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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해결중심상담 03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 2021. 2. 24. 14:44728x90반응형
원문: Els Mattelin, Hannelore Volckaert, Elaine Cook(2017)
번역: 이재원(2021)
제 1부. 이론
제 1장. 우리가 자폐성 장애를 이해하는 방식
해결중심접근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딱 맞는 접근이다!
우리는 매번, 그 어떤 내담자를 돕더라도, 해결중심접근을 적용하려고 애쓴다. 우리는 “알고 싶어하는(not-knowing) 태도”를 가지고 내담자를 만난다: 내담자에게 무엇이 가장 도움이 되는지 아는 사람은 우리 전문가 아니다(내담자 자신이다). 물론, 우리도 제안은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결국 그 제안이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 혹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결정하는 사람은 내담자 본인이다. 해결중심접근에서는 내담자야말로 자신의 삶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해결중심 전문가는 내담자의 인식틀을 조심스럽게 탐색해 나간다. 우리는 내담자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을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 그리고 내담자가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고 느낄 만한 증거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때때로 우리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비장애인과 다른 독특한 방식으로) 말하고 행동한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가 “알고 싶어하는 자세(알지 못함의 자세)”이다. 알고 싶어하는 자세란, 전문가가 정말로 순수한 호기심을 가지고 내담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뜻한다. 이들은 내담자를 지지하면서, 내담자와 같은 방향 - 내담자의 목표를 바라본다.
다양한 문화, 다양한 동기
해결중심접근법에서는 내담자의 목표가 중심이다. 해결중심 상담자는 내담자와 함께, 내담자가 원하는 구체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규정하려고 애쓸 것이다. 내담자가 자발적으로 움직이도록 자극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어떤 목표를 세워야 내담자가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스스로 움직이게 될까?
사전을 찾아보면, “동기 부여(motivation)”란 “특정한 행동을 실행하기 위해서 준비된 상태”라고 나온다. 사람들이 상담자를 찾는 이유는, 문제가 있어서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때 내담자 자신이 필요를 느껴서 상담에 올 수도 있지만, 가까운 사람들(부모, 배우자, 가족)이 요구할 수도 있고, 또 다른 권위자가 상담을 받으라고 강요할 수도 있다.
모든 상담자는 자신이 수행하는 원조 행위가 내담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길 바란다. 결국, 상담을 받는 목적은 내담자를 돕기 위해서이고, 내담자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이다. 사람들은 상담자가 내어 놓는 제언이 자신의 목표나 동기에 부합할 때 상담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목표를 분명하게 규정한다면, 내담자 뿐만 아니라 상담자도 상담이 어디로 나아가는지와 언제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는지를 매우 잘 알 수 있다.
수십 년 간 우리는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동기는, 한편으로는 비장애인의 동기와 유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주제에 대해서 자세하게 말하려고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동기 부여야말로 변화를 낳는 핵심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과학 문헌에서는 동기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내적인 동기와 외적인 동기.
내적인 동기: 사람들이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동기: 포부, 관심사, 성취감.
외적인 동기: 사람들이 보상(수료증, 돈이나 다른 물질적, 비물질적 보상, 예컨대, 지위나 가문의 명예)을 받을 수 있는 행동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얻는 동기.
외적인 동기는 특히, 어떤 행동이 사회적 찬사 형태로 보상이 되어 돌아오면 매우 강해질 수 있다. 예컨대, 만약 당신이 어떤 행동을 했는데, 그 덕분에 사람들이 박수와 존경을 보내고, 어떤 관계가 좋아지고, 칭찬 혹은 심지어 사랑을 받게 된다면, 엄청나게 동기가 높아질 것이다.
누군가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때 강력한 사회적인 보상을 제공하면, 이 보상을 받는 사람들(특히 아이들)의 태도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사회적 보상에 그다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이 사회적 관습으로 정해진 특정한 방식을 따라서 점잖게 행동하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보통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기대를 했던) 비-장애인이 적지 않은 좌절감을 느끼면서 어째서 해당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이 사회적으로 용인된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한다. 사실, 우리는 이 세상에 어느 누구라도 그러한 사회적 보상을 받으면 당연히 점잖게 행동할 거라고 예상한다.
예를 들어 보자. 매우 어릴 때부터 어린이들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악수를 해야 하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키스를 하면서 인사를 해야 한다고 배운다. 어떤 인사 방식을 선택할지는 오로지 어린이가 인사하는 대상이 누구인지에 달려 있다. 자폐성 장애가 없는 아이는 이러한 관습을 대단히 빠르게 습득한다. 아이는 처음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키스를 하지만 곧 사람을 가려서 키스를 하기 시작한다. 아이는 자신이 키스를 했을 때 부모나 다른 중요한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을 보면서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확실하게 깨닫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폐성 장애가 있는 아이에게 이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 다수는 누군가에게 키스를 하는 행동을 어려워한다. 키스를 하려면 가까이 접촉을 해야 하는데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키스를 하기 위해서 상대와 가까워지는 것 자체를 불편해하고, 키스를 하면서 축축하고 불쾌한 느낌을 받는다. 자폐성 장래를 가진 사람들은 감각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전혀 내적인 동기를 갖지 못한다.
더구나, 이들은 키스가 어째서 중요한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면 키스의 용도는 무엇인가? 어째서 사람들은 키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키스와 같은 행동을 하는 목적은 명쾌하게 설명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런 행동은 여러 시대를 거치면서 전승된 사회적 합의에 기초한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모든 것이 명쾌하게 규정되어야 사물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사회적으로 합의하는 모든 일은 그렇게 명쾌하게 규정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가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기대하는 행동은 대개 그들에게는 완벽하게 쓸데 없는 행동에 불과하다.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사회적 보상에 동기를 부여받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스스로 하도록 권유하려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이럴 때는, 그가 이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아마도 그 사람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을 법한 내적, 외적 동기 유발 요인을 찾아서 시도하면 좋을 것이다.
우리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그가 완전히 무의미하게 느끼는 어떤 일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들은 전혀 다른 세계관과 사고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외적인 보상책으로는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에게 통하는 동기를 찾아내서 이들에게 그럴 듯 하게 느껴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S는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21세 청년이다. 그는 연극 무대 장치를 시공하는 회사에서 일한다. 무대 장치와 거푸집은 무겁기 때문에 일할 때 힘이 무척 많이 든다. 그는 집에 오면 절대로 샤워를 하는 법이 없다. 그는 오로지 토요일 저녁에 사람들을 만나러 외출을 할 때만 샤워를 한다. 어머니는 식탁에 앉을 때마다 그가 풍기는 냄새 때문에 힘겨워 하지만, 그는 냄새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래서 어머니는 여태까지 어째서 샤워를 좀 더 자주 해야하는지를 그에게 설명하려고 무던히도 애를 써 왔다. 그러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필자는 어머니를 도와서 그에게 통할 만한 동기를 함께 찾아 보았다.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필자가 한 달에 한 번씩 이 집에 찾아간다. 매번 그의 어머니에게 그가 일주일에 한 번씩 샤워를 했는지 묻는다. 그리고 그가 주중에 샤워을 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에게 50센트씩 준다. 이 방법은 효과가 있었다. 아주 조금씩이라도 돈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은 그에게 기꺼이 몸을 씻는 노력을 감수하겠다는 동기가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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