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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틴 루터 킹의 우울증
    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고급 테크닉 2020. 4. 2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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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의 우울증 

      

    번역: 이재원 / 2012년 1월 17일 

    원문: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일하고 있는 어느 임상사회사업가의 블로그

      

    마틴 루터 킹 목사에 관한 글을 왜 이 블로그에 써서 올리는가? 조금 의외이겠지만, 그는 두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고 우리는 그 이야기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타임지는 ‘올해의 인물’ 특집에서 Nassir Ghaemi의 책 “A First-Rate Madness”에서 한 부분을 인용하여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자살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었다. (Ghaemi의 책은 최근 2세기 동안 등장한 위대한 리더십을 가진 전세계의 뛰어난 지도자들 중 상당수가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전쟁 같은 풍전등화의 위기에서는 이러한 정신질환이 뛰어난 리더십을 만들어 내고 많은 사람들을 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년 마틴은 13세가 되기 전 두 번, 자살을 시도했다. 킹 목사 형제의 말에 따르면, 어느 날 마틴은 실수로 계단에서 미끌어지면서 할머니와 부딪혔고 충격을 받은 할머니는 의식을 잃었다. 그는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생각했고 절망한 나머지 이층 창문으로 달려가 바로 뛰어 내렸다고 한다. 다행히 그는 다치지 않았다. 나중에 그는 이날과 똑같이 이층 창문에서 뛰어내렸고 역시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던 일이 있었는데, 그날은 할머니가 진짜로 돌아가신 날이었다. 

      

    나는 이 이야기에 관한 좀 더 다양한 설명을 들었는데, 어린 킹 목사는 2층에서 뛰어 내렸을 때 죽은 것처럼 보였지만 야구를 하다가 넘어져도 금방 벌떡 일어나 달리는 어린 아이처럼 금방 일어났다고 한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서 그가 단지 어린아이라서 뛰어내린 것인지 궁금해졌다.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점프하는 것을 좋아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뛰어내린 진짜 이유는 그 이전부터 압도적인 절망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는 단지 할머니가 돌아가신 사실이 슬퍼서가 아니라 아동 우울증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뛰어내린 것이다. 당연히 슬픔도 있었겠지만 우울증이 먼저다. 

      

    Ghaemi는 킹 목사가 필생의 목표였던 흑인 투표권과 인종분리정책 철폐를 이루고 난 후인 1966년 처음으로 공허감과 우울감을 느꼈고 심지어 은퇴할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킹 목사가 주장하던 평화적인 시민불복종 운동에 반대하는 급진적이고 폭력적인 흑인 정치 운동이 발흥하였고 참혹한 베트남 전쟁도 시작되었기 때문에 킹 목사는 괴로움을 느꼈다. 

      

    킹 목사는 말년에 이 두 가지 폭력적인 흐름에 반대하는 활동에 매진했다. 그는 온갖 방법을 활용하여 린든 존슨 대통령을 압박하여 전쟁을 중단하도록 노력했고, 혁명을 신봉하는 흑인급진주의자들과 만나서 꾸준히 그들을 설득했다. 그는 우울감을 느꼈지만 밤잠을 줄여가면서 열정적으로 일했다. Ghaemi가 쓴 킹 목사의 전기를 좀 더 살펴 보면, 킹 목사가 평생 동안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과 싸운 또 다른 사례가 나온다. 

      

    그는 정신질환 때문에 평생 힘들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살았다. 그는 자살하지 않았다.

     

    [재원 생각]

     

    클라이언트가 공식적으로 정신과적 진단(우울증, 조울증, 조현병 등)을 받았다면, 혹은 겉으로 보기에도 분명히 정신적인 장애(지적장애, 자폐성장애 등)를 가지고 있는 듯 보인다면, 그리고 우리가 이러한 클라이언트 집단에 대해서 뭔가 잘 모른다면, 두려움과 당혹스러움을 느끼면서 클라이언트에게 부정적인 꼬리표를 붙이기 쉽다. 이것은 그대의 잘못이 아니다. 우리는 정신과적 진단이나 장애명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무시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클라이언트에 대하여 한 번 형성된 부정적인 태도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마틴 루터 킹이 누구인가? 단순히 미국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이 아니라, 전세계의 인권운동 그 자체를 대변하는 상징이 아니던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리더 중 한 사람 아니던가. 이런 사람에게도 어둠이 있었으니, 평생을 두고 그를 괴롭힌 우울증이었다. 의학적으로 보면 분명히 그는 우울증 환자였지만, 우리는 그를 우울증 환자로 기억하지 않는다. 전혀. 그렇다면 우리가 만나는 클라이언트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그의 진단명과 장애를 깡그리 무시해서는 아니되겠지만, 그 진단명과 장애로 그를 축소해서도 아니될 것이다.

     

    글쎄, 나는 마틴 루터 킹의 우울증에 관하여 읽으면서 마음으로 깊은 위안을 받았다.  

     

    2020년 4월 29일, 이재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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