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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나 웃음 (나의 까미노)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이재원의 여행기 모음 2020. 6. 25. 08:51728x90반응형
2014년 7월, 나는 죽기 위해서 세상 끝으로 날아갔다. 까미노 순례길(vo.la/DptI)을 조용히 걸으면서 내 삶을 정리하고, 마침내 세상(유라시아 대륙의) 끝이 나오면, 바다에 빠져 죽을 작정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나는 살아서 돌아왔고, 여전히 살아 있다. 내가 아직도 살아 있는 까닭은, 까미노 위에 남아 있다.
28일 동안 850km를 걸었던, 뜨거운 그 여름의 기록을 다시 정리한다. (2020년 6월 11일, 이재원 기록)
어디나 웃음 (2014년 10월 14일, 이재원 기록)
나는 스페인이 좋았다. 경치도 아름다웠지만, 까미노에서 만난 스페인 사람들이 참 좋았다. 물론 정말 좋은 사람들만 까미노에 왔기 때문이겠지만... 정이 넘치고, 마음이 열려 있고, 무엇보다 여유와 유머 감각이 많았다.
<사진 01>
어느 시골 마을을 지나다가 발견한 교통 표지판. 학교 앞인가 보다. 표지판 안에서 친해 보이는 남녀 아동이 손을잡고 신나게 학교에 가고 있다. "오늘은 무슨 일이 생길까? 재미있고 신나게 놀자!" 마치 이런 말을 하는 것만 같다. 가끔씩 이렇게 생동감 넘치는 표지판을 만나서 웃음 지을 때가 있었다.
<사진 02>
한편, 이 사진은 순례자들의 유머를 느낄 수 있는 표지판이다. 설명이 필요 없지 않은가? 그냥 웃을 뿐. 이런 소소한 유머가 곳곳에 숨어 있어서 산티아고 가는 길은 즐겁다.
Buen Camino!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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