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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의 비디오 게임 실력을 활용하기 01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고급 테크닉 2021. 8. 1. 19:41728x90반응형
ADHD를 가진 내담자에게 해결중심모델 적용하기: 내담자의 비디오 게임 실력을 활용하기
원문: Michael K. Hjerth(스웨덴의 해결중심치료자)
번역: 이재원(2021)
나는 해결중심모델을 주로 활성화 개념이나 자원 개념으로 이해한다. 우리가 내담자와 나누는 대화는 그 자체로는 문제를 해결해 주지도 않고, 해결책을 만들어 주지도 않는다. 그 대신, 우리는 대화를 통해서, 내담자가 좀 더 나은 삶을 누리기 위해서 필요한 자원을 활성화시킨다. 이러한 자원에는 바람직한 결과나 미래 모습에 대한 묘사, 이미 발생한 예외 상황, 이미 가지고 있는 기술이나 능력이 포함된다. 우리는 내담자가 원하는 것, 효과가 있는 것, 내담자가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앞으로 보게 될 변화에 대해서 물어보는 과정에서 자원을 찾아낼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자원을 발견함으로써, 내담자가 행동과 생각을 활성화시키고 활용해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기술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의미에서 해결책이란, 내담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다루기 위해서 필요한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서 나는 기존의 해결중심모델 기법과는 달라 보이지만 여전히 해결중심적인 몇 가지 테크닉을 만들게 되었다.
오아시스(Oasis) – 내담자가 잘하는 영역
오아시스 개념은 해결중심모델에서 주로 활용하는 예외 개념과 유사하면서도 다르다. 차이점을 말하자면, 예외는 ‘문제가 없는 때나 문제에 대해서 효과가 나타나는 상황’으로 정의할 수 있는 반면에(De Jong, Berg 2012), 오아시스는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 좀 더 활성화되고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영역으로 정의된다. 내 추측으로는, 오아시스 안에 존재하는 여러 상황이 내담자의 자원을 뒷받침하는 지지대나 활성화시키는 것 같다. 이러한 요인 덕분에 내담자는 자신이 지닌 삶의 기술을 활성화시키고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내담자는 답답하게 막혀 있는 다른 상황도 좀 더 잘 헤쳐나가기 위해서, 오아시스 요인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적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는 ADHD 및 기타 정신과 진단을 받은 아동들과 상담하는데, 대개 아동이 컴퓨터 게임이나 스포츠를 잘하는지를 확인한다. 혹은, 요리, 음악, 정원 가꾸기, 오토바이 수리 등을 잘하는지 확인한다. 이런 활동은 지루하지 않거나, 신나고 재미있기 때문에 내담자가 잘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기 쉽다. 컴퓨터 게임은 오아시스가 가지는 특성을 매우 잘 나타낸다. Jane McGonigal(2012)은 게임을 하면 참여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여러 자원을 활용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McGonigal에 따르면, 게임의 핵심적인 특성은 다음과 같다:
(1) 게임을 하면서 부딪히는 문제를 위협이라기보다는 도전으로 생각한다.
(2) 게임에는 이해하기 쉬운 규칙이 있다.
(3) 플레이어가 잘 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를 중간에 확인할 수 있다.
(4) 플레이어는 게임의 규칙과 도전을 스스로 수용한다.
이러한 특성은 컴퓨터 게임뿐만 아니라 그 어떤 게임에도 포함되어 있다. 스포츠도 일종의 게임이다. 따라서, 컴퓨터 게임에 관해서 앞으로 설명할 내용을 예컨대 축구나 테니스, 골프 같은 스포츠에 적합하게 변형시켜서 적용할 수 있다.
ADHD를 가진 십대 청소년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나 ‘리그 오브 레전드’같은 컴퓨터 게임을 하는 모습은 흥미롭다. 우리는 청고년이 이런 게임을 할 때는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고, 결단력을 보여주며, 주어진 상황을 신중하게 판단하면서 행동을 조정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즉 요약하면 강력한 자기-통제력을 보여주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러한 장면은 ADHD를 가진 아동들에 대한 일반적인 패턴이나 이미지와 정반대의 모습이다. 따라서 우리는 도대체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 ADHD라는 것이 진정 실질적인 질환인지 아니면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인지를 물어보아야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ADHD를 가진 사람들이 비디오 게임을 할 때 잘 하는 이유는 McGonigal이 묘사한 몇 가지 특성이 비디오 게임 맥락에서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은 내담자에게 문제가 되는 삶의 영역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부족하다. 반면에, 게임의 특성은 게임 참여자가 도전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 일깨워야 할 신경학적, 행동적 자원을 활성화시키고, 활용하며, 안정화시킨다. 이러한 자원은 이미 그가 가지고 있지만, 다른 맥락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생략)
오아시스 기술
내담자의 오아시스를 활용하기 위해서 나는 일련의 다섯 단계 테크닉을 개발했다:
(1) 해당 내담자가 즐겨하는/잘 하는 오아시스 영역을 찾는다.
(2) 그 오아시스를 탐색한다.
(3) 그 오아시스에서 내담자가 즐겨 사용하는 기술을 확인한다.
(4) 그 오아시스와, 실제 일상에서 부딪히는 어려운 상황을 대조한다.
(5) 일상에서 부딪히는 어려운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전략과 기술을 만든다.
일반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내담자가 뭔가 잘하는 영역을 찾고, 그 영역을 탐험하면서 내담자가 실행할 수 있는 기술을 확인한다. 잘 하는 것을 구분하고, 문제 영역과 대조한다. 마지막으로, 발견한 자원을 문제 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1) 해당 내담자가 즐겨하는/잘 하는 오아시스 영역을 찾는다.
치료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활용하여 해결중심 상담 초반에 내담자의 오아시스를 확인할 수 있다:
_ 평상시에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요?
_ 평소에 어떤 활동을 좋아하시나요?
아울러, 우리는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 삶의 영역을 직접적으로 물어봄으로써 오아시스를 발견할 수 있다. 내담자는 처음에는 대개 컴퓨터 게임과 같은 오아시스를 언급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컴퓨터 게임은 기본적으로 악명을 가지고 있거나, 쓸모 없다고 여겨지거나, 부정적으로 여겨지고, 따라서 부끄럽거나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책읽기, 정원 가꾸기, 신체적 스포츠, 혹은 음악 감상 등은 문화적으로 긍정적인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내담자가 좀 더 흔하게 언급한다. (생략) 따라서 게임 오아시스를 찾기 위해서, 치료자는 구체적으로 질문을 해야 할 수도 있다.
(2) 그 오아시스를 탐색한다.
오아시스가 될 수 있는 영역을 찾았다면, 예외를 찾듯이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일련의 질문을 통해서 탐색한다:
_ 그 활동에서 어떤 점이 그렇게 좋으세요?
_ 어떻게 잘하게 되셨나요?
_ 어떤 게임을 가장 좋아하세요?
_ 그것을 잘하게 될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_ 그것을 하면 어떤 기술이 향상되나요?
_ 그것을 하면 기분이 어떻게 되나요?
이런 질문을 활용하면, 해당 오아시스 활동과 관련된 내담자 능력과 기술을 확인할 수 있다.
(3) 그 오아시스에서 내담자가 즐겨 사용하는 기술을 확인한다.
오아시스를 평범한 삶과 대조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내담자가 게임 안에서 어려움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와 실제 생활 속에서 어려움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하는지를 대조하면서 알아보는 방법이다. 그대는, 내담자에게, 만약 게임 안에서 실제 생활에서 부딪힐 만한 어려움을 만난다면 어떻게 할 것 같은지를 질문할 수 있겠다. 만약에, 어떤 내담자가 숙제를 어려워하고 하지 못하는데, 게임 안에서는 쉽게 해 낸다면, 이렇게 물어볼 수 있겠다: “만약에 게임 속에서 괴물을 쓰러뜨리려고 했는데 실패한다면, 어떻게 할 거니?”그렇게 내담자는 이렇게 답할 수 있다: “다시 시도 할 거 같은데요?” 그러면 치료자는 “어떻게 다르게 시도해 볼 건데?” 등 다양한 후속 질문을 이어갈 수 있겠다. 그러면 내담자는 이렇게 답할 수 있다: “다른 전략을 사용할 것 같은데요. 좀 더 쉬운 판으로 돌아가서 제 기술을 좀 더 단단하게 익힌 후에, 다시 괴물을 쓰러뜨리기 위해서 갈 것 같아요.” (생략)
(4) 그 오아시스와, 실제 일상에서 부딪히는 어려운 상황을 대조한다.
그 후에는, 오아시스 전략과 일상적인 전략을 대조한다: “그렇다면, 생활 속에서 숙제를 못하게 된다면(실패한다면), 너는 어떻게 하니?” 물론, 내담자 대부분은 이런 경우에 사용할 만한 적절한 전략을 가지고 있지 않다. 아니면, 무식하게 다시 시도하는 방법이나 자신을 욕하는 등 별로 효과적이지 않은 방법을 사용한다고 답할 것이다. 그러면 그대는 내담자가 게임을 할 때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반응한다고 지적할 수 있다: 내담자는, 게임을 할 때 부딪히는 어려움을, 극복하기가 어렵긴 하지만 어쨌든 결국엔 극복할 수 있는 어려움이라고 생각한다. 이 단계까지 왔다면,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두 상황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 줄 수 있다: 게임 안에서는 극복하기 힘든 상황을 맞이하면 좀 더 쉬운 이전 단계로 돌아가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을 좀 더 단단하게 익힌 후에 어려움으로 다시 돌아가서 극복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어려움에 부딪히면 좀 더 쉬운 단계로 돌아가서 기본적인 기술을 연습하지 않고 바로 포기해 버린다. 그러니까, 내담자 책임이 아니다. 내담자는 문제가 없다. 다만, 특정 영역에서 어려움을 이겨낼 기술을 배우고 숙달하면 된다. 새로운 전략을 익히기만 하면 된다.
(5) 일상에서 부딪히는 어려운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전략과 기술을 만든다.
오아시스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식에 대해서 충분히 탐색하고 나면, 이제 내담자가 개선하고 싶어하는 구체적인 생활 영역에서 어떻게 이전과는 다르게 도전할 수 있겠는지 상담자와 내담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이 과정을 통해서 내담자는 앞으로 당당하게 나아갈 수 있는 힘(자원)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이재원 생각]
해결중심모델은 내담자와 함께 '발명'이 아니라 '발견'을 시도한다. 발명과 발견은 무엇이 다른가? 발명은 이전에는 없던 대상을 새롭게 만드는 활동이고, 발견은 세상에 이미 존재하고 있던 대상을 새롭게 인식하는 활동이다. 해결중심 질문을 내담자에게 던진다고 해서 내담자의 문제가 갑자기 사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담자가 마음 속에 이미 가지고 있던 기억이 되살아날 수 있고, 실제로 이미 가지고 있던 능력이 발휘될 수 있다.
스웨덴의 저명한 상담자, Michael K. Hjerth의 글은 'ADHD'와 '게임 중독자' 라는 이중 꼬리표를 매달고 있는 청소년을 어떻게 해결중심적으로 돕는지 다루고 있다. 어른들은 게임 그 자체를 제거하고 박멸해야 할 절대악, 쯤으로 여길 수 있지만, 그 안에도 우주가 있으며 내담자가 현실 세계로 끌어와서 활용할 수 있는 내담자 강점이 발휘되고 있다. Hjerth가 오아시스(Oasis)라고 부르는 영역에서 발휘되고 있는 능력을 활용하는 거다.
다음 글에서는 실제 사례를 살펴 보겠다.
(다음 주, 강점관점실천연구소 뉴스레터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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