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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한 명의 순례자, 노란 화살표 (나의 까미노)
    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이재원의 여행기 모음 2020. 6. 2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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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7월, 나는 죽기 위해서 세상 끝으로 날아갔다. 까미노 순례길(vo.la/DptI)을 조용히 걸으면서 내 삶을 정리하고, 마침내 세상(유라시아 대륙의) 끝이 나오면, 바다에 빠져 죽을 작정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나는 살아서 돌아왔고, 여전히 살아 있다. 내가 아직도 살아 있는 까닭은, 까미노 위에 남아 있다. 

     

    28일 동안 850km를 걸었던, 뜨거운 그 여름의 기록을 다시 정리한다.  (2020년 6월 11일, 이재원 기록) 


    또 한 명의 순례자, 노란 화살표 (나의 까미노) (2014년 10월 12일, 이재원 기록)

     

    까미노를 걷다 보면 매일 친구처럼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Yellow Arrow, 까미노의 상징인 노란 화살표다. 이 노란 화살표는 정말 까미노 위에 수 백만개가 있는 듯 하다. 그만큼 어디에나 있다. 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 여기가 어디지...? 생각하면 보이고, 잠깐 쉬면서 물을 마시다가 눈을 돌리면 시선이 머무는 곳에 있고, 새벽에 길을 재촉할 때 후레쉬를 비추면 짠~ 하고 나타난다. 

     

    모양도 제각각 길이나 크기도 제각각이지만 어디서나 눈에 확~ 띄는 노란화살표는 그 자체가 하나의 생명, 인격인 양 길 위에서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어떤 땐 너무 당연히 그곳에 있기 때문에 중요성이 잊지만, 길을 잃어서 아주 잠깐, 딱 오 분 정도만 헤매도, 이 노란 화살표가 너무 눈물겹게 고마워진다. 

     

    나는 길을 걸으면서 이 화살표가 너무 좋아져서, 화살표 사진을 정말 많이 찍었다. 

     

    우리 모두의 까미노 친구, 노란 화살표를 소개해 본다. 

     

     

    (1) 스페인에서 처음 찍은 노란 화살표. 노란 화살표는 전봇대나 건물의 모퉁이에 많이 그려져 있다. 

     

     

    (2) 어떤 때는 화살표 모양이 아니라, 그냥 노란 색으로 투박하게 칠해져 있는 것도 있다. 



    (3) 건물 모퉁이에 그려져 있는 노란 화살표. 집 주인이 싫어하지 않을까? 라는 어리석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4) 로그로뇨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노란 화살표. 지쳐 있는 순례자에게 단비같은 소식이다.



    (5) 다소 지루하게 펼쳐져 있던 들판에서 발견한 독특한 형태의 쇠 화살표. 너무 반가웠다. 



    (6) 성 야고보 모양의 화살표. 때로 노란 화살표는 진짜 사람이 된다.



    (7) 순례길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형태의 안내판. 인숙하지만 반갑다. 



    (8) 길가의 돌에 새겨진 화살표. 누가 조각을 하신 건가요? 



    (9) 가끔씩 낙서 같은 화살표보 보인다. 근데, 뭐라고 씌여 있는지...



    (10) 그냥 아스팔트 바닥에 그려진 화살표. 그리고 내 다리. 렛츠 고!

     

     

    (11) 한 번 휘돌아 감긴 화살표. 형태가 독특해서 찍었다. 그린 사람의 유머감각이 느껴지는 멋진 화살표!



    (12) 쓰레기통에 그려진 화살표. 진짜 노란 화살표는 어디에나 있다. 

     

     

    (13) 산티아고까지의 거리를 나타내는 화살표. 이런 화살표가 제일 반갑다.

    근데... 누군가 장난을 쳐 놨다. 아니... 3298km라니! 



    (14) 아주 평범한 아스팔트 위의 화살표. 이젠 형제 같이 느껴진다는. 

     

     

    (15) 노란 바탕에 빨간색으로 그려진 독특한 화살표.



    (16) 가장 뭉클했던 화살표. 이름 모를 순례자들이 쉬면서 만들었으리라... 



    (17) 어느 시골집 창틀에 붙어 있던 화살표. 반갑다. 



    (18) 또 하나의 순례길 상징인 조가비로 만들어진 가장 독특한 화살표. 



    (19) 발자국을 활용한 가장 독특한 형태의 화살표. 찍지 않을 수가 없었다. 



    (20) 평범하지만 반가운 화살표. 



    (21) 전봇대에 아무렇게나 그려진 화살표. 사실은 이런 녀석이 가장 그립다. 

     

     

    (22) 새벽에 후레쉬로 발견한 화살표. 가장 반가웠던 화살표.



    (23) 화살표와 나. 색즉시공, 물아일체의 경지로다! ^^

     

     

    (24) 산티아고 시내에서 찍은 마지막 화살표. 아디오스~ 엘로우 애로우!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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