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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해결중심상담 01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 2021. 2. 6. 08:42728x90반응형
원문: Els Mattelin, Hannelore Volckaert, Elaine Cook(2017)
번역: 이재원(2021)
제 1부. 이론
제 1장. 우리가 자폐성 장애를 이해하는 방식
우리는,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도운 경험과 많은 연구 결과를 기초로, 자폐성 장애 그 자체와 자폐성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차이에 관하여 포괄적인 이해 틀을 구축해 왔다. 그 결과, 우리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과 그 가족에게 “마침내 우리를 이해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편안한 마음으로 대화할 수 있었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되었다.
상담자는 당연히 내담자를 이해하는 사람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내담자가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 경우, 이 당연한 일이 당연하지 않을 때가 많다. 심리치료사, 상담가, 그리고 다른 원조전문가들은 최선의 의도를 가지고 자페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다가가지만,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원리에 의존하기 쉽다. 다른 말로 하자면, 이런 원조전문가들은 자폐성 장애와 관련이 없는 세계관에 기초하고 있고, 사람들의 욕구에 관해서도 자폐성 장애와 관련이 없는 관념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대개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특수한 욕구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개입한다.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면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만약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돕고 싶다면,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어떻게 생각하는지와 자신이 경험하는 내용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예컨대, 우리는 통상적으로 사회사업가나 부모, 혹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배우자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친구가 매우 적은 것 같고, 그래서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을지 모른다고 걱정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만약에 자폐성 장애를 가진 어떤 사람이 오로지 절친한 친구 한 사람만 만나고, SNS 상에서 두 세 명과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도 완벽하게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이 사람의 삶에 의미가 없다고 함부로 말할 할 수 있을까?
게다가,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상담자에게 이해를 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 상담이나 지원 서비스가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며, 이러한 사실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완벽하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우리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가 자폐성 장애에 관하여 이해하고 있는 내용과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돕는 방법을 사람들과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매우 중요한데, 왜냐하면 우리가 경험해 온 바에 따르면, 자폐성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자폐성 장애라는 것이 진정으로 어떤 의미인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결정적으로 다른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자페성 장애가 이들의 일상 생활과 인간 관계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폐성 장애가 나타내는 차이의 본질: “세부적으로 생각하기”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생각하는 방식과 세상을 파악하는 방식이 다른 사람들과 결정적으로 다르다. 이들이 정보를 취하는 방식, 즉 감각을 사용하는 방식 뿐만 아니라 사고를 통해서 외부 자극을 처리하는 구체적인 과정이 독특하다.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사물을 보고, 듣고, 느끼고, 냄새 맡고, 맛을 느끼고, 감각을 사용할 때, 엄청난 양의 세부적인 정보에 초점을 맞추며, 이들의 사고는 이 세부적인 정보에 기반해서 작동한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이 만들어 내는 결과를 과소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한 번 상상해 보라. 당신이 온 세상을 바라보는데 지엽말단에 해당하는 정보만 눈에 들어온다면?오로지 지엽말단적인 정보만 느껴지고 경험하며 사고도 그러한 정보에만 입각해서 하게 된다면?
이렇게 세부적인 사항에 초점을 맞추는 사고 과정을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그 언저리에 있는 내담자에게 설명할 때, 우리는 통상적으로 그림 1.1을 활용한다. 이 그림은 현실을 단순하게 표현한 것이지만, 무엇 때문에 자폐성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독특한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은 우리들과 비교할 때,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사물을 대단히 파편화된 방식으로 인식한다. 이들은 대부분 세부 사항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어서, 때로는 더 큰 그림을 놓친다. 큰 그림을 인식해 낸다고 해도, 이렇게 된 이유는 이들이 온갖 세부 사항을 모조리 쌓아 놓은 정보 더미를 보았기 때문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이들이 맥락을 고려한다는 것은 극단적으로 어려운 일이 된다.
우리는 (세상을 세부 사항으로 경험하는) 이러한 독특한 사고방식이 자폐성 장애을 가진 사람들을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만드는 모든 상황의 기초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러한 사고 방식 안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의사소통하고, 관계를 맺는다. 그래서 우리는 빙산 비유를 즐겨 사용한다: 빙산은 몸통의 대부분이 바닷 속에 숨겨져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데, 바로 이 부분이 자폐성 장애을 가진 사람들의 사고 방식을 나타낸다. 반면, 빙산에서 물 위로 올라와 있는 부분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하는 말을 나타내는데, 사실 이 부분이 자폐적 사고의 결과물이다 -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정상적인 사람들”과 다르게 행동하고 사고하는 것처럼 보이는 본질적 이유다.
세부 사항에 초점을 맞추는 특성이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기본적이고, 비장애인들이 현실을 인식하는 방식과 너무나도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이 부분이야말로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우리와는 다른 존재라고 생각하게 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덧붙여서, 우리는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우리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돕는 방식에서도 매우 중요하며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들의 문제를 접근할 때 이들에게 결함이나 단점이 있다는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 이들은 자폐적 성향 때문에 특정한 한계도 맞닥뜨리지만, 다른 한 편으로 강점과 기회를 얻게 된다. 우리가 이러한 특성을 깊이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이런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사회 속에서 겪어내야만 하는 한계를 외면하지는 않는다. 이들이 보이는 한계의 본질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일은 어마어마하게 중요하다. 이 내용은 2부에서 자세하게 서술하겠다.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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