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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로망, 7번 국도를 타고 신혼여행을 가다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12. 6. 07:34728x90반응형
2020년 11월 28일 정오, 엄중한 코로나 사태를 뚫고 결혼식을 치루었다.
부푼 마음을 안고 떠난 신혼 여행! 우리는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우리 부부에게 딱 맞는 컨셉을 잡고 여행을 계획했다: 바로, 강릉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7번 국도를 따라서 동해안 풍경을 마음에 담아 오는 자동차 여행! 오션 뷰가 아름다운 숙소만 확실히 미리 예약하고, 나머지 세부 사항은 곳곳마다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자유 여행! 이제 여행에서 돌아오고 보니, 우리가 정말로 괜찮은 컨셉을 잡았구나, 싶었고... 여행 기록을 남기면 후배 신혼부부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간단하게, 객관적 정보 위주로 정리해 보려고 한다.
1. 알로프트 서울 강남 호텔결혼식이 끝난 후에 바로 강릉으로 떠나는 것이 조금 부담스러웠기에, 서울에서 1박을 하기로 했다. 원래는 남산 밑 신라 호텔에서 묵기로 했다가, 예산을 아끼는 의미에서 가성비가 좋은 4성급 호텔 중에서 한강 뷰가 좋다는 알로프트 강남 호텔을 선택했다: (1) 주차 타워를 이용하는 형태라서 주차는 다소 불편했지만, 체크인 처리가 빨랐고 친절했다. (2) 호텔 입지가 완전히 한강 변은 아니라서 탁 트인 한강 뷰는 아니었지만 저렴한 가격을 생각하면 흠 잡을 순 없었다. (사실, 나는 만족했다.) (3) 코로나 사태 때문에 조식 부페가 안되었지만, 대신 개인별 상차림 식사는 가능했는데, 우거지탕이 정말로 맛있었다. (밥을 더 달라고 해서 두 그릇을 비웠다.)
[알로프트 서울 강남]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영동대로 736 / 02-510-9700
2. 강릉, 안목을 높이다 펜션
강릉에서 선택한 펜션, "안목을 높이다." 안목 해수욕장 바로 앞에 있는 곳인데, 로컬 지인에게 소개받은 숙소다. 결과적으로, 이번 신혼 여행 중에서 가장 훌륭한 숙소였다: (1) 식사를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펜션이고 비용도 만만치 않았지만, 다른 부분, 특히 오션 뷰가 압도적으로 만족스러웠다. (2) 스파 시설도 훌륭해서, 따뜻한 물에 몸을 완전히 담그고 바다를 바라보면서 여독을 충분히 풀 수 있었다. (3) 예컨대, 식기라든가 수저 같이, 당연히 있어야 하는 물품도 주인장께서 신경을 쓰셨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4) 주차장도 넓게 마련되어 있어서 편했다. (5) 내년에, 결혼기념일에 다시 오자고 약속할 정도로 끝내주게 좋았다.
[안목을 높이다 펜션] 강릉시 창해로 27(견소동) / 010-2267-5943
3. 7번 국도
사실, 강릉에서 부산까지 가는 도중에 기대했던 것만큼 "끝내주는" 해안도로 경치는 보이지 않았다. 그냥, 바다가 가까운 곳에 보이고 계속 옆에 펼쳐져 있다는 느낌 정도? 국도라서 속도를 마음껏 낼 수도 없고(80km 속도 제한), 도로 상태도 아주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는 괜찮았다. 오래된 로망이어서 그런지, 바다가 슬쩍 슬쩍 보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이 좋았다. 아내도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참 좋았다.
4. 경주, 불국사
서울에서 성장한 70년대생들은 경주/불국사를 대개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떠나는 수학여행지로 떠올린다. 나에게도 그랬다. 경주하면? 불국사, 석굴암! 우리의 신혼여행 컨셉은 "최대한 많은 것을 보는" 여행이 아니라 "마음 내키는 대로 다니는" 여행이었기에, 한 곳만 간다면 당연히 불국사였다: (1) 입장료가 6천원으로서 다소 비싸다. 그 많은 돈, 시민들에게 빼앗아서(?) 다 어디에 쓸꼬? (2) 석가탑, 다보탑 등, 친숙한 건축물이 보여서 좋았다. 언제 봐도 돌을 "떡 주무르듯 다룬" 조상들의 뛰어난 솜씨에 감탄하게 된다. (3) 경내에 화장실이 많아서 편했지만, 다소 더러웠다: "그 많은 돈, 시민들에게 빼앗아서(?) 다 어디에 쓸꼬?"
5. 리버사이드 울산 호텔
가성비 제왕, 리버사이드 울산 호텔(4성급)에 다시 왔다. 예전에 한 번 묵었던 기억이 참 좋았다: (1) 이 호텔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엄청난 가성비다. 7만원에 깨끗하고 편안한 잠자리와 끝내주는 리버 뷰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워낙 훌륭하다. (2) 호텔이지만 전자렌지가 구비되어 있어서 혼자서 음식을 데워 먹을 수도 있고,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수도 있다. (3) 현재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조식이 되지 않는다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지만, (예전 기억을 되살려 보면) 조식 부페도 무척 훌륭했다. (4) 주차는 주차 타워를 이용해야 했다: 역시, 다소 불편하다. (5) 울산 인근 지역에서 저렴하고 깨끗한 숙소를 찾는다면, 이곳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리버사이드 울산 호텔] 울산시 중구 성남동 젊음의거리 20 /. 52-956-0100
6.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은하수길) + 맛집 프롬(FROM)
호텔에서 멀지 않은 곳에 태화강 십리대숲이 있다. 이곳은 국가정원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주변 정비가 잘 되어 있고, 도심 한 가운데에 있기 때문에 이용하기가 무척 편리하다. 그 안에서도 "은하수길"이라는 곳에 들렀다. 예전에 교육차 왔을 때, 동료 사회복지사에게 안내 받았던 곳. 울창하게 우거진 대나무 숲길을 거닐게 되는데, 아래에서 위로 쏘는 조명 덕분에 은하수를 건너는 듯, 황홀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다만, 너무 어두워서 혼자서 가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위험하지는 않다.)
십리대숲 근처에 있는 맛집, 프롬(FROM). 울산에서 일하는 로컬 동료에게 추천 받았다: (1) 다소 비싼 느낌이 있지만, 음식 맛이 워낙 훌륭해서 용서가 된다. 우리는 세트 메뉴로 먹었는데, 샐러드부터 메인 요리까지 정말 맛이 있었다. (2) 교통이 좋아서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무료 주차는 월, 수, 금만 된다고 한다. (3) 요즘 울산에서 데이트 하는 연인들에게 핫한 곳이라고 한다. 울산에 갈 일이 있다면 꼭 한 번 들러볼 만한 곳이라고 평가하련다.
[프롬] 울산 중구 신기길 111 / Open 11:00 ~ 23:00(Break time 15:00~17:00) / 052-277-3222
7. 부산
(1) 해운대 해수욕장
부산에 왔으니, 해운대는 한 번 가 봐야 할 것 같아서 잠시 들렀다: 역시, "명불허전" 해운대! 사람들이 바글바글 대서 평소에는 절대로 오고 싶지 않은 곳이지만, 지금은 여러 가지 이유로 한산하고 그래서 끝내주는 경치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2) 오랑대공원, 오시리아 해안 산책로(힐튼 아난티 코브 / 부산 기장)
부산의 좋은 동료 사회사업가가 안내를 해 준 곳. 힐튼 호텔 앞에 잘 정리된 해안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1) 경치가 정말 끝내줬다. 아무 것도 안하고 그냥 걷기만 하고 대화만 했는데도 마음이 시나브로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2) 힐튼 호텔에 묵지 않더라도 올 수 있다. 다만, 들어갈 수 있는지는 호텔 측에 미리 문의하는 것이 안전하겠다. (3) 힐튼 호텔 안에 멋진 대형 서점이 한 곳 있는데, 그곳도 가 볼 만한 곳이었다. (시간이 없어서 충분히 둘러보진 않았지만 분위기가 그윽했다.) (4) 주차는 힐튼 호텔 지하주차장에 할 수 있다. (워낙 넓어서, 주차 지점을 기록해 두지 않으면 미아가 될 수도 있다.)
(3) 황령산 봉수대 야경
말이 필요 없다. 부산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야경이었다: (1) 차를 타고 올라가면 9부 능선에서 주차할 수 있다. (2) 서울 남산과 비슷한 뷰였지만, 상대적으로 좋은 점은 360도를 다 볼 수 있다는 점. (3) 주차장에서 꼭대기까지 올라가는데 다소 힘이 든다. 걷기가 싫은 사람은 가지 말 것. (4) 그러나 꼭대기까지 도달만 한다면, 엄청나게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다.
(4) 호텔 라온(송정 해수욕장 앞)
송정해수욕장에 위치한 4성급 호텔. 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 신축 호텔. 건물은 깨끗했고, 직원들은 친절했다: (1) 무엇보다도 오션 뷰가 끝내준다. 새벽에 해 뜨기 전부터 해가 뜨고 난 후로 한 동안 환상적인 뷰를 감상할 수 있다. (2) 우리는 스위트 룸을 선택해서, 스파도 할 수 있었는데 시설이 무척 좋았다. (아내가 만족스러워 했다.) (3) (운 좋게도) 조식 부페를 운영했는데, 음식이 풍성하고 맛이 있었다. 신선한 야채 샐러드를 무척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난다. (4) 지상 주차장이 있어서 무척 편리했다. (5) 인스타그램 이벤트를 하고 있어서, 사진을 찍어서 홍보하면 레이트 체크아웃(12시)이 가능하다.
[호텔 라온] 부산 해운대구 송정광어골로 39 / (전화) 051-714-0003
8. 거제도 "바람의 언덕"
이번 신혼여행의 마지막 코스, 거제도 "바람의 언덕." 사실, 낮에 가야 하는데 밤에 가서... 바람은 씽씽 불고, 온통 새까맣게 보이는 언덕 위에 풍차가 돌아가는 모습만 보일 뿐, 야경이 좋지는 않았다. (야경이 좋다는 인터넷 글을 보고 간 거임.) 더구나 코로나 사태 때문인지,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언제, 어디에 가느냐는 그렇지 중요하지 않(았)다. 이거슨 신혼여행이고, 나는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귀여운 사람과 함께 있지 않은가! 그리하여 우리는 손을 꼬옥 잡고, 칠흙같은 밤은 건너서, 바람의 언덕에 올라갔다. 그리고 보았다. 우리를 축복해 주는, 너무나도 밝게 떠오른 교교한 달빛을.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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