한참 떨어지는 우리로서는 알 수 없고 상상도 불가능한, 거의 초월적 대상을 올려다 보는 느낌? 이 들 수도 있겠지.
이번에 내가 AI를 부린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내가 AI에게 그럴 듯한 글감만 던저준 상황이 되어버린 글을 쓰면서, 어쩌면 AGI가 나오기 한참 전인데도 지적인 좌절감을 묘하게 느꼈다. 그래도 어쨌든 고삐는 마지막까지 인간이 쥘 수 있을까? 그런데 기술이 너무 빨리 발전한다. 법도, 제도도, 관념도, 아무 것도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듯하다. 숱한 SF 소설/영화에서 표현된 디스토피아가 이미 도착했을 지도.
그래서 김상욱 물리학자 말이 맞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 변화는 막을 수도, 예측할 수도 없으니, 변하지 않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자고 김상욱 교수는 말한다. 글쓰기를 말하자면, 아마도 특별한 의미없이 반복되는 글은 전부다 AI가 쓰게 되리라. 하지만 가치 판단이 필요한 영역, 특히 내가 꺼내는 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전부 내가 써야 한다. AI가 내 대신 성장해 줄 수는 없으니까, AI가 나 대신 살아갈 순 없으니까.
2026년 2월 6일
새벽에 이재원 記.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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