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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맙소사! 그게 무슨 말이니? 너, 글 참 잘 써!
    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6. 1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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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는 글을 아주 잘 써요. 이건 훌륭한 재능이에요. 이런 재능을 썩히면 안됩니다. 나중에 학생이 어떤 일을 하든지, 글쓰기 능력은 큰 무기가 될 거에요. 반드시 더 열심히 공부해서 재능을 펼치세요." 

     

    내가 가르치고 있는 학부생(성공회대학교)에게 진심어린 칭찬 폭탄을 던졌다. 이 학생은 글을 잘 쓴다. 물어 보니, 어디에서든 글쓰기를 본격적으로 배운 적은 없다고 하고, 자기가 글을 잘 못쓴다고 생각했단다:

     

    "맙소사! 그게 무슨 말이니? 너, 글 참 잘 써!"

    (이렇게 이야기 하고 싶었다: 말은 했지만, 딱 이렇게 말하진 않았다.)

     

    <내가 생각한, A 학생이 글을 잘 쓰는 이유>

     

    (1) 두괄식으로 단락을 전개하고 있어서 독자가 읽기가 쉽고 편하다. 

    (2) 자기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독자의 공감을 유도하고 자기 주장으로 부드럽게 연결하고 있다. 

    (3) 전체적으로 군더더기가 적고 자신의 핵심적인 주장을 효과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아래에서, A 학생의 글을 소개한다. 이 글은, 해결중심상담의 대가이신 김인수 선생님의 가족치료 비디오를 보고 학생이 느끼고 생각한 바를 정리한 글이다. (*본인에게 정식으로 요청하고 허락받았음.) 


    좋아지는 방법 밖에는 길이 없다.

     

    가끔 진심이 아닌 말이 어느 순간 거칠게 튀어나와서 상대에게 상처를 줄 때가 있습니다. 사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그게 아닌데, 그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기엔 부끄러워서 결국 독한 말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맙니다. 말이라는 게 단어 하나에도, 문장 한 줄에도 많은 의미가 담겨있어서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서 독이 되기도 하고 해독이 되기도 합니다. 김인수 선생님의 영상에 나온 내담자 소정이와 엄마도 서로의 속내를 몰라서 거친 말로 자신의 진심을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말처럼 그 말을 자세히 보고 듣지 않는 이상은 그 안에 담긴 뜻을 알기 어렵습니다. 오해하지 않게 항상 누군가가 말의 뜻을 해석해 주면 참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그런 불가능한 상황을 현실로 만들어 주는 해결중심 상담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뱉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가족의 모습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습니다. 가족 모두가 상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감정적인 답변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조금의 의문을 가지고 영상을 지켜본 결과, 상담자의 질문이 거듭되면 될수록 내담자의 변화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원하는 걸 이야기할 기회가 없던 가족에게 상담이라는 대화의 기회를 주면서 서서히 오해가 풀리기까지 의식하고 보지 않으면 상담자의 기술을 알지 못하고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영상을 처음 봤을 때는 상담자의 기술이 일상적인 질문 중에 하나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다시 영상을 접하면 새로운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김인수 선생님의 방식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긍정적으로 변환하기」 이것이 제가 생각한 김인수 선생님의 상담의 핵심입니다. 상담자를 찾아온 내담자의 감정은 당연 부정적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상담을 하기까지 스스로 최대한의 노력을 했지만 도저히 해결이 안 돼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자는 결정을 내린 것이지요. 여기서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좋아지는 방법에 대해 직접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부정적인 상황을 긍정적으로 번역하여 거듭 말할 뿐입니다. 

     

    ‘엄마와 사이가 안 좋아요'라는 말을 ‘엄마와 사이가 좋아지고 싶어요’로 바꾸고 ‘왜?’라는 질문을 건네면 내담자의 대답은 아예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부정적인 말은 다시 안 좋았던 과거를 생각하게 만들지만 긍정적인 말은 좋아질 미래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만약 상담을 하게 된다면 위에서 말한 긍정적 변환 방식을 잊지 않고 내담자를 대하는 상담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거창한 기적 질문을 했다고 해서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내담자의 사소한 말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내는 자세를 갖춰야 할 것입니다. 그런 자세로 다양한 사례를 접하다 보면 어떤 순간에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바로 파악이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 학생이 자신의 재능을 썩히지 않고 열심히 글쓰는 방법을 배우면 좋겠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서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면 좋겠다. 앞으로 투신할 자기 분야에서 이 재능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좋겠다. A 학생을 진심으로 지지하고 응원한다. 


    "다 주거써, 나 말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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