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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지어 약자를 비난하고 싶기도 했다
    상담 공부방/해결중심상담 교육 후기 2020. 7. 2.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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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봄 학기, 모교(성공회대학교)에서 해결중심모델을 강의했다. 모든 강의가 끝난 후에, 학생들에게 간단한 소감문을 받았다. 그 중 인상적인 글을 소개한다. 꾸밈 없이 담백한 글이다. (*학생에게 이 글을 사용해도 된다는 허락을 공식적으로 받았음.) 


    2020년 1학기 <가족상담과 가족치료> 수업을 마치며.

     

    마지막 남은 전공수업이었다. 고심 끝에 가족 상담과 가족치료라는 수업을 선택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가지고 있던 결핍을 바라보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배우게 된, 학부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수업이 되었다. 

     

    학부를 다니면서 이용자(클라이언트)를 바라보는 다양한 이론을 배워왔지만, 깊이 배웠던 적이 없었다. 항상 우리 사회에서 어떠한 복지의 결핍이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사회’와 ‘정부’가 부족한 점에 대해 찾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공부했다. 즉,  모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프레임을 맞추고, 정부의 정책과 시안의  문제점을 파헤치는 것에 급급했다. 사실 4년 내내 이러한 과정을 거치다 보니, 사회적 약자를 항상 수동적인 존재,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만 생각하게 되었고,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회를 비난하기도, 심지어 그 약자를 비난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왜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살 수 밖에 없었는지, 더 열심히 살아서 도움을 받지 말지, 라는 옳지 못한 생각을 하기도 했던 것 같다. 이러한 사회복지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이 들 때 쯤, 내게 아주 전환점이 된 것이 이번 수업이다. 

     

    내가 이번 수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그 사람 자체가 아니라는 것, 

    모든 문제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온전한 강점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이 문장은 내가 앓고 있던 사회복지에 대한 회의감, 나에 대한 문제와 고민들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해결중심 관점은 내 삶에 아주 중요한 관점으로서 나의 중심이 될 것 같다.


    참말로 고마웠다. 한 학기 동안 내가 전달하고 싶었던 핵심 내용이 학생에게 제대로 전달된 것 같아서였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기존의 상담 이미지(즉, 프로이트 이론에 기초를 둔 정신역동모델에서는 내담자는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끝없이 이야기 하고 상담자는 그 모든 정보를 깨알같이 들은 후에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이미지)에 갇혀서 새로운 생각을 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무척 답답했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젖는다"고 끝까지 기다려 주니 성장했고 관점의 변화까지도 일어나게 되었다. 

     

    클라이언트는 신이 아니다. 따라서 어떤 경우엔 우리가 그에게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할 상황도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사회사업가가 강점 관점으로 클라이언트를 바라보게 되었다는 것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이 학생이 클라이언트의 강점과 자원을 함께 탐색해 나가는 강점관점 탐험가로 계속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 

     

    "문제는 문제일 뿐, 그 사람은 아니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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