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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를 인정하기
    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7. 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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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뭘 원했던 걸까요?" 

     

    자존감이란 무엇일까. 사람들은 자신감과 자존감을 헷갈려 한다. 그러나 서로 매우 다르다: 자신감은 외적인 상황과 조건에 많이 좌우된다. 하는 일이 잘 되고,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하면,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높아진다. 하지만 자존감은 외적인 상황이나 조건과 상관없다. 일이 잘 안풀리고,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지 않아도 자존감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자존감은 무조건적인 긍정적 관심(unconditional positive regard), 즉 수용(acceptance)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positive)이라고 하니까, 현실을 무시하고 "과도하게 좋게만 바라보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아니다. 그냥, 긍정적인 관점은 존재를 그냥 인정하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또 전혀 간단하거나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번 생각해 보라. 인간의 삶이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수많은 조건적 상황에 처하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그 온갖 조건과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는 것이 쉬운 일인지.

     

    조건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조건이 내가 만든 조건이다.  

     

    여기, 드라마틱한 사례가 있다. 배우 김홍표. 그는 서울예대, SBS 공채 탤런트 출신으로, 1990년대 중반 데뷔 초반에 "한국의 브래드 핏"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배우다. "그는 임꺽정"이나 "불멸의 이순신" 등의 작품에 출연하면서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가 교통사고 등 여러 가지 안좋은 상황 때문에 급전직하,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이카루스처럼 좌절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뭘 해도 안되던 시기, 그는 "나는 뭔가?" 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배우라는 직업은 필연적으로 "누군가 발견해 주고 찾아주는 사람"에 "기대어서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찾는 사람이 없다면 존재의 의미를 찾기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겠다. 자괴감을 심하게 느낄 수도 있겠다. 여러 모로 힘들어 하던 그는 지방으로 내려가서 몸으로 하는 온갖 일을 했다고 한다. 택배, 대리운전, 바리스타, 간판일까지... 

     

    그러면서 인간적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근본에는 자신에 대한 수용이 있었다고 한다.


    얼마 전, 누군가에게 서운한 일이 생겼다. 내 마음 속에 부정적인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그 사람에게 어떤 반응을, 어떻게 보여야 할지부터 걱정했다. 며칠 동안 고민하다가 개인 상담 선생님에게 털어 놓았다. (상담자가 상담을 받는 일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나는 좋아지기 위해서 도움을 받아온 사실이 자랑스럽다. 내 개인 상담 선생님은 여성 목사님으로서 교회 내 여성 인권을 옹호하는 일을 하시면서 상담 일을 하신다. 최근 수 년 동안 이분과 만나오면서 내가 나를 수용하는 방법을 하나씩 배워 왔다.) 그랬더니, 이렇게 말씀하신다: 

     

    "행동은 둘째 치고, 감정만 생각해 보세요. 행동은 어떻게 하든 상관 없어요. 어떤 상황이든지 헤쳐나가는 방법은 너무나도 많아요. 최대한 본인에게 유리한 방법을 선택하고, 그 방법을 책임지려고 하면 됩니다. 하지만 감정은 달라요. 감정은 재원씨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묻는 이유에요. 자신을 함부로 판단하는 도덕적인 판단을 잠시 내려 놓고 생각해 보세요: 그때 무엇을 원했던 걸까요?"

     

    "그때 뭘 원했던 걸까요?" 

    "그때... '괜찮다'는 말을 듣고 싶었던 것 같아요."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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