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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가락 대신, 달을 보자
    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1. 1. 1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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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어떤 동영상을 보다가 "저희가 예전에는 강점관점 해결중심 사례관리를 하다가요, 특정 질문에 집착하는 방향은 좀 아닌 것 같아서요, 방향을 바꾸어서... 자연주의사회사업 쪽으로..." 라고 언급하는 동료의 말을 들었다. 안타까웠다.

     

    가족치료에 보면, "이것 아니면 저것(A or B)" 개념과 "이것 이면서 저것(A and B)" 개념이 나온다. 이것 아니면 저것은 둘 중에 하나만 맞는다는 이분법적인 태도이고, 이것 이면서 저것은 둘 다 맞거나 공존이 가능하다는 태도이다. (난 저 말씀을 언급하신 동료께서 해결중심모델을 다소 좁게, 이분법적으로 바라보셨다고 생각한다.)

     

    나도 안다. 해결중심모델은 예컨대 "기적질문" 같이 대단히 양식화된 질문으로 대표된다는 것을. 해결중심모델을 적용한다는 것은 다름 아니라, 이 대단히 양식화되어 있는 질문을 구사하는 거라는 사실을. (내 자신이 나름대로는 해결중심모델 전문가인데 왜 모르겠나.)

     

    해결중심모델은 특정한 방식으로 구사해야만 하는 모델이 맞다. 아무리 상대의 강점과 자원에 초점을 맞추는 걸 강조한다고 해도, 특정한 질문을 특정한 방식으로 구사하지 않는다면, 해결중심모델을 적용했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해결중심모델은 질문이 전부다," 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또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해결중심모델은 어디까지나 상담 모델로 개발된 모델이다. 그런데 사회사업가 동료들은 예컨대, 사례관리 전반에 해결중심모델을 적용하려고 한다. 그러나 사례관리는 상담이 포함되지만 상담 그 자체는 아니므로, 해결중심과 사례관리는 사이즈가 서로 안맞는 일이 자연스럽게 벌어진다.

     

    여기에서 필요한 게, 융통성이고 관점이다. 사례관리를 하는 동안, 직접적인 "상담"을 해야할 때는 해결중심모델을 정통으로 적용하되, 상담 이외의 업무에서는 해결중심모델의 질문 이면에 흐르는 원리를 대단히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 그런데 전체적인 이해가 다소 부족한 상태에서, 해결중심모델은 아닌 것 같다, 라고 단정하는 것은 무척 아쉽다.

     

    물론, 해결중심모델을 가르치는 사람들도 문제가 있다. 특히, 일반 사회사업실천에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이 무리하게(경직되게) 해결중심모델을 적용하도록 가르치는 게 문제다. (제너럴리스트) 사회사업가는 가족치료자가 아니다. (제너럴리스트) 사회사업가에게 해결중심을 가르치려면, 상담 이외의 업무에서 해결중심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법을 가르쳐야만 한다.

     

    해결중심모델은 "해결중심 대화 vs 문제중심 대화"라는 대단히 이분법적인 구분법 위에 세워진 건물이다. 따라서 대단히 폭넓은 융통성이 필요한 (제너럴리스트) 사회사업에 해결중심모델을 적용하려면, 필연적으로 구시대적인 이분법을 뛰어넘어야 한다. 이것 아니면 저것, 식의 사고로는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할 수가 없다.

     

    손가락 대신, 달을 보자.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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